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계약파기를 보는 시각
등록 2006.11.24.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은 “검찰 조사가 이미 수차례 연장됐고 언제 끝날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매각 작업을 더 이상 진행시킬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사태에 대한 해석이 여러 갈래로 나옵니다.
우선, 민족감정으로 보는 시각입니다. 일개 헤지펀드인 론스타가 한국이란 나라를 어떻게 보길 래 검찰 수사에 반발해 수사에도 협조하지 않고 거래를 깨느냐는 것입니다.
론스타가 외환은행 투자로 최대 1조3000억 원이라는 큰 돈을 챙겨갈 것이란 일종의 피해의식도 담겨 있습니다.
냉혹한 자본시장 논리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돈이 된다면 어떤 거래나 결정도 마다하지 않는, 헤지펀드의 비정함을 다시 느꼈다는 표현이 그것입니다.
론스타로선 검찰 수사에 반발하는 모습도 보여주면서 외환은행의 배당도 받아먹고 나중에 더 비싼 값에 은행을 매각할 수도 있으니까 전혀 손해가 아니라는 계산을 했다는 것입니다.
외국인 투자가의 시각에선 배 아파하는 한국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외자 유치에 골몰하던 과거는 잊어버리고 국민적 마녀사냥에 나선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검찰 수사가 여론몰이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외국인 투자가들이 곤혹스러워한다”고 해설했습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도 한국정부가 민족주의적 정서에 편승해 론스타 수사를 벌인다는 비판론을 소개했습니다.
어느 하나가 정답이 아니라 이 세 가지 시각이 모두 의미 있는 해석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 한국 정부의 정책과 집행이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면, 그것에 대한 외국의 반응도 역시 중요하게 챙겨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우리 정부와 기업은 매년 몇 차례씩 홍콩, 런던, 뉴욕을 돌며 기업투자설명회(IR)를 합니다.
외국기업과 금융회사에게 한국에 직간접 투자를 하라고 권유하는 자리입니다. 한국의 투자 이미지를 좋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 “한국에 투자했다가 한국정부에 시달렸다”는 증언을 하는 외국투자가가 있다면 우리가 돈 써가며 설명회를 개최한 효과가 제대로 나겠습니까.
새로 외자를 불러들이는 일도 중요하지만, 국내에 투자한 외국자본에 대해서도 세심한 관리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가의 입이 무서우니 법을 어긴 것을 그냥 두라는 소리가 아닙니다.
범법은 단죄하되 절차가 투명해야 합니다. 그래야 엉뚱한 항변을 하지 못합니다.
론스타 수사는 어땠는지 점검해볼 여지가 있습니다.
외국자본이 한국을 좋게 평가하도록 만드는 것도 우리의 중요한 정책목표이기 때문입니다.
단죄에도 실패하고 한국의 이미지도 깎는 실패를 하면 안됩니다. 지금까지 론스타의 계약파기를 보는 여러 시각에 관해 말씀드렸습니다.
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
미국계 론스타 펀드가 국민은행과 체결했던 7조원짜리 외환은행 매각계약을 파기했습니다.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은 “검찰 조사가 이미 수차례 연장됐고 언제 끝날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매각 작업을 더 이상 진행시킬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사태에 대한 해석이 여러 갈래로 나옵니다.
우선, 민족감정으로 보는 시각입니다. 일개 헤지펀드인 론스타가 한국이란 나라를 어떻게 보길 래 검찰 수사에 반발해 수사에도 협조하지 않고 거래를 깨느냐는 것입니다.
론스타가 외환은행 투자로 최대 1조3000억 원이라는 큰 돈을 챙겨갈 것이란 일종의 피해의식도 담겨 있습니다.
냉혹한 자본시장 논리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돈이 된다면 어떤 거래나 결정도 마다하지 않는, 헤지펀드의 비정함을 다시 느꼈다는 표현이 그것입니다.
론스타로선 검찰 수사에 반발하는 모습도 보여주면서 외환은행의 배당도 받아먹고 나중에 더 비싼 값에 은행을 매각할 수도 있으니까 전혀 손해가 아니라는 계산을 했다는 것입니다.
외국인 투자가의 시각에선 배 아파하는 한국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외자 유치에 골몰하던 과거는 잊어버리고 국민적 마녀사냥에 나선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검찰 수사가 여론몰이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외국인 투자가들이 곤혹스러워한다”고 해설했습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도 한국정부가 민족주의적 정서에 편승해 론스타 수사를 벌인다는 비판론을 소개했습니다.
어느 하나가 정답이 아니라 이 세 가지 시각이 모두 의미 있는 해석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 한국 정부의 정책과 집행이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면, 그것에 대한 외국의 반응도 역시 중요하게 챙겨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우리 정부와 기업은 매년 몇 차례씩 홍콩, 런던, 뉴욕을 돌며 기업투자설명회(IR)를 합니다.
외국기업과 금융회사에게 한국에 직간접 투자를 하라고 권유하는 자리입니다. 한국의 투자 이미지를 좋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 “한국에 투자했다가 한국정부에 시달렸다”는 증언을 하는 외국투자가가 있다면 우리가 돈 써가며 설명회를 개최한 효과가 제대로 나겠습니까.
새로 외자를 불러들이는 일도 중요하지만, 국내에 투자한 외국자본에 대해서도 세심한 관리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가의 입이 무서우니 법을 어긴 것을 그냥 두라는 소리가 아닙니다.
범법은 단죄하되 절차가 투명해야 합니다. 그래야 엉뚱한 항변을 하지 못합니다.
론스타 수사는 어땠는지 점검해볼 여지가 있습니다.
외국자본이 한국을 좋게 평가하도록 만드는 것도 우리의 중요한 정책목표이기 때문입니다.
단죄에도 실패하고 한국의 이미지도 깎는 실패를 하면 안됩니다. 지금까지 론스타의 계약파기를 보는 여러 시각에 관해 말씀드렸습니다.
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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