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근아 반갑다” 친정집(넥센) 잔치 열렸네
등록 2011.11.30.긴 여행 마친 아들을 반기듯 훈훈
이장석 대표 “잃었던 선수 찾은 것”
이택근 “좋은 활약으로 보답 할 것”
행사의 타이틀은 ‘입단식’이 아니라 ‘환영식’이었다. 단상에 걸린 현수막에는 흙 묻은 넥센 29번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사진이 여러 장 걸려 있었다. 정든 친정팀에 금의환향했기에 가능한 풍경들. 2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이택근(31)의 공식 기자회견은 부모가 집 나갔다 돌아온 아들에게 따뜻한 밥상을 차려 주듯 훈훈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이택근 “후배들에게 본보기 되는 선배 되고파”
검은색 정장을 차려 입은 이택근이 밝은 표정으로 나타났다. 기자회견장 뒤에 조용히 서 있던 부모의 얼굴에는 자랑스러운 기색이 비쳤다. 동석한 이장석 대표와 김시진 감독의 표정도 뿌듯하기는 마찬가지.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시 세례 속을 입을 연 이택근은 “당장의 각오보다는 야구장에서의 좋은 활약을 하는 게 넥센팬들에게 보답하는 길인 것 같다”고 했다.
이택근은 2003년 넥센의 전신 현대에 입단한 뒤 7시즌 동안 팀을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차기 주장감으로 통할 정도로 리더십도 발휘했다. 하지만 2009년 겨울 현금 포함 트레이드로 LG 유니폼을 입었고, 2년간 그라운드 안팎에서 위축돼 있었다. 다시 돌아온 넥센에서 새로운 의지에 불타는 게 당연하다. 이택근은 “떠날 때는 중고참이었는데 이제 고참이 돼 있다”면서 “현대 시절부터 팀에 좋은 선배들이 많아서 곁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이제 내가 그 역할을 하고 싶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이 대표가 “이택근을 영입한 것은 단순히 성적을 위해서가 아니다”라고 강조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선수만큼 많은 질문을 받은 이장석 대표
이택근을 위해 4년간 50억원을 쓰기로 한 이 대표는 주인공 못지않게 많은 질문을 받았다. 프리에이전트(FA) 계약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팬들이 향후 이택근의 ‘활용도’에 대해 이런저런 억측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앞으로 10년, 20년 후에도 여전히 의심을 품는 분들이 계실 것”이라고 잘라 말하면서 “이것 하나는 확실히 말씀드리고 싶다. 이택근 선수에게 ‘공격적 투자’를 한 게 아니라 그냥 잃었던 우리 선수를 다시 찾아온 것이다. 팀 내부적으로는 이 자리가 정말 소중한 순간”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택근을 떠나보냈던 당시의 심정을 ‘참담’이란 단어로 표현하기도 했다. “내년에 어느 정도 성적을 내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떠났던 친정팀에 연착륙하고 팀에 기여하는 선수가 돼준다면 그것으로 만족”이라면서 “다른 팬들도 지지해주시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계약 때 이택근을 울게 만들었다는 바로 그 ‘진정성’을 강조한 것이다.
●턱돌이와 약속한 ‘세리머니’
계약 발표 후 시간이 한참 흐른 탓인지, 정작 이택근에게 쏟아진 질문 공세는 많지 않았다. 여러 차례 인터뷰를 통해 이미 복귀 심경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보다 못한 ‘턱돌이’ 길윤호 씨가 ‘활력소’로 나섰다. 길 씨는 대뜸 “다시 만나 반갑다”는 인사와 함께 “그동안 그라운드에서 별다른 퍼포먼스가 없었는데 앞으로 새로운 세리머니를 해볼 생각은 없느냐”고 물었다. 이택근은 “따로 계획은 없지만 ‘턱돌이’씨가 부탁한다면 생각해 보겠다”는 대답으로 위기(?)를 넘기려 했다. 하지만 길 씨는 “약속을 해 달라”며 확답을 요구했고, 결국 “세리머니를 준비하겠다”는 체념의 답변을 이끌어냈다. 장내에 폭소가 터진 것은 물론이다.
