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에서 CEO로… ‘인생역전’ 정한 대표
등록 2008.09.30.유학파 출신 사업가에서 노숙자로, 다시 105개(2008년 8월 기준)의 매장이 있는 생맥주 전문 프랜차이즈 업체 CEO로 성공한 정한(40·사진) 치어스 대표를 만나봤다.
어쩌다가 그는 노숙자까지 됐을까. 정 대표는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나 미국 유학길에 오른 뒤 95년부터 국내에서 고급 인테리어 사업을 시작했다. 때마침 아파트에 고급 인테리어 바람이 불었고 그의 사업은 순풍에 돛단 듯 했다. 인테리어 호황 속에서 ‘방탕한 생활’도 즐겼다. 그러다 98년도 IMF 구제금융 사태가 터졌다. 재무관리를 제대로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미수 금액을 막기 위해 대출과 신용카드 사용으로 신용불량자가 됐으며 결국은 부도가 났다. 도망치듯 흘러간 곳이 인천이었다.
“가족들에게도 갈 수 없었습니다. 나로 인해 피해를 본 업체는 더더욱 대면하기 어려웠습니다. 자포자기 상태에서 무작정 간 곳이 인천이었습니다. 그 때부터 주안역, 부평역에서 신문지를 깔고 자는 노숙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미국 유학생 출신 노숙자. 그것이 그의 현실이었다. 근처 아파트 단지에서 버리는 옷을 주워 입고 ‘내가 왜 여기 있는 것인가’라며 날마다 스스로를 책망했다.
가족에게 기댈 수도 없었다. 사업가인 아버지는 엄한 분이었다. 열여덟 살에 부모를 잃고 자수성가한 아버지는 그에게 ‘차라리 자식 하나 없는 셈 치겠다’고 했다. 아내는 아이를 데리고 미국으로 가버렸다. 사업 자금을 빌려주었던 처가에서는 부친 소유 선산에 압류 딱지를 붙였다.
“그런 상황에서 아버님에게 변명을 할 수도 없는 것이죠. 어려운 상황에서 저를 조금만 이해를 해 주고 토닥거려 줬으면 좋았을 텐데. 2005년에 압류 해제를 하고 아내와도 이혼했습니다.”
노숙을 했지만 그는 ‘깨끗한 노숙자’였다. 비록 노숙 생활을 하지만 씻기를 게을리 하지는 않았다고. 그는 노숙자라고 해서 거지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노숙자는 갈 곳 없고 기댈 곳이 없는 상처 입은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노숙자 중에는 금전적으로 힘들어 피해 계신 분들도 있지만, 가족이나 형제들과의 관계 속에서 현실 도피한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런 분들을 관리할 수 있는 단체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그때 마음을 털어놓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노숙 생활 1년 만에 친구의 도움으로 청량리 뒤편 홍릉에 작은 쪽방을 얻고 공사판 막일을 시작했다. 어느 날 쪽방 앞에 나와 담배 한 가치를 태우는 데 지나가던 노인이 “젊은 놈이 쭈그리고 앉아서 그게 뭐냐. 정신 차리고 살아야지”라고 혀를 끌끌 차더란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마지막이란 심정으로 부모님을 찾아갔다. 매달 50만 3000원의 이자를 내는 조건으로 5030만원을 빌렸다. 그 돈으로 1999년 8평 규모의 작은 치킨 집을 인수했다. 그러나 부동산 업자가 하루 매출 10만원도 안돼는 집을 40만 원짜리라고 속인 것을 알고 마음이 무너졌다.
혼자서 주문과 조리, 매장 서빙과 배달, 전단 배포까지 모든 일을 했다. 한 번 매장을 찾은 고객은 얼굴을 잊지 않기 위해 특징과 별명까지 만들어 기억하려했다. 개인 식성을 기억해 두었다가 맞춤형 서비스를 했다. 혼자 모든 일을 처리했기에 하루 3시간 이상 자본적이 없다는 것이 그의 회상.
“점점 하루 평균 매상이 올라가더니, 1년 후엔 하루 180만원까지 매출을 올리게 됐습니다. 장사를 하면서 1년 반까지 모든 빚을 다 갚았습니다. 치킨집을 열 당시는 신용불량자였는데, 그걸 다 갚고 나니 제 이름으로 사업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울었습니다.”
