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화 복귀, 시기만 남았다

등록 2006.08.28.
전시 작전통권 환수 논쟁에 휘말려 크게 주목 받지는 못했지만 26일 나온 북한 외무성 담화는 대단히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북은 이 담화에서 2005년 9월 19일 베이징 6자회담에서 합의된 ‘9·19 공동성명’이 이행되면 우리가 얻을 것이 더 많으므로 6자회담을 더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북이 6자회담에 대해 이처럼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입니다. 북이 “9·19 공동성명이 이행되면 우리가 얻을 것이 많다”고 한 것은 그동안 미국과 한국이 해오던 주장입니다.

북이 대화에 복귀하게 되면 그것은 아마도 미국의 압박정책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봐야 할 것입니다. 지난달 1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통과된 대북 결의안은 북의 미사일과 관련된 자금의 흐름을 차단하고 있습니다만 사실상 포괄적인 차단으로 봐야 합니다. 북으로 오고가는 돈이 미사일 개발 수출 등과 관련된 자금인지 아닌지를 구별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순수한 무역대금이지만 북에 들어가면 미사일 개발에 사용된다고 할 경우 이 돈을 미사일 관련 자금으로 보면 볼 수도 있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중국에 대한 실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봐야 할 것입니다. 중국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안에 전격 찬성한 이후 기회 있을 때마다 북한의 벼랑 끝 전술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표출해 왔습니다.

세 번째, 한국이 북한의 홍수 피해 구호를 위해 2300억원이라는 막대한 지원을 하기로 한 것도 북의 마음을 움직였을 것입니다. 우리 정부도 물밑에서 북에 “뭔가 성의를 보이라”고 촉구했을 것입니다. 아무리 인도적 지원이라고 해도 이처럼 많은 규모의 지원을 그냥 제공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네 번째, 11월 미국의 중간 선거를 앞두고 선택의 폭을 넓혀놓기 위한 전략적 판단을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분위기로는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이 압승을 거두기는 힘들다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입니다.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게 됐을 때를 대비해 ‘대화의 창’도 열어두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은 부시의 일방적인 대북 압박정책에 반대하면서 북한과 직접 협상을 하라고 촉구해 왔습니다.

어떻든 북이 좀더 유연한 자세로 나오는 것은 환영할 만 한 일입니다. 북의 유연한 자세를 6자회담 재개로 이어가기 위한 외교적 역량 발휘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당장 다음달 15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좋은 결과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굳건한 한미동맹을 과시하면서, 북으로 하여금 확실히 대화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한미 양국 정상이 손발을 맞춰야 합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6자회담 재개의 계기가 될 수만 있다면 노무현 대통령이나 부시 대통령으로서나 한 짐 덜 게 될 것입니다. 한미동맹도 한 층 좋아질 것입니다.

도랑치우고 가재도 잡는 그런 정상회담이 됐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3분 논평이었습니다.

이재호 수석논설위원 leejaeho@donga.com

전시 작전통권 환수 논쟁에 휘말려 크게 주목 받지는 못했지만 26일 나온 북한 외무성 담화는 대단히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북은 이 담화에서 2005년 9월 19일 베이징 6자회담에서 합의된 ‘9·19 공동성명’이 이행되면 우리가 얻을 것이 더 많으므로 6자회담을 더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북이 6자회담에 대해 이처럼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입니다. 북이 “9·19 공동성명이 이행되면 우리가 얻을 것이 많다”고 한 것은 그동안 미국과 한국이 해오던 주장입니다.

북이 대화에 복귀하게 되면 그것은 아마도 미국의 압박정책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봐야 할 것입니다. 지난달 1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통과된 대북 결의안은 북의 미사일과 관련된 자금의 흐름을 차단하고 있습니다만 사실상 포괄적인 차단으로 봐야 합니다. 북으로 오고가는 돈이 미사일 개발 수출 등과 관련된 자금인지 아닌지를 구별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순수한 무역대금이지만 북에 들어가면 미사일 개발에 사용된다고 할 경우 이 돈을 미사일 관련 자금으로 보면 볼 수도 있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중국에 대한 실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봐야 할 것입니다. 중국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안에 전격 찬성한 이후 기회 있을 때마다 북한의 벼랑 끝 전술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표출해 왔습니다.

세 번째, 한국이 북한의 홍수 피해 구호를 위해 2300억원이라는 막대한 지원을 하기로 한 것도 북의 마음을 움직였을 것입니다. 우리 정부도 물밑에서 북에 “뭔가 성의를 보이라”고 촉구했을 것입니다. 아무리 인도적 지원이라고 해도 이처럼 많은 규모의 지원을 그냥 제공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네 번째, 11월 미국의 중간 선거를 앞두고 선택의 폭을 넓혀놓기 위한 전략적 판단을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분위기로는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이 압승을 거두기는 힘들다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입니다.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게 됐을 때를 대비해 ‘대화의 창’도 열어두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은 부시의 일방적인 대북 압박정책에 반대하면서 북한과 직접 협상을 하라고 촉구해 왔습니다.

어떻든 북이 좀더 유연한 자세로 나오는 것은 환영할 만 한 일입니다. 북의 유연한 자세를 6자회담 재개로 이어가기 위한 외교적 역량 발휘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당장 다음달 15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좋은 결과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굳건한 한미동맹을 과시하면서, 북으로 하여금 확실히 대화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한미 양국 정상이 손발을 맞춰야 합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6자회담 재개의 계기가 될 수만 있다면 노무현 대통령이나 부시 대통령으로서나 한 짐 덜 게 될 것입니다. 한미동맹도 한 층 좋아질 것입니다.

도랑치우고 가재도 잡는 그런 정상회담이 됐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3분 논평이었습니다.

이재호 수석논설위원 leej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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