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 : 마에하라와 박지원

등록 2011.03.08.
일본 민주당 정권의 차기 총리 후보로 꼽히던 마에하라 세이지 외상이 물러났습니다. 2005년부터 4년간 재일 한국인으로부터 총 20만 엔, 우리 돈으로 약 268만 원의 정치헌금을 받은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정치자금규정법은 정치인이 외국인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을 수 없도록 돼 있습니다.
올해 48세인 마에하라 외상은 1993년 중의원 의원에 첫 당선된 6선 의원입니다. 2008년 정권교체 이후 국토교통상으로 입각한 뒤 작년 9월 핵심 각료인 외무상으로 옮겼습니다. 참신하고 단호한 이미지와, 한국 미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외교노선으로 탄탄대로를 밟아왔지만 결국 그리 많지 않은 돈 문제로 큰 정치적 좌절을 맞게 됐습니다.
마에하라 외상의 퇴진은 일부 한국 정치인의 과거와 현재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김대중 정부 시절 대통령 공보수석비서관과 비서실장, 문화관광부장관을 거치면서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던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대표적 케이스입니다. 그는 대북(對北) 불법송금과 거액의 수뢰 혐의로 노무현 정부 시절 구속돼 실형을 살았지만 특별사면을 받아 여의도 입성에 성공한 뒤 갈수록 기세가 등등합니다.
대북 송금 수사 결과를 보면 박 원내대표는 DJ정부의 권력자일 때 하루 숙박료가 40만 원인 한화그룹 계열 프라자호텔의 비즈니스룸을 수시로 공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돈을 내지 않고 사용한 숙박료 총액이 약 1억 원 정도였으니 235회 정도 이용한 셈입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수사 당시 그의 두 딸은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던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이런 구악 정치인이 활개를 치면서 정치권의 실력자로 행세하는 현실이니 `입법 로비`와 관련된 일부 여야 의원이 반성하기는커녕 동료의원들을 끌어들여 정치자금법을 개악하려고 시도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전남 순천에서 재선의원을 지낸 김경재 전 민주당 의원은 "박지원 원내대표의 말장난은 새로운 공작정치 수준으로 그의 입을 막지 못하면 민주당의 집권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했습니다. 김 전 의원의 지적은 한국 정치 현실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합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권순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

일본 민주당 정권의 차기 총리 후보로 꼽히던 마에하라 세이지 외상이 물러났습니다. 2005년부터 4년간 재일 한국인으로부터 총 20만 엔, 우리 돈으로 약 268만 원의 정치헌금을 받은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정치자금규정법은 정치인이 외국인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을 수 없도록 돼 있습니다.
올해 48세인 마에하라 외상은 1993년 중의원 의원에 첫 당선된 6선 의원입니다. 2008년 정권교체 이후 국토교통상으로 입각한 뒤 작년 9월 핵심 각료인 외무상으로 옮겼습니다. 참신하고 단호한 이미지와, 한국 미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외교노선으로 탄탄대로를 밟아왔지만 결국 그리 많지 않은 돈 문제로 큰 정치적 좌절을 맞게 됐습니다.
마에하라 외상의 퇴진은 일부 한국 정치인의 과거와 현재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김대중 정부 시절 대통령 공보수석비서관과 비서실장, 문화관광부장관을 거치면서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던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대표적 케이스입니다. 그는 대북(對北) 불법송금과 거액의 수뢰 혐의로 노무현 정부 시절 구속돼 실형을 살았지만 특별사면을 받아 여의도 입성에 성공한 뒤 갈수록 기세가 등등합니다.
대북 송금 수사 결과를 보면 박 원내대표는 DJ정부의 권력자일 때 하루 숙박료가 40만 원인 한화그룹 계열 프라자호텔의 비즈니스룸을 수시로 공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돈을 내지 않고 사용한 숙박료 총액이 약 1억 원 정도였으니 235회 정도 이용한 셈입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수사 당시 그의 두 딸은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던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이런 구악 정치인이 활개를 치면서 정치권의 실력자로 행세하는 현실이니 `입법 로비`와 관련된 일부 여야 의원이 반성하기는커녕 동료의원들을 끌어들여 정치자금법을 개악하려고 시도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전남 순천에서 재선의원을 지낸 김경재 전 민주당 의원은 "박지원 원내대표의 말장난은 새로운 공작정치 수준으로 그의 입을 막지 못하면 민주당의 집권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했습니다. 김 전 의원의 지적은 한국 정치 현실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합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권순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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