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넘은 단오, 아시아의 대표축제로
등록 2010.06.17.(박제균 앵커) 요즘 월드컵 때문에 마음이 다소 들떠있으실 텐데, 어제가 혹시 어떤 날이었는지 아십니까? 음력 5월 5일, 바로 단오였습니다.
(구가인 앵커) 단오는 설날이나 추석과 함께 우리의 4대 명절 가운데 하난데요. 요즘 관심이 많이 줄고 있지만 강원도 강릉에서는 월드컵 못지않게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영상뉴스팀 신광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관중들 너머로 한복을 입은 여성들이 하늘로 날아오릅니다.
중국 훈춘에서 온 공연단원들이 널뛰기 묘기를 선보입니다.
모래판위에선 씨름경기가 한창입니다.
선수들은 우리 민속놀이를 체험하러 온 외국인들.
(인터뷰) 제임스
"씨름 너무 재밌어요. 원래 저보다 잘하는데 운이 좋아서 이겼어요."
이날은 마을사람들이 모여 풍작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내고 흥겨운 놀이를 즐기는 단오.
강릉단오제 행사에는 평일이었지만 20여만 명의 인파가 모였습니다.
강릉지역 초등학교는 단오날 대부분 쉽니다. 부모와 함께 단오제를 찾은 어린이들이 줄줄이 앉아 창포물에 머리를 감습니다.
조상들은 단옷날 창포 뿌리를 삶은 물로 머리를 감으면 재앙이 물러난다고 믿었습니다.
(인터뷰) 최서연
"(머리 감으니까 어때?) 시원해서 좋아요."
동네별로 모인 주부들이 한복을 맞춰 입고 투호대회를 벌이기도 합니다.
(인터뷰) 최종설 / 강릉단오제위원회 위원장
"북단오 남추석입니다. 북한으로 갈수록 단오를 강하게 치르고 남쪽으로 가면 추석을 숭상합니다. 전라도 경상도는 들판이 넓고 곡식이 많기 때문에 수확기가 더 강해졌고 북한 쪽같이 산악이 많거나 이런 데는 비가 자주 와야 되거든요. 그니까 자연히 단오명절이 더 강해졌어요."
강릉단오제는 200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선정됐습니다.
우리 무형유산이 유네스코에 이름을 올린 것은 종묘제례악과 판소리에 이어 세 번쨉니다.
이에 대해 중국은 "한국이 중국의 단오를 빼앗아갔다"며 흥분했고, 단오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한중정상회담 의제에 오를 정도로 예민한 사안이었습니다.
지난해 중국의 단오절도 유네스코에 등재되면서 갈등이 일단락됐지만 경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중국은 전통 뱃놀이인 용선경주에만 200백만 명 이상 동원할 정도로 인해전술을 쓰고 있고 우리는 국경을 넘는 아시아의 축제로 차별화하고 있습니다.
(스탠드업) 신광영 기자 / 동아일보 영상뉴스팀
"이번 단오제 행사에는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에 등재된 중국과 필리핀의 민속공연이 선보이는 등 아시아 12개국이 참가했습니다."
필리핀 원주민들이 공연한 `후드후드`는 파종기나 수확기에 풍작을 기원하며 부르는 노랩니다.
`후드후드`와 함께 유네스코에 등재된 중국 조선족 농악무도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외국인 방문객들을 위해 외국어로 단오를 설명해주는 해설사 35명도 배치했습니다.
(인터뷰) 최종설 / 강릉단오제위원회 위원장
"유럽을 대표하는 문화,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문화, 이렇게 대륙별로 대표하는 문화가 있다면 아시아에서는 단오를 해야 될 거 아닌가. 같은 이름을 가진 명절을 다섯 나라에서 쇠는 경우는 다른 문화에는 없거든요."
과거 단오는 양반을 조롱하는 가면극을 열리고 며느리들이 일년에 한 번 친정식구를 만나는 등 서민들이 맺혔던 한을 푸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계급과 인종의 초월을 추구하는 단오제가 국경을 넘어 아시아의 축제로 성장할지 주목됩니다. 동아일보 신광영입니다.
