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호-전창진 감독
등록 2011.10.04.방금 들은 멜로디. 전화를 잘못 건 줄 알았다. 프로야구 롯데 양승호 감독(51)의 휴대전화 통화 연결음은 가수 백지영의 ‘그 여자’, 프로농구 KT 전창진 감독(48)은 배우 현빈의 ‘그 남자’였다. 백지영과 현빈은 한 드라마의 주제곡을 나눠 불렀다. 같은 노래를 좋아하는 두 남자가 부산에서 만났다. 한 남자는 국내 최고의 인기 구단을 이끌고 사령탑 첫 해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다른 한 남자는 프로농구 개막(13일)을 앞두고 있다. 서로의 팬을 자처하는 두 남자의 대화는 2시간 넘게 이어졌다.
● 나는 양 감독 팬이다
양승호 감독(이하 양)=허허. 전 감독. 오랜만이야. 같이 부산 팀을 맡았어도 종목이 다르니까 만나기 쉽지 않네.
전창진 감독(이하 전)=잘 지내셨죠? 프로야구 결과는 매일 언론을 통해 꼼꼼히 챙기고 있어요(전 감독은 롯데의 남은 경기 일정을 꿰뚫고 있었다. 2위로 플레이오프에 자력 진출할 수 있는 매직 넘버까지 꼽을 정도였다). 그런데 선배님, 그거 아세요? 제가 롯데 경기에 징크스가 있는 것 같아요. 4월 3일 홈경기에서 시구를 했는데 그날 졌잖아요. 그리고 언젠가 전화 드린 적 있는데 그날도 롯데가 졌어요.
양=그럴 수도 있지. 팀이 만날 이기는 것도 아니고…. 그런 부담 갖지 말고 시간 날 때 언제든 연락하고 야구 보러 와.
전=롯데를 맡으신 이후 선배님을 보면서 많이 배웠어요. 선수들과 미팅하면서 소통을 강조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시던데…. 롯데가 확실히 달라지겠다고 생각했어요. 특히 시즌 초반 어려운 시기를 겪고도 중반 이후 치고 올라갈 때는 너무 기뻤습니다. 그런 뚝심 아무나 발휘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저라면 그렇게 못했을 거예요.
● 나는 전 감독 팬이다
양=무슨 소리야. 전 감독이 프로농구 명장이라는 건 다 아는 사실인데. 꼴찌 팀을 맡자마자 지난해 정규시즌 2위, 올해에는 우승까지 했잖아. 전 감독이 감독 생활하면서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데는 프런트 생활을 했던 게 많은 도움이 됐을 것 같아.
전=맞습니다. 실업팀에 입단했다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그만둔 뒤 매니저부터 시작했어요. 그 뒤 총무, 홍보, 운영 등 다양한 일을 경험했죠. 선수들이 원하는 게 뭔지, 구단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몸으로 부딪히며 깨달았어요. 그런 게 소중한 자산이 됐죠.
양=나도 프런트 생활을 해봐서 알지. 아무리 감독이 팀을 대표한다고 해도 무리한 요구를 하면 구단과 선수단 모두에 득이 될 게 없어. 그러고 보면 전 감독은 선수들을 장악하는 데도 탁월한 것 같아.
전=코트에서는 엄하게 해도 일과 후에는 간섭을 안 해요. 코치들에게 동선 보고만 하면 되죠. 모두 성인인데 술도 알아서 먹는 거죠. 저한테 걸리지만 않으면 돼요. 하하. 고민이 있는 선수들은 따로 만나 상담도 많이 해요.
양=맞아. 전 감독 말처럼 선수와 눈높이를 맞추는 게 중요하더라고. 승부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모두 감독 책임이야. 선수들은 경기를 할 때 최선을 다하면 그걸로 되는 거지.
● 우리는 부산의 감독이다
양=부산 팬들의 롯데에 대한 애정은 정말 대단해. 택시를 타도 기사 분이 ‘우리 감독님’ 하거든. 초반 성적이 좋지 않을 때는 지나친 관심이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어떡하나. 그게 롯데 감독의 운명인걸.
