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 논평 : 브라질 대선과 ‘룰라 효과’

등록 2010.11.02.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 집권여당인 노동자당의 지우마 호세프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남미의 맏형` 브라질의 사상 첫 여성 대통령입니다. 호세프 당선자는 8년간의 임기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룰라 대통령에 이어 내년 1월 취임합니다.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넓은 국토 면적과 약 2억 명의 인구, 풍부한 천연자원을 지닌 국가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주목됩니다.

룰라의 신임이 두터운 호세프는 과거 군사정권 시절 반(反)정부 무장투쟁조직에 가담해 3년간 투옥되기도 했습니다. 1980년대 중반 민정 이양 후 지방자치단체 공직을 맡은 뒤 2003년 출범한 룰라 행정부에서 연방정부 에너지장관과 수석장관 같은 요직을 거쳤습니다. 선거 출마나 당직 경험이 없어 대중적 지명도가 낮았던 호세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결정적 요인은 80% 이상의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현직 대통령 룰라의 전폭적 지원이었습니다. `룰라 효과`가 호세프의 오늘을 만들어낸 셈입니다.

급진 노동운동가 출신인 룰라가 2002년 10월 대선에서 승리하자 조지 소로스는 브라질의 국가부도 가능성까지 점쳤습니다. 그러나 집권 후 룰라는 사회적 약자를 챙기면서도 국내외 기업의 투자의욕을 북돋는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날지 못하는 닭`이란 비아냥을 듣던 브라질 경제는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연평균 5% 가까이 성장했습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4년 만에 가장 높은 7%대 초반입니다. 브라질의 국내총생산(GDP)은 2005년 한국을 제치고 세계 12위로 올라섰고 지금은 세계 8위입니다.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하계올림픽 유치, 국제무대에서의 활발한 외교 행보도 국민의 자부심을 높였습니다. 룰라의 성공은 한국의 좌파에도 시사하는 바가 많아 보입니다.

지난해 수교 50년을 맞은 한국과 브라질 관계는 경제를 중심으로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LG전자 삼성전자 포스코는 브라질에서 뿌리를 내렸고 현대자동차 효성 동국제강 LS전선은 현지 공장을 건설, 또는 계획 중입니다. 룰라에 이어 호세프 정부에서도 두 나라 관계가 한층 더 발전하기를 기대합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권순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 집권여당인 노동자당의 지우마 호세프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남미의 맏형` 브라질의 사상 첫 여성 대통령입니다. 호세프 당선자는 8년간의 임기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룰라 대통령에 이어 내년 1월 취임합니다.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넓은 국토 면적과 약 2억 명의 인구, 풍부한 천연자원을 지닌 국가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주목됩니다.

룰라의 신임이 두터운 호세프는 과거 군사정권 시절 반(反)정부 무장투쟁조직에 가담해 3년간 투옥되기도 했습니다. 1980년대 중반 민정 이양 후 지방자치단체 공직을 맡은 뒤 2003년 출범한 룰라 행정부에서 연방정부 에너지장관과 수석장관 같은 요직을 거쳤습니다. 선거 출마나 당직 경험이 없어 대중적 지명도가 낮았던 호세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결정적 요인은 80% 이상의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현직 대통령 룰라의 전폭적 지원이었습니다. `룰라 효과`가 호세프의 오늘을 만들어낸 셈입니다.

급진 노동운동가 출신인 룰라가 2002년 10월 대선에서 승리하자 조지 소로스는 브라질의 국가부도 가능성까지 점쳤습니다. 그러나 집권 후 룰라는 사회적 약자를 챙기면서도 국내외 기업의 투자의욕을 북돋는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날지 못하는 닭`이란 비아냥을 듣던 브라질 경제는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연평균 5% 가까이 성장했습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4년 만에 가장 높은 7%대 초반입니다. 브라질의 국내총생산(GDP)은 2005년 한국을 제치고 세계 12위로 올라섰고 지금은 세계 8위입니다.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하계올림픽 유치, 국제무대에서의 활발한 외교 행보도 국민의 자부심을 높였습니다. 룰라의 성공은 한국의 좌파에도 시사하는 바가 많아 보입니다.

지난해 수교 50년을 맞은 한국과 브라질 관계는 경제를 중심으로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LG전자 삼성전자 포스코는 브라질에서 뿌리를 내렸고 현대자동차 효성 동국제강 LS전선은 현지 공장을 건설, 또는 계획 중입니다. 룰라에 이어 호세프 정부에서도 두 나라 관계가 한층 더 발전하기를 기대합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권순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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