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있는 촛불까지 보이는 망원경 제작현장
등록 2012.01.20.○ 무게 16t 거울 7개 거대 망원경 GMT 제작
용광로에 보로실리케이트라는 유리 덩어리가 20여 t 담겨 있다. 용광로가 회전하며 가열하면 지름 8.4m의 거대한 오목 거울로 탈바꿈한다. 미국 애리조나대·GMTO·스튜어트천문대 레이 버트럼 씨 제공
“현재 섭씨 900도가 넘는 용광로 안에서 보로실리케이트란 유리 덩어리 20여 t을 녹이고 있습니다. 지름이 8.4m에 이르는 거대한 반사경을 만드는 중이죠. 거대마젤란망원경(GMT)의 두 번째 거울입니다.”
로저 에인절 미러 랩 소장의 설명이다. 반사경은 최고 섭씨 1165도에 이르면 커다란 접시 모양의 포물면을 갖게 되고 그 뒤 약 3개월간 천천히 식히는 과정을 거친다. 에인절 소장은 “거울 뒷면을 속 빈 벌집 구조로 만들어 가벼울 뿐 아니라 쉽게 식는다”고 설명했다. 가볍다고 해도 완성된 거울의 무게는 무려 16t.
미러 랩의 다른 방에서는 둥근 아이스링크 모양의 커다란 거울 위에서 지름 1.2m의 연마기가 돌며 구석구석 다듬고 있었다. 에인절 소장은 “완성 단계에 접어든 GMT의 첫 번째 거울로 표면의 95%가 머리카락 굵기 수천분의 1 수준인 20nm(나노미터·1nm는 10억 분의 1m)로 정밀하게 다듬어져 있다”고 말했다.
GMT는 지름 8.4m의 거울(주경·primary mirror) 7장으로 구성되는 거대 망원경이다. 하나를 중심으로 나머지 6장이 둥그렇게 배열돼 지름 25m의 거대한 반사경 하나를 이루게 된다. 주변의 거울 6장은 우주에서 오는 빛을 비스듬히 반사해 반대쪽에 있는 부경(secondary mirror)으로 보내는 구조(비축 구조)다.
에인절 소장은 “지름 8.4m의 거울을 비축(off-axis) 구조로 만들기는 처음이기 때문에 첫 번째 거울을 만드는 데 약 7년이 걸렸다”며 “기술적 어려움을 돌파한 만큼 두 번째 거울부터는 2년 내에 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우주정거장의 우주인도 식별 가능
거울을 만드는 재료인 보로실리케이트를 검사하고 있다. 흠이 없어야 채택된다. 미국 애리조나대·GMTO·스튜어트천문대 레이 버트럼 씨 제공
GMT는 미국, 한국, 호주의 10개 기관이 참여해 2020년 칠레 라스캄파나스에 건설될 예정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이 국내 천문학계를 대표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기관인 거대마젤란망원경조직(GMTO)은 이달 14·15일 이틀간 미국 애리조나대에서 ‘GMT 2번째 거울 제작 시작 기념행사’를 열었다. 리처드 메서브 카네기연구소 소장, 마이클 카듀홀 호주국립대 부총장, 김호일 천문연 광학천문본부 본부장 등이 참가했다.
김 본부장은 “우리나라는 GMT 예산(7억 달러)의 약 10%를 분담한다”며 “우리도 GMT 부경과 관측 장비 제작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부경도 주경처럼 7장으로 구성될 예정인데, 부경 1장도 지름이 1m가 넘는다. 미국국립천문대(NOAO) 조명규 박사는 “부경 7장을 비축 구조로 1장처럼 배열하는 동시에 부경과 주경을 일대일로 대응시키는 작업은 처음”이라며 “새로운 도전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경에는 바람, 대기, 진동 등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술을 적용한다. GMT 한국 측 사업책임자인 박병곤 천문연 광학망원경사업센터장은 “부경 전체를 움직이거나 부경 뒤에 연필 크기의 피스톤 수백 개를 붙여 거울면을 미세하게 변형시키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작업이 성공하면 GMT는 허블우주망원경보다 뛰어난 성능을 보이게 된다. 패트릭 매카시 GMTO 소장은 “GMT는 허블우주망원경보다 집광력이 100배, 분해능력(빛을 식별하는 능력)이 10배 좋아 달에 켜져 있는 촛불을 볼 수 있을 정도”라며 “GMT가 완성되면 우주에서 처음 태어난 별, 지구형 외계행성 등을 직접 촬영할 수 있으며 우주 최대 미스터리인 암흑에너지의 비밀도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손(미국)=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cosmos@donga.com
○ 무게 16t 거울 7개 거대 망원경 GMT 제작
용광로에 보로실리케이트라는 유리 덩어리가 20여 t 담겨 있다. 용광로가 회전하며 가열하면 지름 8.4m의 거대한 오목 거울로 탈바꿈한다. 미국 애리조나대·GMTO·스튜어트천문대 레이 버트럼 씨 제공
“현재 섭씨 900도가 넘는 용광로 안에서 보로실리케이트란 유리 덩어리 20여 t을 녹이고 있습니다. 지름이 8.4m에 이르는 거대한 반사경을 만드는 중이죠. 거대마젤란망원경(GMT)의 두 번째 거울입니다.”
