300만 원으로 시작, 백화점 입점한 디자이너

등록 2019.06.25.

종이 빨대로 바꾼 스타벅스, 플라스틱 병으로 졸업식 모자와 가운을 만든 코카콜라… 편리함과 이익만 추구하지 않고 공익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기업의 덕목 중 하나로 자리잡았습니다. 필리핀의 한 지역 카페에서는 아예 잎사귀를 돌돌 말아 빨대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한 번 더 생각해 보면 환경을 위해 바꿀 수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빠르게 변하는 유행에 따라 쉽게 버려지는 의류도 그 중 하나입니다. 의류 폐기물 규모는 연간 8만 톤 이상입니다. 어마어마한 의류 폐기물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사람이 죽어서 다시 땅으로 가는 것처럼 소재도 자연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연 소재나 재생 섬유처럼 분해가 되거나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들을 사용해서요.

에코 브랜드 젠니클로젯’과 ‘젠니’ 대표 겸 디자이너 이젠니(34)씨는 디자인, 소재, 그리고 로고까지 자연에서 영감을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충남 서산에서 자란 이 씨는 노을 질 때까지 논과 밭을 뛰며 놀았습니다. 여름방학 내내 매미만 잡은 적도 있다며 자신이 디자이너를 꿈꾸게 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실과 시간 때 바느질을 배워 가방을 만들게 된 이 씨. 그 이후 바느질로 실내화 주머니, 원피스도 만들다 보니 “이거 나중에 평생 하려면 뭐 해야하지?” 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답니다.

“장래희망에 의상디자이너, 패션디자이너를 적었던 것이 그때부터 인 거 같아요.”

자연을 가까이하며 자라서 그랬던 걸까요. 에코 디자이너를 가리는 “세계녹색구매대회’에서 1등을 하게 됩니다. 옥수수 껍질과 재생 가죽을 엮고, 실크에 커피 염색을 해 옷을 만든 이 씨. 이후 ‘에코디자이너’라는 수식과 함께 ‘젠니 클로젯’의 대표가 됩니다.

십장생의 사슴을 로고로 삼은 이유가 있나요.
“십장생의 사슴이 재생, 영생의 의미에요. 재생, 죽지 않고 영원히 산다라는 의미가 저희랑 잘 맞는다고 생각했죠. ’젠니 클로젯’은 영 캐주얼 가방, 셔츠, 맨투맨 등을 판매하고 있어요. ‘젠니’는 직장인 또는 주부들이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하이 퀄리티 브랜드에요. ‘젠니클로젯’ 로고에는 사슴 뿔이 있고 ‘젠니’ 로고에는 뿔이 없지요. 숫사슴과 암사슴인 거에요!”

디자이너는 디자인만 한다는 인식도 있는데…
“디자이너란 느낌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직업이라 객관성과 기획력이 중요해요. 저는 ‘부드러운 핑크’라고 생각해서 디자인했는데, 다른 사람이 ‘우울하고 밝지 않은 핑크’로 인지한다면 다르게 평가되는 거거든요.”

이 씨는 명확한 대상을 선정하고 알맞는 트렌드 조사를 통해 키워드를 뽑는 기획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재, 디자인, 질감은 오히려 그 다음에 생각한다고 합니다.

대표와 디자이너, 어느 역할에 더 중점을 두시나요?
“전 디자이너 해야죠. 백발에 잔소리를 하면서 20대 디자이너들과 치열하게 함께 일하는 미래를 꿈꾸거든요.”

경영과 디자인을 병행하는 것이 어렵기는 하지만 모르는 분야는 두려움 없이 배우려 한다는 이 씨. 이 과정에서 오히려 자신의 일이 종합예술이라는 느낌도 받았다고 합니다.

“재무를 배웠더니 숫자적인 것을 알게 되었고, 그런 숫자적인 것이 디자인을 할 때도 도움이 되더라고요. ‘디자이너여서 이런 거 몰라요’가 아니라 오히려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이 가능하게 되어 종합예술이라고 느껴졌어요.”

대학생 때 모은 300만 원으로 시작해 백화점 입점 브랜드를 키워낸 이젠니 디자이너에게는 창업 관련 상담도 종종 들어온다고 합니다.

“누군가 창업 조언을 구하면 저는 이렇게 되물어요. 왜 하려고 하시나요? 나중에 어떤 걸 꿈꾸나요? 라고요. 창업은 자신을 걸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를 모르면 실패하기 쉽습니다.”

