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기능 활용 北인권 개선 노력”
등록 2006.10.21.내년 1월부터 유엔 사무총장으로 활동하게 될 반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본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한 뒤 “객관적으로 봤을 때 북핵 문제의 책임을 미국에 돌리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근 정부와 여권, 진보진영 등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한 원인으로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 등 압박정책 강화와 북한과의 양자(兩者)대화 거부’를 주장하는 데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반 장관은 또 “북한이 여러 차례 약속을 어긴 사례가 있어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점이 미국의 그런 (압박정책 강화 등의) 태도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며 “우리도 남북관계를 관리하면서 많이 느꼈던 것”이라고 말했다.
반 장관은 유엔 사무총장에 취임하면 주도권을 쥐고 북한의 핵 및 인권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유엔 개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핵실험을 한 북한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제재를 결의하는 등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유엔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 사무총장으로서 계획은….
“북핵 문제에 관해서는 6자회담이라는 메커니즘이 있다. 유엔은 이를 보완하고 도와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유엔에 한반도 담당 사무총장 특사를 임명하고 필요할 경우 (내가) 북한을 방문하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이다.”
―북한 인권 문제를 어떻게 다뤄 나갈 것인가.
“북한의 인권상황이 개선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일부 분야에서 악화되고 있는 상황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사무총장의 권한과 유엔의 기능을 최대한 활용해 북한 인권의 실질적 개선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자 한다. 인권이사회 및 인권고등판무관실 등 유엔 기구를 중심으로 개선 방안을 강구해 나갈 것이다.”
―유엔이 새로운 국제질서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유엔 개혁을 위한 구상은….
“유엔은 신뢰의 위기에 처해 있다. 국제사회의 신뢰 회복을 위해 유엔 사무국의 관료주의를 최소화하고 사무국 직원들의 전문성과 도덕성을 최고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조치를 취할 것이다. 또 유엔이 다루는 어젠다가 너무 많다. 유엔이 비교우위를 가진 분야를 찾아낼 것이다. 유엔 회원국 간 분열과 대립도 우려스럽다. 회원국 간 신뢰 회복을 위한 정치적 의지를 한데 모아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평소의 온화한 이미지 때문에 유엔 개혁 추진이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겸손은 행동의 측면에서 동양적 미덕이다. 이는 결코 원대한 이상과 계획을 가지고 구체적 조치를 취하는 데 단호함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조화로운 리더십을 바탕으로 유엔이 거듭나는 데 필요한 조치를 과감하게 취해 나갈 것이다.”
―친미적, 강대국 편향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외교부에서 오랫동안 미국 관련 업무를 담당해서 그런 오해가 생긴 것 같다. 나는 실용주의자다. 만약 내가 지나치게 특정 국가에 편중됐다면 이번에 사무총장에 선출되지 못했을 것이다.”
―사무총장으로서 한국에 기여할 점이 있다면….
“한국인 사무총장이지 한국의 사무총장은 아니다. 한국은 북핵 문제라는 심각한 안보위협에 직면해 있다. 사무총장으로서 지역분쟁 해결 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20일 “북한 핵문제의 발단은 북한이 핵을 개발한 데 있기 때문에 그 해법을 찾는 과정에서 미국의 책임이 있다고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내년 1월부터 유엔 사무총장으로 활동하게 될 반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본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한 뒤 “객관적으로 봤을 때 북핵 문제의 책임을 미국에 돌리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근 정부와 여권, 진보진영 등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한 원인으로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 등 압박정책 강화와 북한과의 양자(兩者)대화 거부’를 주장하는 데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반 장관은 또 “북한이 여러 차례 약속을 어긴 사례가 있어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점이 미국의 그런 (압박정책 강화 등의) 태도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며 “우리도 남북관계를 관리하면서 많이 느꼈던 것”이라고 말했다.
반 장관은 유엔 사무총장에 취임하면 주도권을 쥐고 북한의 핵 및 인권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유엔 개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핵실험을 한 북한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제재를 결의하는 등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유엔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 사무총장으로서 계획은….
“북핵 문제에 관해서는 6자회담이라는 메커니즘이 있다. 유엔은 이를 보완하고 도와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유엔에 한반도 담당 사무총장 특사를 임명하고 필요할 경우 (내가) 북한을 방문하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이다.”
―북한 인권 문제를 어떻게 다뤄 나갈 것인가.
“북한의 인권상황이 개선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일부 분야에서 악화되고 있는 상황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사무총장의 권한과 유엔의 기능을 최대한 활용해 북한 인권의 실질적 개선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자 한다. 인권이사회 및 인권고등판무관실 등 유엔 기구를 중심으로 개선 방안을 강구해 나갈 것이다.”
―유엔이 새로운 국제질서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유엔 개혁을 위한 구상은….
“유엔은 신뢰의 위기에 처해 있다. 국제사회의 신뢰 회복을 위해 유엔 사무국의 관료주의를 최소화하고 사무국 직원들의 전문성과 도덕성을 최고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조치를 취할 것이다. 또 유엔이 다루는 어젠다가 너무 많다. 유엔이 비교우위를 가진 분야를 찾아낼 것이다. 유엔 회원국 간 분열과 대립도 우려스럽다. 회원국 간 신뢰 회복을 위한 정치적 의지를 한데 모아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평소의 온화한 이미지 때문에 유엔 개혁 추진이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겸손은 행동의 측면에서 동양적 미덕이다. 이는 결코 원대한 이상과 계획을 가지고 구체적 조치를 취하는 데 단호함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조화로운 리더십을 바탕으로 유엔이 거듭나는 데 필요한 조치를 과감하게 취해 나갈 것이다.”
―친미적, 강대국 편향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외교부에서 오랫동안 미국 관련 업무를 담당해서 그런 오해가 생긴 것 같다. 나는 실용주의자다. 만약 내가 지나치게 특정 국가에 편중됐다면 이번에 사무총장에 선출되지 못했을 것이다.”
―사무총장으로서 한국에 기여할 점이 있다면….
“한국인 사무총장이지 한국의 사무총장은 아니다. 한국은 북핵 문제라는 심각한 안보위협에 직면해 있다. 사무총장으로서 지역분쟁 해결 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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