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 ‘스폰서 검사’ 경남뿐인가

등록 2010.04.22.
지난 화요일 MBC `PD수첩`에선 경남지역의 건설사 대표가 녹음했다는 한 검사장의 전화통화가 흘러나왔습니다.
"우리가 술을 한두 번 먹었느냐"는 업자의 말에 무슨 조폭 코미디영화 같은 대답이 나온 것이죠.
"그런 건 말하지 않아도 이심전심으로 `아 너와 나는 동지적 관계에 있고, 우리의 정은 그대로 끈끈하게 유지가 된다`는 걸 느끼는 거잖아"라고 지검장은 말을 했습니다.
지검장이 업자한테 술대접을 받는 것도 놀라운데, 그들이 동지적 관계이고 그 정이 성 접대를 받을 만큼 끈끈했다니 기막힌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검사장 한 사람만의 일탈이 아닙니다.
문 제의 건설사 대표는 작년까지 무려 25년 간 부산 경남지역을 거쳐 간 검사 100여명에게 이런 식의 접대를 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이런데 길들여진 검사들이 `스폰서`의 온갖 청탁을 외면했을 리 없습니다.
업자가 검찰에 `보험`을 드는, 이런 부정부패의 공생관계가 수십 년이나 이어져 왔다는 얘기입니다.

김준규 검찰총장은 "창피하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습니다.
철저한 진상규명과 엄중한 조치도 지시했습니다.
아마도 이번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판명되는 검사들은 처벌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스폰서와 검찰의 이런 `끈끈한 동지적 관계`가 과연 경남지역 뿐인지, 의문이 생깁니다.
지방근무를 해야 하는 일부 검사들 사이에선 지역의 사업가나 재력가들이 학연이나 지연 같은 온갖 연고를 동원해 접근해서는 후원관계를 맺는 것이 관행이라고 하니까요.

물론 이번 폭로가 전부 사실인지는 의문의 여지가 있습니다. 폭로자의 과거 전력으로 보아서 전폭 신뢰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번 폭로로 검찰에 대한 신뢰는 더 크게 떨어진 것이 분명합니다.

검찰총장은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번 기회에 `스폰서 검사`를 뿌리 뽑을 수 있는, 획기적인 개혁방안을 내놔야 합니다.
검사들도 스폰서 중독을 끊어내기 바랍니다.
그래야만 지금 검찰이 벌이고 있는 활동이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동아논평이었습니다.

지난 화요일 MBC `PD수첩`에선 경남지역의 건설사 대표가 녹음했다는 한 검사장의 전화통화가 흘러나왔습니다.
"우리가 술을 한두 번 먹었느냐"는 업자의 말에 무슨 조폭 코미디영화 같은 대답이 나온 것이죠.
"그런 건 말하지 않아도 이심전심으로 `아 너와 나는 동지적 관계에 있고, 우리의 정은 그대로 끈끈하게 유지가 된다`는 걸 느끼는 거잖아"라고 지검장은 말을 했습니다.
지검장이 업자한테 술대접을 받는 것도 놀라운데, 그들이 동지적 관계이고 그 정이 성 접대를 받을 만큼 끈끈했다니 기막힌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검사장 한 사람만의 일탈이 아닙니다.
문 제의 건설사 대표는 작년까지 무려 25년 간 부산 경남지역을 거쳐 간 검사 100여명에게 이런 식의 접대를 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이런데 길들여진 검사들이 `스폰서`의 온갖 청탁을 외면했을 리 없습니다.
업자가 검찰에 `보험`을 드는, 이런 부정부패의 공생관계가 수십 년이나 이어져 왔다는 얘기입니다.

김준규 검찰총장은 "창피하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습니다.
철저한 진상규명과 엄중한 조치도 지시했습니다.
아마도 이번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판명되는 검사들은 처벌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스폰서와 검찰의 이런 `끈끈한 동지적 관계`가 과연 경남지역 뿐인지, 의문이 생깁니다.
지방근무를 해야 하는 일부 검사들 사이에선 지역의 사업가나 재력가들이 학연이나 지연 같은 온갖 연고를 동원해 접근해서는 후원관계를 맺는 것이 관행이라고 하니까요.

물론 이번 폭로가 전부 사실인지는 의문의 여지가 있습니다. 폭로자의 과거 전력으로 보아서 전폭 신뢰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번 폭로로 검찰에 대한 신뢰는 더 크게 떨어진 것이 분명합니다.

검찰총장은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번 기회에 `스폰서 검사`를 뿌리 뽑을 수 있는, 획기적인 개혁방안을 내놔야 합니다.
검사들도 스폰서 중독을 끊어내기 바랍니다.
그래야만 지금 검찰이 벌이고 있는 활동이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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