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못갚어” 국제금융시장 강타한 ‘미국 독감’

등록 2007.08.13.
주식투자자는 물론이고 많은 금융관계자들이 지난 주말에 마음이 편치 않으셨을 것입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라는 ‘미국발 독감’ 때문입니다. 6개월 전부터 거론됐고 규모도 그리 크지 않은 부실인데도 지금 전 세계에 핵폭탄 같은 충격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미국에서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에게 해주는 주택담보대출입니다. 미국에서도 2,3년 전까지 저금리에다 부동산값 폭등이 겹쳤습니다. 월세를 사는 대신에 대출을 받아 집을 구입하는 게 유행이었습니다. 경기는 회복세였고 돈도 넘쳤습니다.

그런데 금리가 오르고 집값은 떨어지게 되면서 문제가 터졌습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고객 중에 ‘돈을 못 갚겠다’는 사람이 늘어나게 된 것입니다. 연체비율은 2004년 11%에서 작년 말엔 14%, 요즘은 20% 수준까지 높아졌습니다.

현대 금융시장은 이런 문제가 생길 경우 모기지 회사 몇 개가 문을 닫는 정도로는 해결될 수 없는 구조가 됐습니다. 우선 모기지 회사에 대출하거나 투자한 금융기관이 함께 피해를 봅니다. 모기지 채권과 다른 금융상품을 섞어 만든 파생금융상품을 거래하는 금융기관도 피해에 노출됩니다.

연초에 서브프라임 부실이 알려졌을 때 전문가들도 시장의 한 구석에서 문제가 터진 것으로 가볍게 여겼습니다. 미국에서 서브프라임의 비중이 모기지 시장의 12%, 전체 금융자산의 1% 미만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서브프라임에 이어 신용등급이 우량한 사람들에게 빌려주는 프라임 모기지의 부실도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또 일부 대형 금융기관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결정적으로 국제금융시장을 뒤흔든 것은 서브프라임 채권 등에 투자한 펀드들의 실적 부진입니다. 미국의 투자은행 베어스턴스는 헤지펀드 2개를 청산했고 프랑스 최대 상업은행 BNP파리바는 3개 펀드의 환매를 중단했습니다. 씨티그룹과 골드만삭스가 손실을 입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또 누가 얼마나 손실을 봤는지 파악도 안 되는 형편이어서 시장엔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을 치자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중앙은행이 돈을 풀었습니다. 우리 정부도 13일 오전 “신용경색이 우려되면 시장에 유동성을 즉시 공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우리 금융기관의 서브프라임 투자는 8억 달러 정도고 당장 손실을 입을 상황은 아니지만 국제 금융시장의 돈줄이 위축될 경우에 대비하려는 것입니다.

국제금융시장이 서브프라임 충격에서 벗어나는데 얼마나 걸릴지 모릅니다. 불안해진 국제투자자들은 신흥시장에 넣어두었던 돈을 빼내 안전자산 쪽으로 옮겨갈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 아시아 남미 등의 금융시장이 또 충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중국 주택대출의 부실에 대한 경고도 나왔습니다. 국제금융시장 동향을 계속 주시해야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미국발 금융충격에 관해 말씀드렸습니다.

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

주식투자자는 물론이고 많은 금융관계자들이 지난 주말에 마음이 편치 않으셨을 것입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라는 ‘미국발 독감’ 때문입니다. 6개월 전부터 거론됐고 규모도 그리 크지 않은 부실인데도 지금 전 세계에 핵폭탄 같은 충격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미국에서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에게 해주는 주택담보대출입니다. 미국에서도 2,3년 전까지 저금리에다 부동산값 폭등이 겹쳤습니다. 월세를 사는 대신에 대출을 받아 집을 구입하는 게 유행이었습니다. 경기는 회복세였고 돈도 넘쳤습니다.

그런데 금리가 오르고 집값은 떨어지게 되면서 문제가 터졌습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고객 중에 ‘돈을 못 갚겠다’는 사람이 늘어나게 된 것입니다. 연체비율은 2004년 11%에서 작년 말엔 14%, 요즘은 20% 수준까지 높아졌습니다.

현대 금융시장은 이런 문제가 생길 경우 모기지 회사 몇 개가 문을 닫는 정도로는 해결될 수 없는 구조가 됐습니다. 우선 모기지 회사에 대출하거나 투자한 금융기관이 함께 피해를 봅니다. 모기지 채권과 다른 금융상품을 섞어 만든 파생금융상품을 거래하는 금융기관도 피해에 노출됩니다.

연초에 서브프라임 부실이 알려졌을 때 전문가들도 시장의 한 구석에서 문제가 터진 것으로 가볍게 여겼습니다. 미국에서 서브프라임의 비중이 모기지 시장의 12%, 전체 금융자산의 1% 미만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서브프라임에 이어 신용등급이 우량한 사람들에게 빌려주는 프라임 모기지의 부실도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또 일부 대형 금융기관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결정적으로 국제금융시장을 뒤흔든 것은 서브프라임 채권 등에 투자한 펀드들의 실적 부진입니다. 미국의 투자은행 베어스턴스는 헤지펀드 2개를 청산했고 프랑스 최대 상업은행 BNP파리바는 3개 펀드의 환매를 중단했습니다. 씨티그룹과 골드만삭스가 손실을 입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또 누가 얼마나 손실을 봤는지 파악도 안 되는 형편이어서 시장엔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을 치자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중앙은행이 돈을 풀었습니다. 우리 정부도 13일 오전 “신용경색이 우려되면 시장에 유동성을 즉시 공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우리 금융기관의 서브프라임 투자는 8억 달러 정도고 당장 손실을 입을 상황은 아니지만 국제 금융시장의 돈줄이 위축될 경우에 대비하려는 것입니다.

국제금융시장이 서브프라임 충격에서 벗어나는데 얼마나 걸릴지 모릅니다. 불안해진 국제투자자들은 신흥시장에 넣어두었던 돈을 빼내 안전자산 쪽으로 옮겨갈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 아시아 남미 등의 금융시장이 또 충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중국 주택대출의 부실에 대한 경고도 나왔습니다. 국제금융시장 동향을 계속 주시해야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미국발 금융충격에 관해 말씀드렸습니다.

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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