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 : 가물가물해지는 선진국의 꿈
등록 2010.03.02.한국이 올해 주요 20개국의 모임인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것도 국민에게 자부심을 갖게 합니다. 정부는 우리나라가 세계의 변방에서 중심부로 진입했다는 증거라고 강조합니다.
분명 기분 좋은 성과들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과연 세계의 선두권에 올라선 것일까요.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두게 됐다고 자부해도 될까요. 유감스럽게도 그런 생각을 부끄럽게 하는 징후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흔히 교육은 국가의 백년대계라고 합니다. 어린이들의 교육에 국가의 미래가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교육현장은 어떤 모습입니까. 미래에 대한 희망 대신 비리의 악취가 코를 찌르고 있습니다.
교육청 승진 인사에 뇌물이 오가는가 하면 교육청의 일반 공무원은 공사를 발주하면서 금품을 챙기다 적발됐습니다. 감사원 감사에서 서울시 교육청의 장학관과 교장이 무더기로 부당 승진한 의혹도 드러났습니다. 서울시 교육청 장학사 시험 비리에 서울시 교육위원이 연루된 혐의도 적발됐습니다. 자율형 사립고 입시와 대학의 입학사정관제를 둘러싼 부정행위도 드러났습니다. 교육계가 총체적으로 비리와 부패의 수렁에 빠졌다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현장은 어떻습니까. 전남 신안군 임자도에서는 농협 조합장 당선자를 포함해 출마자 4명이 조합원들에게 돈을 뿌린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이들은 올 1월에 실시된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적게는 300만원, 많게는 3000만원을 조합원들에게 뿌렸다고 합니다. 농협 조합원 1000여명 가운데 700여명이 금품 수수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았습니다. 작은 섬이 선거 비리 때문에 쑥대밭이 됐습니다.
이런 나라의 선진국 진입이 가능하겠습니까. 올림픽에서 메달 많이 땄다고, 국제회의 유치했다고 마냥 즐거워할 때가 아닙니다. 국민이 변하지 않으면 선진국 진입은 꿈에 불과합니다. 부패는 철저하게 응징하고, 법과 원칙은 반드시 지킨다는 사회적 각성이 시급합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방형남 논설위원 hnbhang@donga.com
우리 젊은이들의 밴쿠버 동계 올림픽 선전으로 국민의 사기가 한껏 높아졌습니다. 종합성적 세계 5위를 기록했으니 신바람을 낼만 합니다. 중국도 일본도 우리의 뒷자리로 처졌습니다.
한국이 올해 주요 20개국의 모임인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것도 국민에게 자부심을 갖게 합니다. 정부는 우리나라가 세계의 변방에서 중심부로 진입했다는 증거라고 강조합니다.
분명 기분 좋은 성과들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과연 세계의 선두권에 올라선 것일까요.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두게 됐다고 자부해도 될까요. 유감스럽게도 그런 생각을 부끄럽게 하는 징후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흔히 교육은 국가의 백년대계라고 합니다. 어린이들의 교육에 국가의 미래가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교육현장은 어떤 모습입니까. 미래에 대한 희망 대신 비리의 악취가 코를 찌르고 있습니다.
교육청 승진 인사에 뇌물이 오가는가 하면 교육청의 일반 공무원은 공사를 발주하면서 금품을 챙기다 적발됐습니다. 감사원 감사에서 서울시 교육청의 장학관과 교장이 무더기로 부당 승진한 의혹도 드러났습니다. 서울시 교육청 장학사 시험 비리에 서울시 교육위원이 연루된 혐의도 적발됐습니다. 자율형 사립고 입시와 대학의 입학사정관제를 둘러싼 부정행위도 드러났습니다. 교육계가 총체적으로 비리와 부패의 수렁에 빠졌다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현장은 어떻습니까. 전남 신안군 임자도에서는 농협 조합장 당선자를 포함해 출마자 4명이 조합원들에게 돈을 뿌린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이들은 올 1월에 실시된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적게는 300만원, 많게는 3000만원을 조합원들에게 뿌렸다고 합니다. 농협 조합원 1000여명 가운데 700여명이 금품 수수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았습니다. 작은 섬이 선거 비리 때문에 쑥대밭이 됐습니다.
이런 나라의 선진국 진입이 가능하겠습니까. 올림픽에서 메달 많이 땄다고, 국제회의 유치했다고 마냥 즐거워할 때가 아닙니다. 국민이 변하지 않으면 선진국 진입은 꿈에 불과합니다. 부패는 철저하게 응징하고, 법과 원칙은 반드시 지킨다는 사회적 각성이 시급합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방형남 논설위원 hnb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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