한편 이택근의 주 포지션은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정해질 전망이다. 김시진 감독은 “이택근 영입 덕분에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LG에서 여러 포지션을 맡았기 때문에 선수와 충분히 상의하고 훈련을 해본 후 결정하겠다”면서 “타순은 아무래도 중심 쪽에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스포츠동아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영상=동아일보 사진부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넥센 복귀 이택근 환영식 풍경
긴 여행 마친 아들을 반기듯 훈훈
이장석 대표 “잃었던 선수 찾은 것”
이택근 “좋은 활약으로 보답 할 것”
행사의 타이틀은 ‘입단식’이 아니라 ‘환영식’이었다. 단상에 걸린 현수막에는 흙 묻은 넥센 29번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사진이 여러 장 걸려 있었다. 정든 친정팀에 금의환향했기에 가능한 풍경들. 2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이택근(31)의 공식 기자회견은 부모가 집 나갔다 돌아온 아들에게 따뜻한 밥상을 차려 주듯 훈훈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이택근 “후배들에게 본보기 되는 선배 되고파”
검은색 정장을 차려 입은 이택근이 밝은 표정으로 나타났다. 기자회견장 뒤에 조용히 서 있던 부모의 얼굴에는 자랑스러운 기색이 비쳤다. 동석한 이장석 대표와 김시진 감독의 표정도 뿌듯하기는 마찬가지.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시 세례 속을 입을 연 이택근은 “당장의 각오보다는 야구장에서의 좋은 활약을 하는 게 넥센팬들에게 보답하는 길인 것 같다”고 했다.
이택근은 2003년 넥센의 전신 현대에 입단한 뒤 7시즌 동안 팀을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차기 주장감으로 통할 정도로 리더십도 발휘했다. 하지만 2009년 겨울 현금 포함 트레이드로 LG 유니폼을 입었고, 2년간 그라운드 안팎에서 위축돼 있었다. 다시 돌아온 넥센에서 새로운 의지에 불타는 게 당연하다. 이택근은 “떠날 때는 중고참이었는데 이제 고참이 돼 있다”면서 “현대 시절부터 팀에 좋은 선배들이 많아서 곁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이제 내가 그 역할을 하고 싶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이 대표가 “이택근을 영입한 것은 단순히 성적을 위해서가 아니다”라고 강조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선수만큼 많은 질문을 받은 이장석 대표
이택근을 위해 4년간 50억원을 쓰기로 한 이 대표는 주인공 못지않게 많은 질문을 받았다. 프리에이전트(FA) 계약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팬들이 향후 이택근의 ‘활용도’에 대해 이런저런 억측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앞으로 10년, 20년 후에도 여전히 의심을 품는 분들이 계실 것”이라고 잘라 말하면서 “이것 하나는 확실히 말씀드리고 싶다. 이택근 선수에게 ‘공격적 투자’를 한 게 아니라 그냥 잃었던 우리 선수를 다시 찾아온 것이다. 팀 내부적으로는 이 자리가 정말 소중한 순간”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택근을 떠나보냈던 당시의 심정을 ‘참담’이란 단어로 표현하기도 했다. “내년에 어느 정도 성적을 내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떠났던 친정팀에 연착륙하고 팀에 기여하는 선수가 돼준다면 그것으로 만족”이라면서 “다른 팬들도 지지해주시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계약 때 이택근을 울게 만들었다는 바로 그 ‘진정성’을 강조한 것이다.
●턱돌이와 약속한 ‘세리머니’
계약 발표 후 시간이 한참 흐른 탓인지, 정작 이택근에게 쏟아진 질문 공세는 많지 않았다. 여러 차례 인터뷰를 통해 이미 복귀 심경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보다 못한 ‘턱돌이’ 길윤호 씨가 ‘활력소’로 나섰다. 길 씨는 대뜸 “다시 만나 반갑다”는 인사와 함께 “그동안 그라운드에서 별다른 퍼포먼스가 없었는데 앞으로 새로운 세리머니를 해볼 생각은 없느냐”고 물었다. 이택근은 “따로 계획은 없지만 ‘턱돌이’씨가 부탁한다면 생각해 보겠다”는 대답으로 위기(?)를 넘기려 했다. 하지만 길 씨는 “약속을 해 달라”며 확답을 요구했고, 결국 “세리머니를 준비하겠다”는 체념의 답변을 이끌어냈다. 장내에 폭소가 터진 것은 물론이다.
한편 이택근의 주 포지션은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정해질 전망이다. 김시진 감독은 “이택근 영입 덕분에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LG에서 여러 포지션을 맡았기 때문에 선수와 충분히 상의하고 훈련을 해본 후 결정하겠다”면서 “타순은 아무래도 중심 쪽에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스포츠동아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영상=동아일보 사진부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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