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 2주동안 지구를 구할까?

등록 2009.12.09.
◆앞으로 2주, 지구를 구할까?

(박제균 앵커) 세계인의 눈이 덴마크 코펜하겐에 쏠려 있습니다. 내년 말에 효력이 끝나는 교토의정서에 이어 세계 기후 질서를 새로 결정하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총회가 7일부터 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현수 앵커) 이명박 대통령도 현지시간 17, 18일로 예정된 정상회의 참석차 17일 출국합니다. 코펜하겐 현지를 다녀온 송평인 파리 특파원 연결하겠습니다. 송 특파원, 코펜하겐 현지의 표정은 어떻습니까.

(송 평인 특파원) 코펜하겐 공항에 내려 시내로 들어가다보면 코펜하겐을 호펜하겐으로 바꾸자는 많은 광고를 볼 수 있습니다. 호펜하겐은 희망을 뜻하는 영어의 호프와 코펜하겐의 합성어입니다. 지금 코펜하겐에선 코펜하겐 시민들과 세계 각국에서 몰려온 환경운동가와 기자들이 회의 진행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기함 `아크틱 선라이즈`호가 코펜하겐 항에 정박해 신나는 북 연주로 입항을 신고했습니다. 멀리 극동 블라디보스톡에서 이곳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은 기차만을 이용해 온 기후전문가들도 있고 호주 브리스번에서 13개월에 걸쳐 자전거를 타고 코펜하겐까지 온 청년도 있습니다."

(박 앵커) 회의장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송 특파원) 회의장 안은 초반부터 이른 바 `기후게이트`로 요란합니다. 이 말은 유엔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 라젠드라 파차우리 위원장이 개막식 연설에서 처음 사용했습니다. 게이트의 발단은 2주전 영국의 한 대학의 기후연구소에서 해킹당한 e메일입니다. 지구온난화를 지지하는 저명 학자들이 주고받은 이 e메일중 일부에서 온난화를 강조하려고 각종 연구 데이터를 조작한 흔적이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이 e메일을 둘러싸고 특히 미국에서 큰 논란이 일었습니다. 그러나 파차우리 위원장은 "일부에서 이번 회의의 성공을 저지하고 유엔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의 권위를 훼손하기 위해 불법적인 행위까지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 해킹 사건이 아마추어의 짓이 아닌 고도로 정밀한 작전에 따른 것이었다"며 유출을 지휘한 당사자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을 지목했다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전했습니다.

(김 앵커) 그런데 이번 회의가 왜 그렇게 중요한거죠.

(송 특파원) 지금까지 세계 기후 질서를 결정해온 교토의정서는 내년말로 효력이 끝납니다. 코펜하겐 회의는 2012년부터의 세계 기후 질서를 새로 결정하게 됩니다. 교토의정서는 실패로 끝났습니다.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중 하나인 미국이 비준하지 않았고 다른 나라의 비준도 뒤늦게 이뤄져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 분명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가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계속 이산화탄소를 방출한다면 금세기말 지구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6도 가량 올라가 폭풍 홍수 가뭄 등과 같은 대재앙을 초래할 것으로 과학자들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 회의에서 원하는 감축 목표를 달성한다 해도 지구의 기온은 앞으로 2도 정도 올라가게 됩니다. 회담이 실패한다면 앞으로 지구 곳곳에서 대량 이주와 이로 인한 갈등을 초래할 것이지만, 회담이 성공한다 하더라도 큰 변화가 예상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경제의 거의 모든 부문을 친환경적으로 구조를 뜯어고쳐야 합니다. 개인도 삶의 방식을 크게 바꿔야 합니다. 성공이든 실패든 코펜하겐 회담은 중요합니다."

(박 앵커) 앞으로 회의는 어떻게 진행됩니까.

(송 특파원) 18일까지 2주간 마라톤 협상으로 진행됩니다. 가장 중요한 회의는 당사국 총회입니다. 유엔 기후변화협약의 192개 회원국이 모두 참여합니다. 당사국 총회는 1995년 시작됐으며 3차 회의가 1997년 일본 교토에서 열려 교토의정서가 채택했고 이번이 15회째입니다. 각국 협상대표단이 16일까지 주최국인 덴마크가 작성한 초안을 바탕으로 협상에 협상을 거듭해 합의안을 마련하고 17~18일 열릴 정상회의에서 이를 확정합니다. 그러니까 2012년 이후 세계 기후 질서의 윤곽은 16일경 나온다고 볼 수 있습니다. 코펜하겐에 모인 환경운동가들은 협상단을 압박하기 위해 이번주 토요일인 12일과 초안이 나오는 16일, 교토의정서를 좌절시킨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방문하는 18일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김 앵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 이해관계 조정이 관건이라는데 어떻습니까.

(송 특파원) 네 그렇습니다. 교토의정서는 선진 부국 37개국에는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부과하면서 개발도상국에는 아무런 의무도 부과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은 1997년 교토의정서를 비준하지 않으면서 "중국 인도 같은 거대 개발도상국이 비준하지 않는 한 미국도 비준할 수 없다"는 구실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부국이 그동안 많은 온실가스를 방출해놓고 뒤늦게 산업화에 나선 개발도상국을 보고는 그렇게 하지 말라는 것은 공평하지 못합니다.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피차 조금씩 양보해야 합니다. 부국은 개발도상국이 환경친화적인 에너지 기술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합니다. 그 대가로 중국 인도 등도 온실 가스 감축목표를 정하고 이행해야 합니다. 구속력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감축목표에 대해 국제적 검증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게 환경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지금까지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앞으로 2주, 지구를 구할까?

