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4.14] 동아논평, ‘노무현 패밀리의 이상한 해명’
등록 2009.04.14.제목은 `노무현 패밀리의 이상한 해명`. 권순택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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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난 12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해명과 방어가 필요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검찰 진술을 믿을 수 없다는 겁니다. 취임 직후인 2003년 3월 9일 평검사 대표들과의 대화 도중에 한 검사가 노 전 대통령의 과거 청탁 문제를 거론하자 "이쯤 되면 막가자는 거죠"라고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지금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의 목을 조여 오는 검찰을 향해 "막가자는 거냐"며 반격하는 듯합니다.
노 전 대통령 가족이 관련된 비리 혐의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박 회장에게서 2006년 8월과 2007년 6월 각각 3억 원과 100만 달러를, 2008년 2월 500만 달러를 받았다는 겁니다. 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100만 달러를 청와대 관저로 보냈고, 500만 달러는 노 전 대통령과 사전 협의해서 조카사위에게 송금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은 100만 달러와 3억 원은 부인이 박 회장에게 부탁해서 정상문 총무비서관을 통해 받았고 빚을 갚는데 썼다고 주장하고 했지요. 자신은 전혀 몰랐다는 겁니다. 500만 달러도 퇴임 후에 알았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노 전 대통령 가족과 조카사위 등은 법률적으로 준비된 각본대로 주장하고 있는 듯합니다. 권양숙 여사는 100만 달러를 빚 갚는데 썼다면서도 누구한테 왜 빌린 빚인지, 왜 달러로 받아서 갚았는지는 밝히지 못하겠다는 겁니다.
이들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100만 달러는 당시 환율로 약 10억 원입니다. 재벌가도 아닌 집안에 빚이 13억 원이나 있었는데 부인이 남편 몰래 돈을 빌려다가 갚았고 남편은 2년이 지나도록 몰랐다는 얘긴데 이해할 사람이 있을까요? 대통령의 총무비서관이 대통령 몰래 13억 원이라는 거액의 돈 심부름을 하고 대통령에게 비밀로 했다는 걸 믿으라는 겁니까? 대통령 부부라면 그럴 수 있는 건지 보통사람은 참 이해하기 어렵군요.
노 전 대통령의 해명은 본인도 말했지만 참 구차해 보입니다. 박 회장이 대통령 부인이나 아들, 조카사위가 부탁하지 않았는데도 그런 돈을 주었을까요. 그 돈은 대통령을 보고 준 것이고 결국 노 전 대통령이 받은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노 전 대통령은 인터넷을 통해 납득할 수 없는 일방적인 주장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검찰에 나가서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는 것이 전직 대통령다운 처신일 겁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권순택 논설위원 maypole@donga.com
동아논평입니다.
제목은 `노무현 패밀리의 이상한 해명`. 권순택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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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난 12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해명과 방어가 필요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검찰 진술을 믿을 수 없다는 겁니다. 취임 직후인 2003년 3월 9일 평검사 대표들과의 대화 도중에 한 검사가 노 전 대통령의 과거 청탁 문제를 거론하자 "이쯤 되면 막가자는 거죠"라고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지금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의 목을 조여 오는 검찰을 향해 "막가자는 거냐"며 반격하는 듯합니다.
노 전 대통령 가족이 관련된 비리 혐의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박 회장에게서 2006년 8월과 2007년 6월 각각 3억 원과 100만 달러를, 2008년 2월 500만 달러를 받았다는 겁니다. 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100만 달러를 청와대 관저로 보냈고, 500만 달러는 노 전 대통령과 사전 협의해서 조카사위에게 송금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은 100만 달러와 3억 원은 부인이 박 회장에게 부탁해서 정상문 총무비서관을 통해 받았고 빚을 갚는데 썼다고 주장하고 했지요. 자신은 전혀 몰랐다는 겁니다. 500만 달러도 퇴임 후에 알았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노 전 대통령 가족과 조카사위 등은 법률적으로 준비된 각본대로 주장하고 있는 듯합니다. 권양숙 여사는 100만 달러를 빚 갚는데 썼다면서도 누구한테 왜 빌린 빚인지, 왜 달러로 받아서 갚았는지는 밝히지 못하겠다는 겁니다.
이들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100만 달러는 당시 환율로 약 10억 원입니다. 재벌가도 아닌 집안에 빚이 13억 원이나 있었는데 부인이 남편 몰래 돈을 빌려다가 갚았고 남편은 2년이 지나도록 몰랐다는 얘긴데 이해할 사람이 있을까요? 대통령의 총무비서관이 대통령 몰래 13억 원이라는 거액의 돈 심부름을 하고 대통령에게 비밀로 했다는 걸 믿으라는 겁니까? 대통령 부부라면 그럴 수 있는 건지 보통사람은 참 이해하기 어렵군요.
노 전 대통령의 해명은 본인도 말했지만 참 구차해 보입니다. 박 회장이 대통령 부인이나 아들, 조카사위가 부탁하지 않았는데도 그런 돈을 주었을까요. 그 돈은 대통령을 보고 준 것이고 결국 노 전 대통령이 받은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노 전 대통령은 인터넷을 통해 납득할 수 없는 일방적인 주장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검찰에 나가서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는 것이 전직 대통령다운 처신일 겁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권순택 논설위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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