국경 넘은 단오 한마당
(박제균 앵커) 요즘 월드컵 때문에 마음이 다소 들떠있으실 텐데, 어제가 혹시 어떤 날이었는지 아십니까? 음력 5월 5일, 바로 단오였습니다.
(구가인 앵커) 단오는 설날이나 추석과 함께 우리의 4대 명절 가운데 하난데요. 요즘 관심이 많이 줄고 있지만 강원도 강릉에서는 월드컵 못지않게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영상뉴스팀 신광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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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들 너머로 한복을 입은 여성들이 하늘로 날아오릅니다.
중국 훈춘에서 온 공연단원들이 널뛰기 묘기를 선보입니다.
모래판위에선 씨름경기가 한창입니다.
선수들은 우리 민속놀이를 체험하러 온 외국인들.
(인터뷰) 제임스
"씨름 너무 재밌어요. 원래 저보다 잘하는데 운이 좋아서 이겼어요."
이날은 마을사람들이 모여 풍작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내고 흥겨운 놀이를 즐기는 단오.
강릉단오제 행사에는 평일이었지만 20여만 명의 인파가 모였습니다.
강릉지역 초등학교는 단오날 대부분 쉽니다. 부모와 함께 단오제를 찾은 어린이들이 줄줄이 앉아 창포물에 머리를 감습니다.
조상들은 단옷날 창포 뿌리를 삶은 물로 머리를 감으면 재앙이 물러난다고 믿었습니다.
(인터뷰) 최서연
"(머리 감으니까 어때?) 시원해서 좋아요."
동네별로 모인 주부들이 한복을 맞춰 입고 투호대회를 벌이기도 합니다.
(인터뷰) 최종설 / 강릉단오제위원회 위원장
"북단오 남추석입니다. 북한으로 갈수록 단오를 강하게 치르고 남쪽으로 가면 추석을 숭상합니다. 전라도 경상도는 들판이 넓고 곡식이 많기 때문에 수확기가 더 강해졌고 북한 쪽같이 산악이 많거나 이런 데는 비가 자주 와야 되거든요. 그니까 자연히 단오명절이 더 강해졌어요."
강릉단오제는 200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선정됐습니다.
우리 무형유산이 유네스코에 이름을 올린 것은 종묘제례악과 판소리에 이어 세 번쨉니다.
이에 대해 중국은 "한국이 중국의 단오를 빼앗아갔다"며 흥분했고, 단오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한중정상회담 의제에 오를 정도로 예민한 사안이었습니다.
지난해 중국의 단오절도 유네스코에 등재되면서 갈등이 일단락됐지만 경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중국은 전통 뱃놀이인 용선경주에만 200백만 명 이상 동원할 정도로 인해전술을 쓰고 있고 우리는 국경을 넘는 아시아의 축제로 차별화하고 있습니다.
(스탠드업) 신광영 기자 / 동아일보 영상뉴스팀
"이번 단오제 행사에는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에 등재된 중국과 필리핀의 민속공연이 선보이는 등 아시아 12개국이 참가했습니다."
필리핀 원주민들이 공연한 `후드후드`는 파종기나 수확기에 풍작을 기원하며 부르는 노랩니다.
`후드후드`와 함께 유네스코에 등재된 중국 조선족 농악무도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외국인 방문객들을 위해 외국어로 단오를 설명해주는 해설사 35명도 배치했습니다.
(인터뷰) 최종설 / 강릉단오제위원회 위원장
"유럽을 대표하는 문화,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문화, 이렇게 대륙별로 대표하는 문화가 있다면 아시아에서는 단오를 해야 될 거 아닌가. 같은 이름을 가진 명절을 다섯 나라에서 쇠는 경우는 다른 문화에는 없거든요."
과거 단오는 양반을 조롱하는 가면극을 열리고 며느리들이 일년에 한 번 친정식구를 만나는 등 서민들이 맺혔던 한을 푸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계급과 인종의 초월을 추구하는 단오제가 국경을 넘어 아시아의 축제로 성장할지 주목됩니다. 동아일보 신광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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