로저 에인절 미러 랩 소장의 설명이다. 반사경은 최고 섭씨 1165도에 이르면 커다란 접시 모양의 포물면을 갖게 되고 그 뒤 약 3개월간 천천히 식히는 과정을 거친다. 에인절 소장은 “거울 뒷면을 속 빈 벌집 구조로 만들어 가벼울 뿐 아니라 쉽게 식는다”고 설명했다. 가볍다고 해도 완성된 거울의 무게는 무려 16t.
미러 랩의 다른 방에서는 둥근 아이스링크 모양의 커다란 거울 위에서 지름 1.2m의 연마기가 돌며 구석구석 다듬고 있었다. 에인절 소장은 “완성 단계에 접어든 GMT의 첫 번째 거울로 표면의 95%가 머리카락 굵기 수천분의 1 수준인 20nm(나노미터·1nm는 10억 분의 1m)로 정밀하게 다듬어져 있다”고 말했다.
GMT는 지름 8.4m의 거울(주경·primary mirror) 7장으로 구성되는 거대 망원경이다. 하나를 중심으로 나머지 6장이 둥그렇게 배열돼 지름 25m의 거대한 반사경 하나를 이루게 된다. 주변의 거울 6장은 우주에서 오는 빛을 비스듬히 반사해 반대쪽에 있는 부경(secondary mirror)으로 보내는 구조(비축 구조)다.
에인절 소장은 “지름 8.4m의 거울을 비축(off-axis) 구조로 만들기는 처음이기 때문에 첫 번째 거울을 만드는 데 약 7년이 걸렸다”며 “기술적 어려움을 돌파한 만큼 두 번째 거울부터는 2년 내에 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우주정거장의 우주인도 식별 가능
거울을 만드는 재료인 보로실리케이트를 검사하고 있다. 흠이 없어야 채택된다. 미국 애리조나대·GMTO·스튜어트천문대 레이 버트럼 씨 제공
GMT는 미국, 한국, 호주의 10개 기관이 참여해 2020년 칠레 라스캄파나스에 건설될 예정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이 국내 천문학계를 대표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기관인 거대마젤란망원경조직(GMTO)은 이달 14·15일 이틀간 미국 애리조나대에서 ‘GMT 2번째 거울 제작 시작 기념행사’를 열었다. 리처드 메서브 카네기연구소 소장, 마이클 카듀홀 호주국립대 부총장, 김호일 천문연 광학천문본부 본부장 등이 참가했다.
김 본부장은 “우리나라는 GMT 예산(7억 달러)의 약 10%를 분담한다”며 “우리도 GMT 부경과 관측 장비 제작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부경도 주경처럼 7장으로 구성될 예정인데, 부경 1장도 지름이 1m가 넘는다. 미국국립천문대(NOAO) 조명규 박사는 “부경 7장을 비축 구조로 1장처럼 배열하는 동시에 부경과 주경을 일대일로 대응시키는 작업은 처음”이라며 “새로운 도전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경에는 바람, 대기, 진동 등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술을 적용한다. GMT 한국 측 사업책임자인 박병곤 천문연 광학망원경사업센터장은 “부경 전체를 움직이거나 부경 뒤에 연필 크기의 피스톤 수백 개를 붙여 거울면을 미세하게 변형시키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작업이 성공하면 GMT는 허블우주망원경보다 뛰어난 성능을 보이게 된다. 패트릭 매카시 GMTO 소장은 “GMT는 허블우주망원경보다 집광력이 100배, 분해능력(빛을 식별하는 능력)이 10배 좋아 달에 켜져 있는 촛불을 볼 수 있을 정도”라며 “GMT가 완성되면 우주에서 처음 태어난 별, 지구형 외계행성 등을 직접 촬영할 수 있으며 우주 최대 미스터리인 암흑에너지의 비밀도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손(미국)=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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