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 목함지뢰 소동과 북한의 물난리

북한에서 떠내려 온 목함지뢰가 터져 우리 국민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습니다. 수백 명의 군이 동원돼 30여발의 목함지뢰를 찾아냈지만 발견되지 않은 지뢰가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임진강과 강화 지역을 방문하는 피서객과 지역 주민의 주의가 요망됩니다.
국방부는 북한이 의도적으로 지뢰를 흘려보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판단하면서도 어제 재발방지를 촉구하는 전화통신문을 북측에 보냈습니다. 북한으로선 지뢰가 설사 폭우로 유실됐다 하더라도 우리 측에 통보해 인명피해를 막게 하는 게 도리입니다.
올 여름에도 북한은 상당한 수해를 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달 29일 개성시에 50년 만의 폭우가 쏟아져 논밭이 잠기고 다리 민가 도로가 파괴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 중앙통신은 23일에는 이례적으로 자정이 지난 밤중에 평안북도와 자강도에 하루 최고 200mm 이상의 집중호우가 쏟아졌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의 물난리는 거의 연례적인 불행이지요. 2006년에는 844명이, 2007년에는 500여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고 합니다. 북한은 당초 8월로 합의했던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을 수해를 이유로 10월로 연기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에 전례 없이 많은 비가 내려 재해를 당하는 게 아니라 근본적인 대책이 없어 해마다 피해를 자초하는 것입니다. 개성에 폭우가 쏟아졌지만 배수시설을 잘 갖춘 개성공단은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았습니다. 북한 당국자들이 주민의 안전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교훈으로 삼아야 합니다.
사람이 접근할 수 있는 북한의 산은 대부분 민둥산입니다. 굶주린 주민이 앞 다퉈 밭을 일구고 땔감으로 쓰기 위해 나무를 마구 잘라내기 때문입니다. 장마철이면 산에서 토사가 쏟아져 내려 강은 바닥이 주변 평야보다 높은 천정천으로 변했습니다. 북한에게 시급한 것은 큰 비가 올 때마다 피해를 입는 후진적 구조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이제라도 강성대국 헛소리를 집어치우고 발등의 불인 치산치수(治山治水)에 눈을 돌려야 합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천안함 폭침에 대해 사과하면 길이 생깁니다. 산림녹화의 기적을 만들고 쌀 자급에 성공한 남한이 도와줄 수 있습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