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오징어에서 반도체까지
등록 2006.12.06.올해 반도체가 단일 품목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300억 달러 수출을 달성했습니다. 자동차도 연말까지 300억 달러 달성이 확실시됩니다. 조선은 10월말까지 400억 달러를 수주했습니다.
‘메이드 인 코리아’는 올해도 226개국으로 번져갔습니다. 수출실적은 5일 3000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원화강세, 고유가, 원자재가격 상승 등 3중고 속에서 거둔 성과라서 더욱 값집니다. 수출 1억 달러에서 3000억 달러까지 42년간의 연평균 수출증가율 20.9%는 세계 으뜸입니다.
한 해 3000억 달러 수출을 기록한 나라는 지금까지 10개국이었습니다. 1988년 미국과 독일, 1991년 일본, 1995년엔 프랑스가 각각 달성했습니다. 그리고 2002년엔 중국, 그 다음해에 영국, 2004년에 네덜란드 이탈리아 캐나다 벨기에가 이 위업을 이뤘습니다. 중계무역국가인 네덜란드와 벨기에를 제외하면 우리가 세계에서 아홉 번째가 됩니다.
수출 이야기를 하면 마음이 든든해지지만 현실을 둘러보면 답답해집니다.
한국은행은 내년 우리 경제가 4.4%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노무현 정부 5년간 연평균 4.2% 성장하는 것입니다. 한은은 이런 저성장이 일시적인 요인 때문이 아니라 성장 동력이 구조적으로 훼손된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민간의 활력을 꺾는 정부규제, 경직된 노동시장, 반기업정서 등도 성장잠재력 약화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정부가 부동산과 복지에 매달려 있는 사이에 성장기반은 약화되고 기업이 뛸 무대는 점점 좁아진 것입니다.
서울대 공대가 선정한 ‘한국을 일으킨 60명의 엔지니어’들은 기업이 신명나게 일할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오른쪽 왼쪽 하면서 국민을 쪼개려든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민의 사기가 떨어져 있음을 돌아봐야 한다는 고언도 나왔습니다.
실적이 좋았던 수출부문도 미래가 항상 밝은 것만은 아닙니다. 중국수출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올해 1360억 달러의 연구개발(R&D) 투자를 해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가 됐습니다. 330억 달러인 한국의 4배가 넘는 수준입니다.
미국 몬태나 주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열리고 있습니다만, FTA를 통해 수출시장을 계속 확보하지 않으면 수출전쟁에서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앞으로 무엇을 수출해 먹고 살지가 뚜렷하게 눈에 보이지 않는 시점입니다. 2011년에 수출 5000억 달러, 수출입을 합한 무역 1조 달러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다시 뛰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수출 3000억 달러 달성에 관해 말씀드렸습니다.
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
1950년대 우리나라의 수출품은 쌀과 오징어 같은 1차 생산품 위주였습니다. 어머니와 누이들의 머리카락을 잘라 만든 가발이 외국행 배에 실리기 시작한 것은 1964년이었습니다. 그해 총 수출실적이 1억 달러를 처음 넘었습니다.
올해 반도체가 단일 품목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300억 달러 수출을 달성했습니다. 자동차도 연말까지 300억 달러 달성이 확실시됩니다. 조선은 10월말까지 400억 달러를 수주했습니다.
‘메이드 인 코리아’는 올해도 226개국으로 번져갔습니다. 수출실적은 5일 3000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원화강세, 고유가, 원자재가격 상승 등 3중고 속에서 거둔 성과라서 더욱 값집니다. 수출 1억 달러에서 3000억 달러까지 42년간의 연평균 수출증가율 20.9%는 세계 으뜸입니다.
한 해 3000억 달러 수출을 기록한 나라는 지금까지 10개국이었습니다. 1988년 미국과 독일, 1991년 일본, 1995년엔 프랑스가 각각 달성했습니다. 그리고 2002년엔 중국, 그 다음해에 영국, 2004년에 네덜란드 이탈리아 캐나다 벨기에가 이 위업을 이뤘습니다. 중계무역국가인 네덜란드와 벨기에를 제외하면 우리가 세계에서 아홉 번째가 됩니다.
수출 이야기를 하면 마음이 든든해지지만 현실을 둘러보면 답답해집니다.
한국은행은 내년 우리 경제가 4.4%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노무현 정부 5년간 연평균 4.2% 성장하는 것입니다. 한은은 이런 저성장이 일시적인 요인 때문이 아니라 성장 동력이 구조적으로 훼손된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민간의 활력을 꺾는 정부규제, 경직된 노동시장, 반기업정서 등도 성장잠재력 약화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정부가 부동산과 복지에 매달려 있는 사이에 성장기반은 약화되고 기업이 뛸 무대는 점점 좁아진 것입니다.
서울대 공대가 선정한 ‘한국을 일으킨 60명의 엔지니어’들은 기업이 신명나게 일할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오른쪽 왼쪽 하면서 국민을 쪼개려든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민의 사기가 떨어져 있음을 돌아봐야 한다는 고언도 나왔습니다.
실적이 좋았던 수출부문도 미래가 항상 밝은 것만은 아닙니다. 중국수출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올해 1360억 달러의 연구개발(R&D) 투자를 해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가 됐습니다. 330억 달러인 한국의 4배가 넘는 수준입니다.
미국 몬태나 주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열리고 있습니다만, FTA를 통해 수출시장을 계속 확보하지 않으면 수출전쟁에서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앞으로 무엇을 수출해 먹고 살지가 뚜렷하게 눈에 보이지 않는 시점입니다. 2011년에 수출 5000억 달러, 수출입을 합한 무역 1조 달러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다시 뛰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수출 3000억 달러 달성에 관해 말씀드렸습니다.
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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