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프간 전쟁서 고전하는 이유는?

등록 2009.10.08.
◆아프간, 제2의 베트남 되나

(박제균 앵커) 아프가니스탄은 흔히 `제국의 무덤`으로 불립니다. 19세기 말 대영제국은 물론 1979년 공산정권 수립을 위해 이 나라를 침공했던 당시 소련이 10년 전쟁을 치르고도 목표를 이루지 못했던 전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김현수 앵커) 미국 역시 2001년 9·11 테러 직후 탈레반 정권에 대한 공격을 개시했지만 8년을 끌어온 전쟁이 이른 시일 내에 종결될 가능성은 적어 보입니다. 워싱턴의 하태원 특파원을 연결해 자세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하 특파원, 이라크 전쟁에서 성과를 거둔 미국이 아프간 전에서 유독 고전하는 이유는 뭘까요.

(하태원 특파원) 이라크에 비해 험난한 산악지형이 많아 탈레반과 알카에다 세력이 은신할 수 있는 곳이 많은 탓에 군사작전이 어려운 것이 결정적인 요인입니다. 게다가 아프간 국민 중 상당수가 현 하미드 카르자이 정부에 비해 탈레반 세력이 정통성이 있다고 믿고 있는 탓에 자발적인 반미, 반정부 운동이 번성하고 있습니다. 8년이 지났지만 아프가니스탄 스스로가 자치, 치안능력을 보이지 못한 채 미군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전황이 지속적으로 불리하게 돌아가는 원인 중 하나로 꼽을 수 있습니다.

(박 앵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아프간 전쟁에서 승기를 잡은 뒤 명예로운 철군을 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았습니까? 오바마 대통령의 시름도 깊어질 텐데, 오바마의 구상은 어떤 것입니까.

(하 특파원) 알 카에다에 대한 척결의지에는 변함이 없고 아프간 전의 규모를 축소하지 않겠다는 원칙은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전략과 관련해서는 장고에 빠졌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6일 오후 민주, 공화 양당 의회 지도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아프간 전에 관해 의견을 청취했고 7일에는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과 제임스 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외교안보팀과 추가 협의를 했습니다. 일단 오바마 대통령은 추가파병 여부를 결정하는 것에 앞서 새로운 아프간 전쟁의 전략을 수립하고 전쟁의 목표를 재정립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 앵커) 아프간 전쟁 수행을 두고 내부 갈등설도 불거져 나오는데요.

(하 특파원) 네 그렇습니다. 스탠리 맥크리스털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이 4만 명의 병력증파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한 보고서가 공개된 이후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맥크리스털 사령관은 이라크 전쟁의 승리의 비결이 대규모 병력 증파에 이은 거점소탕 방식인 이른바 `서지(surge)` 전략에 있다는 판단에 따라 아프간에서도 적극적인 군사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조 바이든 부통령은 탈레반 은신처를 정밀타격할 수 있는 무인항공기나 특수부대를 적극 활용해 미군 사상자를 줄이는 편이 낫다는 생각입니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도 현재 6만 8000여명의 병력을 10만명까지 늘리는 계획에 소극적인 편입니다.

(박 앵커) 미국내에서는 아프간 전쟁이 제2의 베트남 전쟁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많은 것 같습니다.

(하 특파원) 현재까지 아프간 전쟁에서 사망한 연합군은 1400명을 넘었고 이중 절반이 넘는 870여명이 미군입니다. 아프간 정부군도 5200명 이상이 희생됐고 반군 역시 2만 2000명이 넘는 사망자를 내고 있습니다. 미국은 1963년부터 10년 동안 1만 1000여명 이상의 미군 사망자를 낸 뒤 베트남에서 철군했고 결국 베트남은 공산화됐습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2차 대전처럼 미국이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할 필수불가결한 전쟁인지, 베트남 전쟁처럼 장기적 외교전략 관점에서 감내해야 할 불운 정도가 될 것인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김 앵커) 결국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장래와 연결되는 문제라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하 특파원) 건강보험개혁, 경제난 극복 등 국내문제는 물론 아프간 전쟁, 이란과 북한의 핵문제 등 산적한 외교안보현안에 묻혀 허우적거리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내년 중간선거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전쟁의 장기화 및 미군 사망자의 증가가 이어질 경우 백악관은 물론 상, 하 양원을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 독주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멀게는 2012년 재선 가도에서 중대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아프가니스탄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도 중앙정부지만 지역 토착세력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외교전문지인 포린폴리시도 이제는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간 전쟁의 근본목표가 알 카에다 제압인지, 아니면 아프간에 안정과 민주주의를 뿌리내리는 것인지 명확히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 드렸습니다.

