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24]車로 다니면 절대 안보이는, 서울 뒷골목의 매력
등록 2009.03.24.흔히 오밀조밀한 골목길의 매력이라면 파리를 비롯한 유럽 도시를 떠올리는데요. 우리가 잘 모르고 있을 뿐, 서울에도 보석처럼 숨어있는 색다른 골목들이 많습니다.
(김현수 앵커) 오늘은 동아일보에 `그 골목엔 뭔가 있다` 시리즈를 연재하며 잘 알려지지 않은 골목과 거리를 다녀온 사회부 장윤정 기자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장 기자, 실제로 서울의 구석구석을 다녀보니 어떻던가요?
(장)서울에서 태어나 쭉 자라온 제가 `참 서울을 몰랐구나`라는 생각이 들만큼 취재를 다니며 새로운 곳들을 많이 발견했는데요. 그중에서도 화가들의 작업을 가까이서 엿볼 수 있었던 삼각지 화랑거리, 젊은 예술가들의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던 문래동 창작촌, 자연과 맛이 어우러진 양재천 와인거리는 특히 기억에 남는 거리들입니다.
(박 앵커) 삼각지에 화랑가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한번도 들러본 적은 없네요. 삼각지 화랑가가 어떤 점에서 다른 화랑거리와는 차별화되나요?
(장) 일단 청담동 등 신흥 화랑가와 달리 삼각지의 역사는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6·25전쟁이 끝난 뒤 용산에 주둔하기 시작한 미군을 따라 그들에게 초상화나 풍경화를 그려주던 화가들도 이곳에 자리를 잡았고 화랑과 표구점들도 들어섰는데요. 그렇게 형성된 화랑가의 명맥이 이어져 삼각지에는 지금도 50여 개의 화랑, 표구점, 액자상점 등이 영업 중이고 활동하는 화가도 100명이 넘습니다. 사실 무명 화가들이 저렴한 그림을 그려내다 보니 삼각지 그림을 `싸구려 그림`, `이발소 그림` 등으로 폄훼하는 시선이 많았는데요. 하지만 `삼각지 그림`은 1970, 80년대 수출 가도를 달릴 정도로 해외에서는 실력을 인정받아 왔습니다. 대중이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도 삼각지 그림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인데요. 풍경화와 정물화 등 그림을 잘 모르는 이들도 이해할 수 있는 쉬운 그림들이 가득한 데다 가격대도 3만 원부터 100만 원 안팎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입니다.
인터뷰) 김수영 / `열린화랑` 대표·작가
"6.25 전쟁이 끝나고서부터 미군들이 주둔을 했어요. 초상화나 한국 토속적인 것, 또는 외국의 풍경을 그려서 파는 화랑이 생겼어요. 하나 둘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늘어나고, 또 그 사람들 하고 인연이 되가지고 외국에다가 수출도 하고..."
(김 앵커) 다른 곳은 그래도 귀에 익은데 문래동은 생소하네요. 공장가라고만 알고 있었거든요.
(장) 문래동하면 철공소 등 공장가가 먼저 떠오르는 것이 사실이지요. 아직도 문래동 3가 일대에는 1960년대부터 모여든 소규모 소매상과 철공소 등이 꽤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오후 6시경 이런 가게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으면 전혀 딴 세상이 됩니다. 싼 임차료를 쫓아 이곳에 온 야행성 예술가들의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이지요. 이곳에선 이렇게 낮에는 1층 철공소에서 노동 활동이, 밤이 되면 건물 2, 3층에 입주한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이 펼쳐집니다. 65개 작업실에서 활동하는 예술가가 150여 명에 이르는데 이들은 함께 거리축제 등을 열어 시민들에게 자신들을 알리기도 했지요. 예술가들은 유흥가가 장악한 홍익대 앞에 비해 오랫동안 시간과 땀이 축적된 이곳 공장 지대의 분위기가 창작의 훌륭한 원동력이 된다고 말합니다.
(박 앵커) 다리를 개조해 예술가 정착촌을 건설한 파리 근교의 이시 레 물리노가 생각나는데요, 양재천 와인거리는 서서히 데이트 장소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것 같아요.
(장)네. 양재천 영동1교에서 영동2교에 이르는 약 700m 구간에 와인바와 레스토랑 20여 곳이 모여 펼쳐진 와인거리의 매력이라면 무엇보다 양재천변이라는 지리적 위치입니다. 이곳처럼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가, 혹은 조깅을 하다가 바로 들를 수 있는 카페나 와인바를 찾기란 쉽지 않으니까요. 또 나무가 울창한 양재천 길은 서울의 몇 안 되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로 지난해 서울시가 선정한 `단풍과 낙엽의 거리`에도 포함되는 등 아름답기로 이름나 있습니다. 가격이 청담동이나 압구정동보다 저렴하다는 점도 이곳이 사람들의 발길을 불러 모으는 이유지요. 미처 다 소개를 못했지만 이밖에 남대문 `갈치골목`, 창신동 `인장골목` 등도 사람냄새가 가득한 매력적인 거리들입니다.
(박 앵커) 이제 봄바람이 서서히 불어오는데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서울 골목의 유혹에 푹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장 기자, 수고했습니다.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3월 24일 동아 뉴스스테이션입니다.
