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4.22]빛 잃은 ‘아시아 진주’ 홍콩… ‘아시아 눈물’ 될판
등록 2009.04.22.한때 ‘아시아의 진주’로 불렸던 홍콩이 고민에 싸여 있습니다. 금융위기로 인한 충격이 예상 보다 심각하고 홍콩을 유지해 온 세계 5번째의 국제금융 중심지라는 위상에도 먹구름이 끼었습니다.
(김현수 앵커) 이헌진 베이징 특파원을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 특파원! (네, 베이징입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최근 홍콩을 향해 직접적인 메시지를 던졌다고 하는데, 어떤 말을 했죠?
(이헌진) 원 총리는 11일 홍콩의 국제금융 중심지로서의 위상이 도전을 받고 있으니 불진즉퇴, 즉 “앞으로 나가지 않으면 뒤쳐진다.”라고 말했습니다. 원후이보, 다궁보, 밍보 등 홍콩 언론들은 일제히 “홍콩의 위기감을 불러일으키는 훈시성 발언”이라면서도 “정확히 맥을 짚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따라서 현재 금융제도를 개선해야하며 여행, 의료, 교육 등 다양한 방면으로 산업을 다원화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박 앵커) 홍콩 언론의 반응을 볼 때 홍콩이 느끼는 위기의식이 상당한 것으로 같습니다. 홍콩이 왜 이 지경이 됐나요?
(이) 우선 지난해 말 실시된 양안, 즉 중국과 대만간의 전면 교류를 들 수 있습니다. 양안은 지난해 말부터 직교역, 물류 및 인적 교류, 우편 교류 등 전면적인 삼통(三通)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 조치로 홍콩은 여행, 무역, 운송 방면에서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어쩌다 명절 때 한번 떴던 양안간의 직항이 지난해 말 조치로 현재 매주 108편으로 확대 운항 중입니다.
중국 본토에서는 대만 여행 붐이 일고 있다고 해도 자나친 말이 아닙니다. 원자바오 총리는 “기어서라도 대만에 가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죠. 이런 대만 여행 붐으로 홍콩을 방문했던 중국 대륙 여행객의 최고 30%가 대만으로 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연간 2000억 홍콩 달러에 육박하는 홍콩을 경유하는 중국과 대만 간의 물류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양안 삼통으로 올해 만해도 홍콩 국내총생산의 0.2%까지 손실이 예상되고 잇습니다. 3년 뒤에는 이런 손실이 국내총생산의 1%까지 늘어난다고 합니다.
(김 앵커) 국제금융도시로서 상하이의 급부상도 홍콩에는 고민거리라죠?
(이) 상하이가 세계 금융 중심지가 되겠다는 희망을 품은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상하이 시 정부는 1990년대 초 비슷한 내용의 계획을 발표했고, 2004년에는 2030년까지 세계 금융 중심지가 되겠다고 밝힌 바 있죠.
하지만 올해 3월 하순 중국 중앙정부가 상하이 시의 오랜 염원을 받아들였습니다. 상하이를 2020년까지 국제 금융허브 및 해운허브로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당초 계획보다 10년이나 앞당겨졌고 추진 수준이 달라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발표로 느끼는 홍콩의 위기감은 상당합니다. 중국 영자신문 차이나데일리는 15일 “홍콩이 상하이에 점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박 앵커) 홍콩의 고민거리가 한두 개가 아니네요. 금융위기의 충격도 예상보다 심하다던데, 어느 정도인가요?
(이) 2008년 말 세계 경제기관들은 홍콩의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을 -1%에서 1%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이들 기관들은 평균 -3%로 전망치를 내렸습니다.
특히 문제는 1분기입니다. 홍콩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홍콩대 아태경제합작연구센터는 1분기 경제성장률을 -6.4%로 예상하기도 하는 등 1분기 성장률은 지난 10년 이래 최악을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다국적 컨설팅 기업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홍콩 기업 40%가 감원을 실시하는 등 실업률도 최근 3년 동안 가장 높은 수준인 6%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김 앵커) 희소식은 없나요? 중국 중앙정부의 도움도 필요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이)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18일 하이난도에서 열린 보하오 포럼에서 도널드 창 홍콩 행정수반을 만나 홍콩 경제 지원을 위한 6개 조치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위안화 채권 발행 주체를 중국 본토 소재의 홍콩 은행까지 확대하고, 또 홍콩에서의 위안화 채권 발행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이런 조치들은 홍콩의 위안화 채권시장 발전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또 중국 대륙 여행객이 홍콩을 통해 대만을 방문할 수 있도록 홍콩과 대만을 잇는 여객선 크루즈도 개통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4월 22일 동아 뉴스스테이션입니다.
