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자 김정한의 ‘사랑’

등록 2008.12.13.
1983년 봄, 서울 연세대 신촌 캠퍼스.

수학과 강의실에 물리학과 3학년 남학생이 청강생으로 참석했다. 지적 호기심 왕성한 수재의 이미지가 연상되지만, 정작 그의 시선은 칠판보다 한 여학생에 고정돼 있었다. 입학식 때 보고 첫 눈에 반해 짝사랑해온 여학생을 보러 강의실까지 좇아온 것이다.

제2의 아인슈타인을 꿈꿨던 물리학도가 수학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다름 아닌 순정이었다. 그녀에 대한 사랑이 깊어질수록 수학에 대한 사랑도 무르익었고, 4학년 때는 아예 수학과로 진로 변경을 심각하게 고민하게 된다.

그때 그 남학생이 지금은 세계적인 수학자가 된 김정한(46.연세대 수학과) 교수다. 이후 인생의 반려자가 된 그녀는 인생의 결정적 고비마다 그에게 수학적인 영감을 건넸다.

“흔히들 치명적인 사랑이라고 하잖아요. 운명적 상대를 한눈에 알아보는 것. 아내를 만날 때처럼 수학을 만날 때도 그랬어요. ‘아, 이거구나’ 하는 생각. 수학과 평생 같이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수학과 아내 중 어느 쪽이 더 좋으냐고 물어보면 좀 곤란할 때도 있어요.(웃음)”

연세대에서 수학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미국 뉴저지주립대로 유학을 떠나 조합론 연구로 1993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5년 김 교수는 60년이 넘은 조합론 분야의 난제를 증명해낸 램지 이론을 발표했고 이 업적을 인정받아 1997년 전산수학 분야의 최고상이라 일컫는‘풀커슨상’을 받았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영상취재=정영준 기자 yjjun@donga.com

[관련기사]‘이 남자, 이 여자의 경쟁력’ 연재물 보기

1983년 봄, 서울 연세대 신촌 캠퍼스.

수학과 강의실에 물리학과 3학년 남학생이 청강생으로 참석했다. 지적 호기심 왕성한 수재의 이미지가 연상되지만, 정작 그의 시선은 칠판보다 한 여학생에 고정돼 있었다. 입학식 때 보고 첫 눈에 반해 짝사랑해온 여학생을 보러 강의실까지 좇아온 것이다.

제2의 아인슈타인을 꿈꿨던 물리학도가 수학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다름 아닌 순정이었다. 그녀에 대한 사랑이 깊어질수록 수학에 대한 사랑도 무르익었고, 4학년 때는 아예 수학과로 진로 변경을 심각하게 고민하게 된다.

그때 그 남학생이 지금은 세계적인 수학자가 된 김정한(46.연세대 수학과) 교수다. 이후 인생의 반려자가 된 그녀는 인생의 결정적 고비마다 그에게 수학적인 영감을 건넸다.

“흔히들 치명적인 사랑이라고 하잖아요. 운명적 상대를 한눈에 알아보는 것. 아내를 만날 때처럼 수학을 만날 때도 그랬어요. ‘아, 이거구나’ 하는 생각. 수학과 평생 같이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수학과 아내 중 어느 쪽이 더 좋으냐고 물어보면 좀 곤란할 때도 있어요.(웃음)”

연세대에서 수학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미국 뉴저지주립대로 유학을 떠나 조합론 연구로 1993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5년 김 교수는 60년이 넘은 조합론 분야의 난제를 증명해낸 램지 이론을 발표했고 이 업적을 인정받아 1997년 전산수학 분야의 최고상이라 일컫는‘풀커슨상’을 받았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영상취재=정영준 기자 yjj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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