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방폐장 착공, 다시 돌아보는 원자력가치
등록 2007.11.09.우리나라에서 방폐장 추진역사는 굴곡과 실패로 점철된 국론분열의 역사입니다. 정부는 그간 울진, 영덕, 안면도, 고성, 굴업도 등을 대상으로 9차례에 걸쳐 방폐장 건설을 추진했습니다만 번번이 무산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추진주체도 과학기술처 산하 원자력연구소에서 1997년부터 산업자원부 산하 한국전력, 지금의 한국수력원자력으로 바뀌었죠.
86년 첫 후보로 거론된 경북 영덕과 울진에 대한 부지조사는 주민반대로 중단되었습니다. 90년 안면도는 비밀리에 조사를 벌였다는 주민들의 문제제기로 당시 정근모 과학기술처장관이 교체되는 사태를 빚었습니다. 91년부터는 유치지원 공모제가 시행됐습니다. 하지만 유치신청이 있을 때마다 어김없이 찬반 주민간 분열과 다툼이 일어났습니다.
2003년 전북 부안사태는 혼란의 절정이었습니다. 부안군수가 위도를 후보지로 신청했으나 반대 주민의 폭력사태를 불러오며 끝내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경주시가 2005년 주민투표로 방폐장 유치를 찬성함으로써 마침내 오늘 착공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원자력발전 비율은 약 40%입니다. 하지만 30년 기간에 걸쳐 나온 방사성 폐기물은 갈 곳이 없이 발전소 옆 임시저장시설에 빼곡히 쌓여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이번 방폐장 착공은 원전발전의 전제조건인 폐기물의 안전한 처분을 통해 원자력발전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세계는 지금 에너지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지구온난화로 온실가스 감축 압력이 증대되고 있고, 중국과 인도의 수요증가로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각국이 그동안 홀대했던 원자력으로 에너지정책을 선회하는 것은 당연한 결정입니다.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등 기존 원전 강국은 물론이고 중국 터키 인도네시아 베트남도 원전건설에 뛰어들었습니다. 탈핵(脫核)정책의 선두에 섰던 독일도 원전폐기 재검토를 시작했습니다.
원자력이 환경과 안전에 있어 리스크가 있다는 사실은 유효합니다. 하지만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으면서도 대량으로 공급 가능한 에너지원으로 원자력만한 대안이 없는 것도 인정해야 합니다. 경주 방폐장 건설을 계기로 당면한 에너지위기와 원자력를 포함한 미래에너지에 대한 공론화 작업이 활성화되길 기대합니다.
정부는 세계 최고의 안전성 관리로 원자력에 대한 국민 불안을 잠재워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지금까지 3분논평이었습니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오늘은 경주시민에게 경사스러운 날입니다.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인 ‘월성원자력환경관리센터’가 경북 경주시 양북면에서 착공되었습니다. 천년 고도 경주가 ‘첨단에너지메카’로 거듭 나는 순간입니다. 이 방폐장은 정부가 1986년 방폐장 처분시절 건설사업을 시작한 이래 21년 만에 착공한 것인 만큼 그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방폐장 추진역사는 굴곡과 실패로 점철된 국론분열의 역사입니다. 정부는 그간 울진, 영덕, 안면도, 고성, 굴업도 등을 대상으로 9차례에 걸쳐 방폐장 건설을 추진했습니다만 번번이 무산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추진주체도 과학기술처 산하 원자력연구소에서 1997년부터 산업자원부 산하 한국전력, 지금의 한국수력원자력으로 바뀌었죠.
86년 첫 후보로 거론된 경북 영덕과 울진에 대한 부지조사는 주민반대로 중단되었습니다. 90년 안면도는 비밀리에 조사를 벌였다는 주민들의 문제제기로 당시 정근모 과학기술처장관이 교체되는 사태를 빚었습니다. 91년부터는 유치지원 공모제가 시행됐습니다. 하지만 유치신청이 있을 때마다 어김없이 찬반 주민간 분열과 다툼이 일어났습니다.
2003년 전북 부안사태는 혼란의 절정이었습니다. 부안군수가 위도를 후보지로 신청했으나 반대 주민의 폭력사태를 불러오며 끝내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경주시가 2005년 주민투표로 방폐장 유치를 찬성함으로써 마침내 오늘 착공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원자력발전 비율은 약 40%입니다. 하지만 30년 기간에 걸쳐 나온 방사성 폐기물은 갈 곳이 없이 발전소 옆 임시저장시설에 빼곡히 쌓여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이번 방폐장 착공은 원전발전의 전제조건인 폐기물의 안전한 처분을 통해 원자력발전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세계는 지금 에너지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지구온난화로 온실가스 감축 압력이 증대되고 있고, 중국과 인도의 수요증가로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각국이 그동안 홀대했던 원자력으로 에너지정책을 선회하는 것은 당연한 결정입니다.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등 기존 원전 강국은 물론이고 중국 터키 인도네시아 베트남도 원전건설에 뛰어들었습니다. 탈핵(脫核)정책의 선두에 섰던 독일도 원전폐기 재검토를 시작했습니다.
원자력이 환경과 안전에 있어 리스크가 있다는 사실은 유효합니다. 하지만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으면서도 대량으로 공급 가능한 에너지원으로 원자력만한 대안이 없는 것도 인정해야 합니다. 경주 방폐장 건설을 계기로 당면한 에너지위기와 원자력를 포함한 미래에너지에 대한 공론화 작업이 활성화되길 기대합니다.
정부는 세계 최고의 안전성 관리로 원자력에 대한 국민 불안을 잠재워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지금까지 3분논평이었습니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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