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 : 일본의 리더십
등록 2011.03.21.미야기 현에 사는 오하라 에리코 씨는 엿새 만에 남편의 주검을 접했는데, 남편의 가방 에서 선물로 보이는 반지를 발견했다지요. 며칠 전 남편에게 "나도 반지 같은 걸 갖고 싶다"고 한 적이 있었는데, 남편이 그 말을 기억했다가 화이트 데이(3월 14일) 선물로 준비했던 모양입니다. 살아있을 때 서로 잘 해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일본 경찰청은 어제 밤까지 확인된 사망·실종자 수가 2만1천381명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여기에 지진과 쓰나미, 또 원자력발전소의 방사선 누출 사태로 피난민 생활을 하는 사람이 35만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이루 말할 수 없이 끔찍한 상황인데도 살아남은 사람들은 여전히 침착하고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여줘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 더 배가 고픈 사람을 위해 우동 한 그릇을 양보하고, 물 한통 받기 위해 몇 시간씩 조용히 줄서서 기다리는 모습입니다. 어찌 보면 무서울 수도 있는 태도지요.
이는 '남에게 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정신이 일본문화에 깊이 뿌리박혀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섬나라여서 그 속에서 사이좋게 지내지 않으면 도망갈 데가 없습니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튀지 말라고 배웠고, 감정을 감추고, 운명에 순응하는 것을 체질화했습니다.
문제는 정해진 매뉴얼에서 벗어나는 상황이 벌어지면 대응을 못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같으면 번득이는 상상력을 발휘해서 과감하게, 한번 결단해 볼만한 일도 일본사람들은 안 하고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처럼 엄청난 위기 때 필요한 사람이 바로 그런 리더일 것입니다. 늘 반목하던 여야 정치인들부터 하나로 모으고, 이번 기회에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경제사회 개혁을 과감히 해내는 강한 리더의 용기가 절실합니다. 우리는 과거 일본이 위기를 극복했듯이 이번에도 이겨내고 더 발전할 것을 믿습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11일 동일본 대지진이 터진지 꼭 열흘이 됐지만 아직도 가슴 아픈 뉴스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학교에 있거나 회사에 있다 쓰나미를 만나서 입때껏 서로 생사도 알지 못하는 가족도 적지 않습니다.
미야기 현에 사는 오하라 에리코 씨는 엿새 만에 남편의 주검을 접했는데, 남편의 가방 에서 선물로 보이는 반지를 발견했다지요. 며칠 전 남편에게 "나도 반지 같은 걸 갖고 싶다"고 한 적이 있었는데, 남편이 그 말을 기억했다가 화이트 데이(3월 14일) 선물로 준비했던 모양입니다. 살아있을 때 서로 잘 해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일본 경찰청은 어제 밤까지 확인된 사망·실종자 수가 2만1천381명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여기에 지진과 쓰나미, 또 원자력발전소의 방사선 누출 사태로 피난민 생활을 하는 사람이 35만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이루 말할 수 없이 끔찍한 상황인데도 살아남은 사람들은 여전히 침착하고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여줘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 더 배가 고픈 사람을 위해 우동 한 그릇을 양보하고, 물 한통 받기 위해 몇 시간씩 조용히 줄서서 기다리는 모습입니다. 어찌 보면 무서울 수도 있는 태도지요.
이는 '남에게 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정신이 일본문화에 깊이 뿌리박혀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섬나라여서 그 속에서 사이좋게 지내지 않으면 도망갈 데가 없습니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튀지 말라고 배웠고, 감정을 감추고, 운명에 순응하는 것을 체질화했습니다.
문제는 정해진 매뉴얼에서 벗어나는 상황이 벌어지면 대응을 못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같으면 번득이는 상상력을 발휘해서 과감하게, 한번 결단해 볼만한 일도 일본사람들은 안 하고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처럼 엄청난 위기 때 필요한 사람이 바로 그런 리더일 것입니다. 늘 반목하던 여야 정치인들부터 하나로 모으고, 이번 기회에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경제사회 개혁을 과감히 해내는 강한 리더의 용기가 절실합니다. 우리는 과거 일본이 위기를 극복했듯이 이번에도 이겨내고 더 발전할 것을 믿습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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