(박제균 앵커) 세계인의 눈이 덴마크 코펜하겐에 쏠려 있습니다. 내년 말에 효력이 끝나는 교토의정서에 이어 세계 기후 질서를 새로 결정하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총회가 7일부터 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현수 앵커) 이명박 대통령도 현지시간 17, 18일로 예정된 정상회의 참석차 17일 출국합니다. 코펜하겐 현지를 다녀온 송평인 파리 특파원 연결하겠습니다. 송 특파원, 코펜하겐 현지의 표정은 어떻습니까.

(송 평인 특파원) 코펜하겐 공항에 내려 시내로 들어가다보면 코펜하겐을 호펜하겐으로 바꾸자는 많은 광고를 볼 수 있습니다. 호펜하겐은 희망을 뜻하는 영어의 호프와 코펜하겐의 합성어입니다. 지금 코펜하겐에선 코펜하겐 시민들과 세계 각국에서 몰려온 환경운동가와 기자들이 회의 진행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기함 `아크틱 선라이즈`호가 코펜하겐 항에 정박해 신나는 북 연주로 입항을 신고했습니다. 멀리 극동 블라디보스톡에서 이곳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은 기차만을 이용해 온 기후전문가들도 있고 호주 브리스번에서 13개월에 걸쳐 자전거를 타고 코펜하겐까지 온 청년도 있습니다."

(박 앵커) 회의장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송 특파원) 회의장 안은 초반부터 이른 바 `기후게이트`로 요란합니다. 이 말은 유엔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 라젠드라 파차우리 위원장이 개막식 연설에서 처음 사용했습니다. 게이트의 발단은 2주전 영국의 한 대학의 기후연구소에서 해킹당한 e메일입니다. 지구온난화를 지지하는 저명 학자들이 주고받은 이 e메일중 일부에서 온난화를 강조하려고 각종 연구 데이터를 조작한 흔적이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이 e메일을 둘러싸고 특히 미국에서 큰 논란이 일었습니다. 그러나 파차우리 위원장은 "일부에서 이번 회의의 성공을 저지하고 유엔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의 권위를 훼손하기 위해 불법적인 행위까지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 해킹 사건이 아마추어의 짓이 아닌 고도로 정밀한 작전에 따른 것이었다"며 유출을 지휘한 당사자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을 지목했다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전했습니다.

(김 앵커) 그런데 이번 회의가 왜 그렇게 중요한거죠.

(송 특파원) 지금까지 세계 기후 질서를 결정해온 교토의정서는 내년말로 효력이 끝납니다. 코펜하겐 회의는 2012년부터의 세계 기후 질서를 새로 결정하게 됩니다. 교토의정서는 실패로 끝났습니다.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중 하나인 미국이 비준하지 않았고 다른 나라의 비준도 뒤늦게 이뤄져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 분명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가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계속 이산화탄소를 방출한다면 금세기말 지구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6도 가량 올라가 폭풍 홍수 가뭄 등과 같은 대재앙을 초래할 것으로 과학자들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 회의에서 원하는 감축 목표를 달성한다 해도 지구의 기온은 앞으로 2도 정도 올라가게 됩니다. 회담이 실패한다면 앞으로 지구 곳곳에서 대량 이주와 이로 인한 갈등을 초래할 것이지만, 회담이 성공한다 하더라도 큰 변화가 예상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경제의 거의 모든 부문을 친환경적으로 구조를 뜯어고쳐야 합니다. 개인도 삶의 방식을 크게 바꿔야 합니다. 성공이든 실패든 코펜하겐 회담은 중요합니다."

(박 앵커) 앞으로 회의는 어떻게 진행됩니까.

(송 특파원) 18일까지 2주간 마라톤 협상으로 진행됩니다. 가장 중요한 회의는 당사국 총회입니다. 유엔 기후변화협약의 192개 회원국이 모두 참여합니다. 당사국 총회는 1995년 시작됐으며 3차 회의가 1997년 일본 교토에서 열려 교토의정서가 채택했고 이번이 15회째입니다. 각국 협상대표단이 16일까지 주최국인 덴마크가 작성한 초안을 바탕으로 협상에 협상을 거듭해 합의안을 마련하고 17~18일 열릴 정상회의에서 이를 확정합니다. 그러니까 2012년 이후 세계 기후 질서의 윤곽은 16일경 나온다고 볼 수 있습니다. 코펜하겐에 모인 환경운동가들은 협상단을 압박하기 위해 이번주 토요일인 12일과 초안이 나오는 16일, 교토의정서를 좌절시킨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방문하는 18일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김 앵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 이해관계 조정이 관건이라는데 어떻습니까.

(송 특파원) 네 그렇습니다. 교토의정서는 선진 부국 37개국에는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부과하면서 개발도상국에는 아무런 의무도 부과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은 1997년 교토의정서를 비준하지 않으면서 "중국 인도 같은 거대 개발도상국이 비준하지 않는 한 미국도 비준할 수 없다"는 구실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부국이 그동안 많은 온실가스를 방출해놓고 뒤늦게 산업화에 나선 개발도상국을 보고는 그렇게 하지 말라는 것은 공평하지 못합니다.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피차 조금씩 양보해야 합니다. 부국은 개발도상국이 환경친화적인 에너지 기술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합니다. 그 대가로 중국 인도 등도 온실 가스 감축목표를 정하고 이행해야 합니다. 구속력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감축목표에 대해 국제적 검증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게 환경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지금까지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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