◆아프간, 제2의 베트남 되나

(박제균 앵커) 아프가니스탄은 흔히 `제국의 무덤`으로 불립니다. 19세기 말 대영제국은 물론 1979년 공산정권 수립을 위해 이 나라를 침공했던 당시 소련이 10년 전쟁을 치르고도 목표를 이루지 못했던 전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김현수 앵커) 미국 역시 2001년 9·11 테러 직후 탈레반 정권에 대한 공격을 개시했지만 8년을 끌어온 전쟁이 이른 시일 내에 종결될 가능성은 적어 보입니다. 워싱턴의 하태원 특파원을 연결해 자세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하 특파원, 이라크 전쟁에서 성과를 거둔 미국이 아프간 전에서 유독 고전하는 이유는 뭘까요.

(하태원 특파원) 이라크에 비해 험난한 산악지형이 많아 탈레반과 알카에다 세력이 은신할 수 있는 곳이 많은 탓에 군사작전이 어려운 것이 결정적인 요인입니다. 게다가 아프간 국민 중 상당수가 현 하미드 카르자이 정부에 비해 탈레반 세력이 정통성이 있다고 믿고 있는 탓에 자발적인 반미, 반정부 운동이 번성하고 있습니다. 8년이 지났지만 아프가니스탄 스스로가 자치, 치안능력을 보이지 못한 채 미군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전황이 지속적으로 불리하게 돌아가는 원인 중 하나로 꼽을 수 있습니다.

(박 앵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아프간 전쟁에서 승기를 잡은 뒤 명예로운 철군을 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았습니까? 오바마 대통령의 시름도 깊어질 텐데, 오바마의 구상은 어떤 것입니까.

(하 특파원) 알 카에다에 대한 척결의지에는 변함이 없고 아프간 전의 규모를 축소하지 않겠다는 원칙은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전략과 관련해서는 장고에 빠졌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6일 오후 민주, 공화 양당 의회 지도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아프간 전에 관해 의견을 청취했고 7일에는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과 제임스 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외교안보팀과 추가 협의를 했습니다. 일단 오바마 대통령은 추가파병 여부를 결정하는 것에 앞서 새로운 아프간 전쟁의 전략을 수립하고 전쟁의 목표를 재정립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 앵커) 아프간 전쟁 수행을 두고 내부 갈등설도 불거져 나오는데요.

(하 특파원) 네 그렇습니다. 스탠리 맥크리스털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이 4만 명의 병력증파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한 보고서가 공개된 이후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맥크리스털 사령관은 이라크 전쟁의 승리의 비결이 대규모 병력 증파에 이은 거점소탕 방식인 이른바 `서지(surge)` 전략에 있다는 판단에 따라 아프간에서도 적극적인 군사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조 바이든 부통령은 탈레반 은신처를 정밀타격할 수 있는 무인항공기나 특수부대를 적극 활용해 미군 사상자를 줄이는 편이 낫다는 생각입니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도 현재 6만 8000여명의 병력을 10만명까지 늘리는 계획에 소극적인 편입니다.

(박 앵커) 미국내에서는 아프간 전쟁이 제2의 베트남 전쟁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많은 것 같습니다.

(하 특파원) 현재까지 아프간 전쟁에서 사망한 연합군은 1400명을 넘었고 이중 절반이 넘는 870여명이 미군입니다. 아프간 정부군도 5200명 이상이 희생됐고 반군 역시 2만 2000명이 넘는 사망자를 내고 있습니다. 미국은 1963년부터 10년 동안 1만 1000여명 이상의 미군 사망자를 낸 뒤 베트남에서 철군했고 결국 베트남은 공산화됐습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2차 대전처럼 미국이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할 필수불가결한 전쟁인지, 베트남 전쟁처럼 장기적 외교전략 관점에서 감내해야 할 불운 정도가 될 것인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김 앵커) 결국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장래와 연결되는 문제라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하 특파원) 건강보험개혁, 경제난 극복 등 국내문제는 물론 아프간 전쟁, 이란과 북한의 핵문제 등 산적한 외교안보현안에 묻혀 허우적거리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내년 중간선거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전쟁의 장기화 및 미군 사망자의 증가가 이어질 경우 백악관은 물론 상, 하 양원을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 독주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멀게는 2012년 재선 가도에서 중대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아프가니스탄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도 중앙정부지만 지역 토착세력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외교전문지인 포린폴리시도 이제는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간 전쟁의 근본목표가 알 카에다 제압인지, 아니면 아프간에 안정과 민주주의를 뿌리내리는 것인지 명확히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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