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 : 탈세 로비 수단으로 변질되는 미술품

등록 2011.03.24.
검찰이 오리온 그룹의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미술품이 돈 세탁 수단으로 이용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오리온 측은 건설 공사를 통해 4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했으며 이 돈이 서미갤러리로 흘러들어 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서미갤러리로 들어간 돈은 미술품 구입대금으로 세탁돼 다시 오리온 측의 비자금으로 돌아갔다는 것입니다. 검찰의 판단이 옳다면 미술품 매매가 비자금 조성의 통로로 쓰이고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미술품이 탈세나 비리의 수단으로 지목된 것은 이번뿐이 아닙니다. 한상률 전 국세청창은 국세청 차장 시절 인사 청탁을 위해 최욱경 화백의 그림 `학동마을`을 상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2008년 삼성 비자금 특검 때도 리히텐슈타인의 그림 `행복한 눈물`이 비자금으로 구입됐다는 의심을 받았습니다. 이런 의혹에는 서미갤러리가 관련이 돼 있었습니다.

미술계에서는 상속세나 증여세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미술품이 이용되고 있다는 증언도 나옵니다. 미술품 한 점은 수 십 억 원에 거래되기도 합니다. 자녀에게 돈을 주거나 부동산을 물려주면 상당 부분을 세금으로 내야 하지만 미술품은 상속이나 증여 사실이 잘 포착되지 않습니다. 미술품 가격은 일률적으로 판단하기도 어렵습니다. 한 작품을 1억원에 팔고서도 100만원에 판매했다고 주장하면 사실을 입증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 차액이 비자금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미술품의 이 같은 특성 때문에 앞으로도 비슷한 사례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를 막을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점입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미술품 유통 과정을 투명화 해가는 일이 필요합니다. 미술품이 불법 수단으로 악용되는 일이 자주 일어나면 문화 전반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사회적으로 미술품 거래 전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건전한 미술품 거래마저 위축될 수 있습니다. 화랑업계 역시 투명성 강화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지금까지 동아논평이었습니다.

검찰이 오리온 그룹의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미술품이 돈 세탁 수단으로 이용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오리온 측은 건설 공사를 통해 4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했으며 이 돈이 서미갤러리로 흘러들어 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서미갤러리로 들어간 돈은 미술품 구입대금으로 세탁돼 다시 오리온 측의 비자금으로 돌아갔다는 것입니다. 검찰의 판단이 옳다면 미술품 매매가 비자금 조성의 통로로 쓰이고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미술품이 탈세나 비리의 수단으로 지목된 것은 이번뿐이 아닙니다. 한상률 전 국세청창은 국세청 차장 시절 인사 청탁을 위해 최욱경 화백의 그림 `학동마을`을 상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2008년 삼성 비자금 특검 때도 리히텐슈타인의 그림 `행복한 눈물`이 비자금으로 구입됐다는 의심을 받았습니다. 이런 의혹에는 서미갤러리가 관련이 돼 있었습니다.

미술계에서는 상속세나 증여세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미술품이 이용되고 있다는 증언도 나옵니다. 미술품 한 점은 수 십 억 원에 거래되기도 합니다. 자녀에게 돈을 주거나 부동산을 물려주면 상당 부분을 세금으로 내야 하지만 미술품은 상속이나 증여 사실이 잘 포착되지 않습니다. 미술품 가격은 일률적으로 판단하기도 어렵습니다. 한 작품을 1억원에 팔고서도 100만원에 판매했다고 주장하면 사실을 입증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 차액이 비자금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미술품의 이 같은 특성 때문에 앞으로도 비슷한 사례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를 막을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점입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미술품 유통 과정을 투명화 해가는 일이 필요합니다. 미술품이 불법 수단으로 악용되는 일이 자주 일어나면 문화 전반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사회적으로 미술품 거래 전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건전한 미술품 거래마저 위축될 수 있습니다. 화랑업계 역시 투명성 강화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지금까지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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