‘내가 이 일을 왜 하려고 하는가’를 확실히 고민한 다음 시작하라는 이 씨. 직접 실천하며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이 씨는 가방 만들기, 액세서리 만들기 같은 체험 행사도 진행하며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이민선 인턴기자·정리 이예리 기자 dlab@donga.com



종이 빨대로 바꾼 스타벅스, 플라스틱 병으로 졸업식 모자와 가운을 만든 코카콜라… 편리함과 이익만 추구하지 않고 공익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기업의 덕목 중 하나로 자리잡았습니다. 필리핀의 한 지역 카페에서는 아예 잎사귀를 돌돌 말아 빨대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한 번 더 생각해 보면 환경을 위해 바꿀 수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빠르게 변하는 유행에 따라 쉽게 버려지는 의류도 그 중 하나입니다. 의류 폐기물 규모는 연간 8만 톤 이상입니다. 어마어마한 의류 폐기물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사람이 죽어서 다시 땅으로 가는 것처럼 소재도 자연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연 소재나 재생 섬유처럼 분해가 되거나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들을 사용해서요.

에코 브랜드 젠니클로젯’과 ‘젠니’ 대표 겸 디자이너 이젠니(34)씨는 디자인, 소재, 그리고 로고까지 자연에서 영감을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충남 서산에서 자란 이 씨는 노을 질 때까지 논과 밭을 뛰며 놀았습니다. 여름방학 내내 매미만 잡은 적도 있다며 자신이 디자이너를 꿈꾸게 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실과 시간 때 바느질을 배워 가방을 만들게 된 이 씨. 그 이후 바느질로 실내화 주머니, 원피스도 만들다 보니 “이거 나중에 평생 하려면 뭐 해야하지?” 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답니다.

“장래희망에 의상디자이너, 패션디자이너를 적었던 것이 그때부터 인 거 같아요.”

자연을 가까이하며 자라서 그랬던 걸까요. 에코 디자이너를 가리는 “세계녹색구매대회’에서 1등을 하게 됩니다. 옥수수 껍질과 재생 가죽을 엮고, 실크에 커피 염색을 해 옷을 만든 이 씨. 이후 ‘에코디자이너’라는 수식과 함께 ‘젠니 클로젯’의 대표가 됩니다.

십장생의 사슴을 로고로 삼은 이유가 있나요.
“십장생의 사슴이 재생, 영생의 의미에요. 재생, 죽지 않고 영원히 산다라는 의미가 저희랑 잘 맞는다고 생각했죠. ’젠니 클로젯’은 영 캐주얼 가방, 셔츠, 맨투맨 등을 판매하고 있어요. ‘젠니’는 직장인 또는 주부들이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하이 퀄리티 브랜드에요. ‘젠니클로젯’ 로고에는 사슴 뿔이 있고 ‘젠니’ 로고에는 뿔이 없지요. 숫사슴과 암사슴인 거에요!”

디자이너는 디자인만 한다는 인식도 있는데…
“디자이너란 느낌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직업이라 객관성과 기획력이 중요해요. 저는 ‘부드러운 핑크’라고 생각해서 디자인했는데, 다른 사람이 ‘우울하고 밝지 않은 핑크’로 인지한다면 다르게 평가되는 거거든요.”

이 씨는 명확한 대상을 선정하고 알맞는 트렌드 조사를 통해 키워드를 뽑는 기획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재, 디자인, 질감은 오히려 그 다음에 생각한다고 합니다.

대표와 디자이너, 어느 역할에 더 중점을 두시나요?
“전 디자이너 해야죠. 백발에 잔소리를 하면서 20대 디자이너들과 치열하게 함께 일하는 미래를 꿈꾸거든요.”

경영과 디자인을 병행하는 것이 어렵기는 하지만 모르는 분야는 두려움 없이 배우려 한다는 이 씨. 이 과정에서 오히려 자신의 일이 종합예술이라는 느낌도 받았다고 합니다.

“재무를 배웠더니 숫자적인 것을 알게 되었고, 그런 숫자적인 것이 디자인을 할 때도 도움이 되더라고요. ‘디자이너여서 이런 거 몰라요’가 아니라 오히려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이 가능하게 되어 종합예술이라고 느껴졌어요.”

대학생 때 모은 300만 원으로 시작해 백화점 입점 브랜드를 키워낸 이젠니 디자이너에게는 창업 관련 상담도 종종 들어온다고 합니다.

“누군가 창업 조언을 구하면 저는 이렇게 되물어요. 왜 하려고 하시나요? 나중에 어떤 걸 꿈꾸나요? 라고요. 창업은 자신을 걸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를 모르면 실패하기 쉽습니다.”

‘내가 이 일을 왜 하려고 하는가’를 확실히 고민한 다음 시작하라는 이 씨. 직접 실천하며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이 씨는 가방 만들기, 액세서리 만들기 같은 체험 행사도 진행하며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이민선 인턴기자·정리 이예리 기자 dla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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