열심히 하니까 되더라는 희망이 보였다. 2년 정도가 되었을 때 또 다른 도전을 하고 싶었다. 그는 2001년 야탑동 아파트 단지 근처에 호프전문점을 냈다. 낮 12시 부터 문을 열었고 주부 고객 모임장소로 큰 인기를 끌었다. 아파트 단지의 주부들이 피트니스센터나 사우나를 다녀온 뒤 맥주 한잔을 마실 수 있는 시간이 점심 무렵이라는 점에서 착안했다. 인테리어 역시 전직 인테리어 사업가답게 카페 풍으로 연출했다. 주부들을 공략하기 위해 여자 목욕탕, 미용실 헬스클럽에 마케팅을 했다.
적절한 시장분석과 틈새시장 전략이 성공요인이었던 셈이다.
주변에서는 분점을 내고 싶다는 제안이 나오기 시작했고 단골들이 하나둘 매장을 오픈하면서 자연히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금은 생맥주 전문 프랜차이즈의 CEO다. 새로이 가정도 꾸렸다.
“2006년도에 결혼을 했습니다. 지금 8개월 된 딸아이가 있습니다. 집사람은 제가 치킨 집을 했을 때 대학교 1학년 아르바이트생이었습니다.”
부인은 치킨집부터 맥주전문점까지 쭉 아르바이트를 했던 학생이었다고 한다. 띠 동갑 부인과 8개월 된 ‘복덩이’ 딸이 그의 보물 1호라고 했다.
“2005년에 이혼을 매듭짓고 나니 새로운 가정을 이뤄야겠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나의 모든 것을 알고 나를 진정으로 이해해 줄 수 있는 그런 여자를 생각했습니다. 그때 떠오른 것이 바로 저희 집사람이었습니다. 딸을 임신하게 된 2007년부터 제 사업은 가파르게 상승 곡선을 탔습니다. 우리 아가는 아빠를 도와주러 나온 복덩이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오랜 경기 침체로 희망을 잃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정대표의 인생역정에서 얻은 경험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을 한다면 분명 성공할 수 있습니다. 제가 했기 때문에 여러분 모두가 해낼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모든 출발은 마음가짐에서 시작됩니다. 분명 여러분도 해내실 수 있습니다. 힘든 상황이지만 열심히 힘내서 도전해 보시길 바랍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영상취재=신세기 동아닷컴기자 shk919@donga.com
최근 탤런트 출신 사업가가 사업 부진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줬다. 이 처럼 경기 침체가 길어지자 경제적으로 가정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러나 남들보다 고단한 현실을 헤쳐 나온 사람들도 있다.
유학파 출신 사업가에서 노숙자로, 다시 105개(2008년 8월 기준)의 매장이 있는 생맥주 전문 프랜차이즈 업체 CEO로 성공한 정한(40·사진) 치어스 대표를 만나봤다.
어쩌다가 그는 노숙자까지 됐을까. 정 대표는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나 미국 유학길에 오른 뒤 95년부터 국내에서 고급 인테리어 사업을 시작했다. 때마침 아파트에 고급 인테리어 바람이 불었고 그의 사업은 순풍에 돛단 듯 했다. 인테리어 호황 속에서 ‘방탕한 생활’도 즐겼다. 그러다 98년도 IMF 구제금융 사태가 터졌다. 재무관리를 제대로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미수 금액을 막기 위해 대출과 신용카드 사용으로 신용불량자가 됐으며 결국은 부도가 났다. 도망치듯 흘러간 곳이 인천이었다.
“가족들에게도 갈 수 없었습니다. 나로 인해 피해를 본 업체는 더더욱 대면하기 어려웠습니다. 자포자기 상태에서 무작정 간 곳이 인천이었습니다. 그 때부터 주안역, 부평역에서 신문지를 깔고 자는 노숙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미국 유학생 출신 노숙자. 그것이 그의 현실이었다. 근처 아파트 단지에서 버리는 옷을 주워 입고 ‘내가 왜 여기 있는 것인가’라며 날마다 스스로를 책망했다.
가족에게 기댈 수도 없었다. 사업가인 아버지는 엄한 분이었다. 열여덟 살에 부모를 잃고 자수성가한 아버지는 그에게 ‘차라리 자식 하나 없는 셈 치겠다’고 했다. 아내는 아이를 데리고 미국으로 가버렸다. 사업 자금을 빌려주었던 처가에서는 부친 소유 선산에 압류 딱지를 붙였다.
“그런 상황에서 아버님에게 변명을 할 수도 없는 것이죠. 어려운 상황에서 저를 조금만 이해를 해 주고 토닥거려 줬으면 좋았을 텐데. 2005년에 압류 해제를 하고 아내와도 이혼했습니다.”