흔히 오밀조밀한 골목길의 매력이라면 파리를 비롯한 유럽 도시를 떠올리는데요. 우리가 잘 모르고 있을 뿐, 서울에도 보석처럼 숨어있는 색다른 골목들이 많습니다.
(김현수 앵커) 오늘은 동아일보에 `그 골목엔 뭔가 있다` 시리즈를 연재하며 잘 알려지지 않은 골목과 거리를 다녀온 사회부 장윤정 기자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장 기자, 실제로 서울의 구석구석을 다녀보니 어떻던가요?
(장)서울에서 태어나 쭉 자라온 제가 `참 서울을 몰랐구나`라는 생각이 들만큼 취재를 다니며 새로운 곳들을 많이 발견했는데요. 그중에서도 화가들의 작업을 가까이서 엿볼 수 있었던 삼각지 화랑거리, 젊은 예술가들의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던 문래동 창작촌, 자연과 맛이 어우러진 양재천 와인거리는 특히 기억에 남는 거리들입니다.
(박 앵커) 삼각지에 화랑가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한번도 들러본 적은 없네요. 삼각지 화랑가가 어떤 점에서 다른 화랑거리와는 차별화되나요?
(장) 일단 청담동 등 신흥 화랑가와 달리 삼각지의 역사는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6·25전쟁이 끝난 뒤 용산에 주둔하기 시작한 미군을 따라 그들에게 초상화나 풍경화를 그려주던 화가들도 이곳에 자리를 잡았고 화랑과 표구점들도 들어섰는데요. 그렇게 형성된 화랑가의 명맥이 이어져 삼각지에는 지금도 50여 개의 화랑, 표구점, 액자상점 등이 영업 중이고 활동하는 화가도 100명이 넘습니다. 사실 무명 화가들이 저렴한 그림을 그려내다 보니 삼각지 그림을 `싸구려 그림`, `이발소 그림` 등으로 폄훼하는 시선이 많았는데요. 하지만 `삼각지 그림`은 1970, 80년대 수출 가도를 달릴 정도로 해외에서는 실력을 인정받아 왔습니다. 대중이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도 삼각지 그림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인데요. 풍경화와 정물화 등 그림을 잘 모르는 이들도 이해할 수 있는 쉬운 그림들이 가득한 데다 가격대도 3만 원부터 100만 원 안팎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입니다.
인터뷰) 김수영 / `열린화랑` 대표·작가
"6.25 전쟁이 끝나고서부터 미군들이 주둔을 했어요. 초상화나 한국 토속적인 것, 또는 외국의 풍경을 그려서 파는 화랑이 생겼어요. 하나 둘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늘어나고, 또 그 사람들 하고 인연이 되가지고 외국에다가 수출도 하고..."
(김 앵커) 다른 곳은 그래도 귀에 익은데 문래동은 생소하네요. 공장가라고만 알고 있었거든요.
(장) 문래동하면 철공소 등 공장가가 먼저 떠오르는 것이 사실이지요. 아직도 문래동 3가 일대에는 1960년대부터 모여든 소규모 소매상과 철공소 등이 꽤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오후 6시경 이런 가게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으면 전혀 딴 세상이 됩니다. 싼 임차료를 쫓아 이곳에 온 야행성 예술가들의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이지요. 이곳에선 이렇게 낮에는 1층 철공소에서 노동 활동이, 밤이 되면 건물 2, 3층에 입주한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이 펼쳐집니다. 65개 작업실에서 활동하는 예술가가 150여 명에 이르는데 이들은 함께 거리축제 등을 열어 시민들에게 자신들을 알리기도 했지요. 예술가들은 유흥가가 장악한 홍익대 앞에 비해 오랫동안 시간과 땀이 축적된 이곳 공장 지대의 분위기가 창작의 훌륭한 원동력이 된다고 말합니다.
(박 앵커) 다리를 개조해 예술가 정착촌을 건설한 파리 근교의 이시 레 물리노가 생각나는데요, 양재천 와인거리는 서서히 데이트 장소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것 같아요.
(장)네. 양재천 영동1교에서 영동2교에 이르는 약 700m 구간에 와인바와 레스토랑 20여 곳이 모여 펼쳐진 와인거리의 매력이라면 무엇보다 양재천변이라는 지리적 위치입니다. 이곳처럼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가, 혹은 조깅을 하다가 바로 들를 수 있는 카페나 와인바를 찾기란 쉽지 않으니까요. 또 나무가 울창한 양재천 길은 서울의 몇 안 되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로 지난해 서울시가 선정한 `단풍과 낙엽의 거리`에도 포함되는 등 아름답기로 이름나 있습니다. 가격이 청담동이나 압구정동보다 저렴하다는 점도 이곳이 사람들의 발길을 불러 모으는 이유지요. 미처 다 소개를 못했지만 이밖에 남대문 `갈치골목`, 창신동 `인장골목` 등도 사람냄새가 가득한 매력적인 거리들입니다.
(박 앵커) 이제 봄바람이 서서히 불어오는데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서울 골목의 유혹에 푹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장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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