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 수능시험 원자료 민간 연구자에게도 공개를

등록 2009.10.06.
최근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이 평준화 정책과 관련된 자료를 내놓았습니다. 평준화 지역 학생들이 비평준화 지역 학생들보다 학력 향상도가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평준화 정책으로 인해 학력이 하향 평준화되고 있다는 현 정부의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고 공격했습니다. 또 권 의원은 서울 강남 3구 학생들이 대입 수능시험에서 1,2 등급을 맞는 비율이 다른 지역의 두 배 가까이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권 의원은 이를 근거로 부모의 부와 학력 수준이 자녀들에게 그대로 세습되는 단계에 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권 의원이 이런 주장은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5년간 대입 수능시험 자료를 국회의원들에게 공개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교육부는 수능시험 자료를 철저히 비밀에 붙여왔으나 교육정보 공개 요구에 한발 물러서 처음 내놓은 것입니다. 권 의원은 나름대로 이 자료를 분석해 언론에 배포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분석은 자의적 해석의 위험성이 반드시 따릅니다. 국회의원이 자신의 성향과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이용할 수 있습니다. 가령 민주노동당처럼 평준화를 옹호하고 강남 학생들에게 배타적인 정당은 이 자료를 그런 방향에 맞춰 사용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다른 정당 역시 마찬가지 위험성이 있습니다.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이 자신이 갖고 있는 수능시험 원자료를 민간 연구자에게 공개하겠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국회의원에게만 공개되는 것에는 문제가 있으며 객관적이고 전문성을 지닌 연구자들에게 공개되어야, 정치적 편견이 배제된 연구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수능 자료를 정밀하게 분석하면 우리 교육의 문제점을 상당 부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지역별 학력 격차, 평준화의 득실 등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권영길 의원이 평준화 관련해 내린 결론에 대해서는 다른 여러 요인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반론이 학계에서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수능 자료가 필요한 사람들은 국회의원이 아닌 학자들입니다. 기왕 공개된 이상 학자들에게 개방되어야 합니다. 객관적 연구 결과를 기대합니다. 지금까지 동아논평이었습니다.

홍찬식 논설위원 chansik@donga.com

최근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이 평준화 정책과 관련된 자료를 내놓았습니다. 평준화 지역 학생들이 비평준화 지역 학생들보다 학력 향상도가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평준화 정책으로 인해 학력이 하향 평준화되고 있다는 현 정부의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고 공격했습니다. 또 권 의원은 서울 강남 3구 학생들이 대입 수능시험에서 1,2 등급을 맞는 비율이 다른 지역의 두 배 가까이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권 의원은 이를 근거로 부모의 부와 학력 수준이 자녀들에게 그대로 세습되는 단계에 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권 의원이 이런 주장은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5년간 대입 수능시험 자료를 국회의원들에게 공개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교육부는 수능시험 자료를 철저히 비밀에 붙여왔으나 교육정보 공개 요구에 한발 물러서 처음 내놓은 것입니다. 권 의원은 나름대로 이 자료를 분석해 언론에 배포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분석은 자의적 해석의 위험성이 반드시 따릅니다. 국회의원이 자신의 성향과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이용할 수 있습니다. 가령 민주노동당처럼 평준화를 옹호하고 강남 학생들에게 배타적인 정당은 이 자료를 그런 방향에 맞춰 사용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다른 정당 역시 마찬가지 위험성이 있습니다.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이 자신이 갖고 있는 수능시험 원자료를 민간 연구자에게 공개하겠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국회의원에게만 공개되는 것에는 문제가 있으며 객관적이고 전문성을 지닌 연구자들에게 공개되어야, 정치적 편견이 배제된 연구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수능 자료를 정밀하게 분석하면 우리 교육의 문제점을 상당 부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지역별 학력 격차, 평준화의 득실 등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권영길 의원이 평준화 관련해 내린 결론에 대해서는 다른 여러 요인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반론이 학계에서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수능 자료가 필요한 사람들은 국회의원이 아닌 학자들입니다. 기왕 공개된 이상 학자들에게 개방되어야 합니다. 객관적 연구 결과를 기대합니다. 지금까지 동아논평이었습니다.

홍찬식 논설위원 chansi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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