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뉴스 누가 봐?…시청자 외면 받는 이유-김순덕 논설위원
등록 2006.04.21.이제는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1990년말 부터 KBS는 완만하게, MBC는 급격히 메인뉴스 시청률이 줄어들었습니다. 올해 상반기 ‘KBS뉴스9’은 17%정도, ‘MBC뉴스데스크’는 한자리수인 9.4%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방송뉴스 시청률이 떨어지는 현상이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닙니다. 미국에서는 NBC ABC CBS 등 지상파방송의 메인뉴스 시청률이 20년 사이에 절반 이상 줄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미디어환경의 변화입니다. 인터넷이 등장한 것입니다. 시시각각의 뉴스를 전하는 속보성에서 하루 한차례만 하는 방송사 메인뉴스는 인터넷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또 하루 24시간 뉴스를 전하는 케이블 뉴스방송이 생겼습니다. 하루 30분 정도 방송하는 메인뉴스로는 속보성은 물론 전문성도 뒤처질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뉴스의 이면과 세밀한 전후사정을 심층 분석해 보도하는 것으로는 방송뉴스가 활자매체인 신문과 경쟁이 되지 못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방송뉴스 1건의 보도가 상당히 짧습니다. 지금 제가 하고 있는 논평이 3분인데, KBS에서는 1분 25초, MBC는 1분31초를 보도합니다. 이렇게 짧은 기사를 하루 30건 안팎 전하다보니 방송뉴스는 깊이 없이 나열만 한다는 평을 듣게 됩니다. 이 때문에 세상 돌아가는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텔레비전 뉴스 보다 신문을 택한다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 것입니다.
또 하나 우리나라만의 사정을 든다면, 방송뉴스의 공정성 공공성에 대한 비판과 이에따른 신뢰성 추락을 꼽을 수 있습니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우리나라 방송은 ‘정권의 나팔수’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신속하게 표변하는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2년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된 방송에서는 한국언론학회로부터 “아무리 느슨한 기준을 적용한다고 해도 공정하다는 평가를 하기 어렵다”는 지적까지 받았습니다.
내용은 빈약하고, 정치적으로는 편향되고, ‘무게’만 잡는 방송뉴스가 그래서 요즘은 성대모사나 개그 프로그램 소재로 단골로 등장합니다. 기존의 권위에 대한 젊은층의 반역과 전복(顚覆)이 방송뉴스에 대해서도 나타나는 것입니다.
어쩌면 신문도 방송뉴스와 같은 위기를 겪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민의 알권리를 대신해 뉴스를 전하고, 권력을 비판하고 감시하는 언론 고유의 역할은 사실 인터넷이 대신하기 어렵습니다.
문제는 콘텐츠(contents)입니다. 질 높은 콘텐츠를 어떻게 국민에게 잘 전달하느냐가 앞으로 뉴스미디어의 생존을 좌우할 것입니다.
김순덕 논설위원 yuri@donga.com
방송사 간판 뉴스프로그램인 밤9시 메인뉴스 시청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KBS와 MBC 뉴스 시청률은 20% 안팎이었습니다. 두 방송사는 사운(社運)과 자존심을 걸고 치열한 시청률 다툼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1990년말 부터 KBS는 완만하게, MBC는 급격히 메인뉴스 시청률이 줄어들었습니다. 올해 상반기 ‘KBS뉴스9’은 17%정도, ‘MBC뉴스데스크’는 한자리수인 9.4%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방송뉴스 시청률이 떨어지는 현상이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닙니다. 미국에서는 NBC ABC CBS 등 지상파방송의 메인뉴스 시청률이 20년 사이에 절반 이상 줄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미디어환경의 변화입니다. 인터넷이 등장한 것입니다. 시시각각의 뉴스를 전하는 속보성에서 하루 한차례만 하는 방송사 메인뉴스는 인터넷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또 하루 24시간 뉴스를 전하는 케이블 뉴스방송이 생겼습니다. 하루 30분 정도 방송하는 메인뉴스로는 속보성은 물론 전문성도 뒤처질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뉴스의 이면과 세밀한 전후사정을 심층 분석해 보도하는 것으로는 방송뉴스가 활자매체인 신문과 경쟁이 되지 못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방송뉴스 1건의 보도가 상당히 짧습니다. 지금 제가 하고 있는 논평이 3분인데, KBS에서는 1분 25초, MBC는 1분31초를 보도합니다. 이렇게 짧은 기사를 하루 30건 안팎 전하다보니 방송뉴스는 깊이 없이 나열만 한다는 평을 듣게 됩니다. 이 때문에 세상 돌아가는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텔레비전 뉴스 보다 신문을 택한다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 것입니다.
또 하나 우리나라만의 사정을 든다면, 방송뉴스의 공정성 공공성에 대한 비판과 이에따른 신뢰성 추락을 꼽을 수 있습니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우리나라 방송은 ‘정권의 나팔수’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신속하게 표변하는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2년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된 방송에서는 한국언론학회로부터 “아무리 느슨한 기준을 적용한다고 해도 공정하다는 평가를 하기 어렵다”는 지적까지 받았습니다.
내용은 빈약하고, 정치적으로는 편향되고, ‘무게’만 잡는 방송뉴스가 그래서 요즘은 성대모사나 개그 프로그램 소재로 단골로 등장합니다. 기존의 권위에 대한 젊은층의 반역과 전복(顚覆)이 방송뉴스에 대해서도 나타나는 것입니다.
어쩌면 신문도 방송뉴스와 같은 위기를 겪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민의 알권리를 대신해 뉴스를 전하고, 권력을 비판하고 감시하는 언론 고유의 역할은 사실 인터넷이 대신하기 어렵습니다.
문제는 콘텐츠(contents)입니다. 질 높은 콘텐츠를 어떻게 국민에게 잘 전달하느냐가 앞으로 뉴스미디어의 생존을 좌우할 것입니다.
김순덕 논설위원 yu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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