전=야구에 비하면 농구는 열기라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성적이 좋으니 부산 팬들이 농구장도 많이 찾아주시는 것 같아요. 구단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는 것도 큰 힘이 됩니다.
양=구단과의 관계는 감독이 잘 정립을 해야 돼. 시즌 초반 구단에 감독직을 걸고 요청한 사항이 있어. 해결이 안 되면 짐 싸서 올라가겠다고 했지. 다행히 구단에서 내 얘기를 들어줬고 그 뒤로는 그런 일이 없었지. 그나저나 시에서는 KT 농구단을 잘 지원해 주나?
전=그게 많이 아쉬워요. 부산 시민들을 위한 프로구단인데 시에서는 그렇게까지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경기장 전광판을 바꾸는 것도 마음대로 못하고 있습니다.
스포츠에 대한 시민들의 열기는 뜨겁지만 부산 연고 프로 팀들은 2000년대 들어 한 번도 우승한 적이 없다. 프로농구 원년인 1997년 기아가 우승한 게 마지막이다. 롯데는 1992년 우승을 마지막으로 20년째 무관이다. KT도 챔피언결정전 우승 경험이 없다.
양=지난 시즌 KT가 정규시즌에서 우승하고도 챔피언결정전에 진출 못해 안타까웠어. 이번에는 꼭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우승해야지?
전=아닙니다. 선배님이 먼저죠. 일단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뒤 한국시리즈에서 꼭 우승하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되면 그 기(氣)를 저한테 꼭 나눠 주셔야 돼요.
(후기) 부산을 대표하는 두 사령탑의 만남 이후 전 감독은 지난 달 30일 롯데와 두산의 경기가 열린 사직구장을 찾았다. 징크스(?) 탓에 선배에게 말도 못하고 야구장에 간 전 감독은 롯데가 이기자 함박웃음을 지었다. 롯데는 이날 승리로 플레이오프 직행의 8부 능선을 넘었다. 앞으로 사직구장에서는 전 감독을, 사직체육관에서는 양 감독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승건 기자
방금 들은 멜로디. 전화를 잘못 건 줄 알았다. 프로야구 롯데 양승호 감독(51)의 휴대전화 통화 연결음은 가수 백지영의 ‘그 여자’, 프로농구 KT 전창진 감독(48)은 배우 현빈의 ‘그 남자’였다. 백지영과 현빈은 한 드라마의 주제곡을 나눠 불렀다. 같은 노래를 좋아하는 두 남자가 부산에서 만났다. 한 남자는 국내 최고의 인기 구단을 이끌고 사령탑 첫 해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다른 한 남자는 프로농구 개막(13일)을 앞두고 있다. 서로의 팬을 자처하는 두 남자의 대화는 2시간 넘게 이어졌다.
● 나는 양 감독 팬이다
양승호 감독(이하 양)=허허. 전 감독. 오랜만이야. 같이 부산 팀을 맡았어도 종목이 다르니까 만나기 쉽지 않네.
전창진 감독(이하 전)=잘 지내셨죠? 프로야구 결과는 매일 언론을 통해 꼼꼼히 챙기고 있어요(전 감독은 롯데의 남은 경기 일정을 꿰뚫고 있었다. 2위로 플레이오프에 자력 진출할 수 있는 매직 넘버까지 꼽을 정도였다). 그런데 선배님, 그거 아세요? 제가 롯데 경기에 징크스가 있는 것 같아요. 4월 3일 홈경기에서 시구를 했는데 그날 졌잖아요. 그리고 언젠가 전화 드린 적 있는데 그날도 롯데가 졌어요.
양=그럴 수도 있지. 팀이 만날 이기는 것도 아니고…. 그런 부담 갖지 말고 시간 날 때 언제든 연락하고 야구 보러 와.
전=롯데를 맡으신 이후 선배님을 보면서 많이 배웠어요. 선수들과 미팅하면서 소통을 강조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시던데…. 롯데가 확실히 달라지겠다고 생각했어요. 특히 시즌 초반 어려운 시기를 겪고도 중반 이후 치고 올라갈 때는 너무 기뻤습니다. 그런 뚝심 아무나 발휘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저라면 그렇게 못했을 거예요.