노숙을 했지만 그는 ‘깨끗한 노숙자’였다. 비록 노숙 생활을 하지만 씻기를 게을리 하지는 않았다고. 그는 노숙자라고 해서 거지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노숙자는 갈 곳 없고 기댈 곳이 없는 상처 입은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노숙자 중에는 금전적으로 힘들어 피해 계신 분들도 있지만, 가족이나 형제들과의 관계 속에서 현실 도피한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런 분들을 관리할 수 있는 단체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그때 마음을 털어놓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노숙 생활 1년 만에 친구의 도움으로 청량리 뒤편 홍릉에 작은 쪽방을 얻고 공사판 막일을 시작했다. 어느 날 쪽방 앞에 나와 담배 한 가치를 태우는 데 지나가던 노인이 “젊은 놈이 쭈그리고 앉아서 그게 뭐냐. 정신 차리고 살아야지”라고 혀를 끌끌 차더란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마지막이란 심정으로 부모님을 찾아갔다. 매달 50만 3000원의 이자를 내는 조건으로 5030만원을 빌렸다. 그 돈으로 1999년 8평 규모의 작은 치킨 집을 인수했다. 그러나 부동산 업자가 하루 매출 10만원도 안돼는 집을 40만 원짜리라고 속인 것을 알고 마음이 무너졌다.
혼자서 주문과 조리, 매장 서빙과 배달, 전단 배포까지 모든 일을 했다. 한 번 매장을 찾은 고객은 얼굴을 잊지 않기 위해 특징과 별명까지 만들어 기억하려했다. 개인 식성을 기억해 두었다가 맞춤형 서비스를 했다. 혼자 모든 일을 처리했기에 하루 3시간 이상 자본적이 없다는 것이 그의 회상.
“점점 하루 평균 매상이 올라가더니, 1년 후엔 하루 180만원까지 매출을 올리게 됐습니다. 장사를 하면서 1년 반까지 모든 빚을 다 갚았습니다. 치킨집을 열 당시는 신용불량자였는데, 그걸 다 갚고 나니 제 이름으로 사업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울었습니다.”
열심히 하니까 되더라는 희망이 보였다. 2년 정도가 되었을 때 또 다른 도전을 하고 싶었다. 그는 2001년 야탑동 아파트 단지 근처에 호프전문점을 냈다. 낮 12시 부터 문을 열었고 주부 고객 모임장소로 큰 인기를 끌었다. 아파트 단지의 주부들이 피트니스센터나 사우나를 다녀온 뒤 맥주 한잔을 마실 수 있는 시간이 점심 무렵이라는 점에서 착안했다. 인테리어 역시 전직 인테리어 사업가답게 카페 풍으로 연출했다. 주부들을 공략하기 위해 여자 목욕탕, 미용실 헬스클럽에 마케팅을 했다.
적절한 시장분석과 틈새시장 전략이 성공요인이었던 셈이다.
주변에서는 분점을 내고 싶다는 제안이 나오기 시작했고 단골들이 하나둘 매장을 오픈하면서 자연히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금은 생맥주 전문 프랜차이즈의 CEO다. 새로이 가정도 꾸렸다.
“2006년도에 결혼을 했습니다. 지금 8개월 된 딸아이가 있습니다. 집사람은 제가 치킨 집을 했을 때 대학교 1학년 아르바이트생이었습니다.”
부인은 치킨집부터 맥주전문점까지 쭉 아르바이트를 했던 학생이었다고 한다. 띠 동갑 부인과 8개월 된 ‘복덩이’ 딸이 그의 보물 1호라고 했다.
“2005년에 이혼을 매듭짓고 나니 새로운 가정을 이뤄야겠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나의 모든 것을 알고 나를 진정으로 이해해 줄 수 있는 그런 여자를 생각했습니다. 그때 떠오른 것이 바로 저희 집사람이었습니다. 딸을 임신하게 된 2007년부터 제 사업은 가파르게 상승 곡선을 탔습니다. 우리 아가는 아빠를 도와주러 나온 복덩이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오랜 경기 침체로 희망을 잃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정대표의 인생역정에서 얻은 경험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을 한다면 분명 성공할 수 있습니다. 제가 했기 때문에 여러분 모두가 해낼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모든 출발은 마음가짐에서 시작됩니다. 분명 여러분도 해내실 수 있습니다. 힘든 상황이지만 열심히 힘내서 도전해 보시길 바랍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영상취재=신세기 동아닷컴기자 shk9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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