한때 ‘아시아의 진주’로 불렸던 홍콩이 고민에 싸여 있습니다. 금융위기로 인한 충격이 예상 보다 심각하고 홍콩을 유지해 온 세계 5번째의 국제금융 중심지라는 위상에도 먹구름이 끼었습니다.
(김현수 앵커) 이헌진 베이징 특파원을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 특파원! (네, 베이징입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최근 홍콩을 향해 직접적인 메시지를 던졌다고 하는데, 어떤 말을 했죠?
(이헌진) 원 총리는 11일 홍콩의 국제금융 중심지로서의 위상이 도전을 받고 있으니 불진즉퇴, 즉 “앞으로 나가지 않으면 뒤쳐진다.”라고 말했습니다. 원후이보, 다궁보, 밍보 등 홍콩 언론들은 일제히 “홍콩의 위기감을 불러일으키는 훈시성 발언”이라면서도 “정확히 맥을 짚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따라서 현재 금융제도를 개선해야하며 여행, 의료, 교육 등 다양한 방면으로 산업을 다원화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박 앵커) 홍콩 언론의 반응을 볼 때 홍콩이 느끼는 위기의식이 상당한 것으로 같습니다. 홍콩이 왜 이 지경이 됐나요?
(이) 우선 지난해 말 실시된 양안, 즉 중국과 대만간의 전면 교류를 들 수 있습니다. 양안은 지난해 말부터 직교역, 물류 및 인적 교류, 우편 교류 등 전면적인 삼통(三通)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 조치로 홍콩은 여행, 무역, 운송 방면에서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어쩌다 명절 때 한번 떴던 양안간의 직항이 지난해 말 조치로 현재 매주 108편으로 확대 운항 중입니다.
중국 본토에서는 대만 여행 붐이 일고 있다고 해도 자나친 말이 아닙니다. 원자바오 총리는 “기어서라도 대만에 가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죠. 이런 대만 여행 붐으로 홍콩을 방문했던 중국 대륙 여행객의 최고 30%가 대만으로 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연간 2000억 홍콩 달러에 육박하는 홍콩을 경유하는 중국과 대만 간의 물류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양안 삼통으로 올해 만해도 홍콩 국내총생산의 0.2%까지 손실이 예상되고 잇습니다. 3년 뒤에는 이런 손실이 국내총생산의 1%까지 늘어난다고 합니다.
(김 앵커) 국제금융도시로서 상하이의 급부상도 홍콩에는 고민거리라죠?
(이) 상하이가 세계 금융 중심지가 되겠다는 희망을 품은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상하이 시 정부는 1990년대 초 비슷한 내용의 계획을 발표했고, 2004년에는 2030년까지 세계 금융 중심지가 되겠다고 밝힌 바 있죠.
하지만 올해 3월 하순 중국 중앙정부가 상하이 시의 오랜 염원을 받아들였습니다. 상하이를 2020년까지 국제 금융허브 및 해운허브로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당초 계획보다 10년이나 앞당겨졌고 추진 수준이 달라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발표로 느끼는 홍콩의 위기감은 상당합니다. 중국 영자신문 차이나데일리는 15일 “홍콩이 상하이에 점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박 앵커) 홍콩의 고민거리가 한두 개가 아니네요. 금융위기의 충격도 예상보다 심하다던데, 어느 정도인가요?
(이) 2008년 말 세계 경제기관들은 홍콩의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을 -1%에서 1%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이들 기관들은 평균 -3%로 전망치를 내렸습니다.
특히 문제는 1분기입니다. 홍콩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홍콩대 아태경제합작연구센터는 1분기 경제성장률을 -6.4%로 예상하기도 하는 등 1분기 성장률은 지난 10년 이래 최악을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다국적 컨설팅 기업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홍콩 기업 40%가 감원을 실시하는 등 실업률도 최근 3년 동안 가장 높은 수준인 6%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김 앵커) 희소식은 없나요? 중국 중앙정부의 도움도 필요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이)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18일 하이난도에서 열린 보하오 포럼에서 도널드 창 홍콩 행정수반을 만나 홍콩 경제 지원을 위한 6개 조치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위안화 채권 발행 주체를 중국 본토 소재의 홍콩 은행까지 확대하고, 또 홍콩에서의 위안화 채권 발행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이런 조치들은 홍콩의 위안화 채권시장 발전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또 중국 대륙 여행객이 홍콩을 통해 대만을 방문할 수 있도록 홍콩과 대만을 잇는 여객선 크루즈도 개통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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