● 나는 전 감독 팬이다
양=무슨 소리야. 전 감독이 프로농구 명장이라는 건 다 아는 사실인데. 꼴찌 팀을 맡자마자 지난해 정규시즌 2위, 올해에는 우승까지 했잖아. 전 감독이 감독 생활하면서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데는 프런트 생활을 했던 게 많은 도움이 됐을 것 같아.
전=맞습니다. 실업팀에 입단했다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그만둔 뒤 매니저부터 시작했어요. 그 뒤 총무, 홍보, 운영 등 다양한 일을 경험했죠. 선수들이 원하는 게 뭔지, 구단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몸으로 부딪히며 깨달았어요. 그런 게 소중한 자산이 됐죠.
양=나도 프런트 생활을 해봐서 알지. 아무리 감독이 팀을 대표한다고 해도 무리한 요구를 하면 구단과 선수단 모두에 득이 될 게 없어. 그러고 보면 전 감독은 선수들을 장악하는 데도 탁월한 것 같아.
전=코트에서는 엄하게 해도 일과 후에는 간섭을 안 해요. 코치들에게 동선 보고만 하면 되죠. 모두 성인인데 술도 알아서 먹는 거죠. 저한테 걸리지만 않으면 돼요. 하하. 고민이 있는 선수들은 따로 만나 상담도 많이 해요.
양=맞아. 전 감독 말처럼 선수와 눈높이를 맞추는 게 중요하더라고. 승부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모두 감독 책임이야. 선수들은 경기를 할 때 최선을 다하면 그걸로 되는 거지.
● 우리는 부산의 감독이다
양=부산 팬들의 롯데에 대한 애정은 정말 대단해. 택시를 타도 기사 분이 ‘우리 감독님’ 하거든. 초반 성적이 좋지 않을 때는 지나친 관심이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어떡하나. 그게 롯데 감독의 운명인걸.
전=야구에 비하면 농구는 열기라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성적이 좋으니 부산 팬들이 농구장도 많이 찾아주시는 것 같아요. 구단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는 것도 큰 힘이 됩니다.
양=구단과의 관계는 감독이 잘 정립을 해야 돼. 시즌 초반 구단에 감독직을 걸고 요청한 사항이 있어. 해결이 안 되면 짐 싸서 올라가겠다고 했지. 다행히 구단에서 내 얘기를 들어줬고 그 뒤로는 그런 일이 없었지. 그나저나 시에서는 KT 농구단을 잘 지원해 주나?
전=그게 많이 아쉬워요. 부산 시민들을 위한 프로구단인데 시에서는 그렇게까지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경기장 전광판을 바꾸는 것도 마음대로 못하고 있습니다.
스포츠에 대한 시민들의 열기는 뜨겁지만 부산 연고 프로 팀들은 2000년대 들어 한 번도 우승한 적이 없다. 프로농구 원년인 1997년 기아가 우승한 게 마지막이다. 롯데는 1992년 우승을 마지막으로 20년째 무관이다. KT도 챔피언결정전 우승 경험이 없다.
양=지난 시즌 KT가 정규시즌에서 우승하고도 챔피언결정전에 진출 못해 안타까웠어. 이번에는 꼭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우승해야지?
전=아닙니다. 선배님이 먼저죠. 일단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뒤 한국시리즈에서 꼭 우승하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되면 그 기(氣)를 저한테 꼭 나눠 주셔야 돼요.
(후기) 부산을 대표하는 두 사령탑의 만남 이후 전 감독은 지난 달 30일 롯데와 두산의 경기가 열린 사직구장을 찾았다. 징크스(?) 탓에 선배에게 말도 못하고 야구장에 간 전 감독은 롯데가 이기자 함박웃음을 지었다. 롯데는 이날 승리로 플레이오프 직행의 8부 능선을 넘었다. 앞으로 사직구장에서는 전 감독을, 사직체육관에서는 양 감독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승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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