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주윤하 “우등생의 일탈? 스토커 잡고 가수 됐어요”

등록 2012.02.16.

《모든 게 멈춘 밤. 깨닫게 됐던 우리의 나약함. 아무리 애를 써 붙잡으려 해도…너라는 희망을 가져가줘. 이젠 네가 남긴 네가 버린 기억도 모두 가져가줘. 이런 날 지켜줄 상처들만 남겨줘.》 -‘당신의 평화는 나약하다’ 중에서-

중저음의 목소리와 큰 키, 헝클어진 머리칼과 멋을 안 낸 듯 신경 쓴 스타일링, 훈훈한 외모로 첫눈에 봐도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만 같은 가수 주윤하(33)를 만났다. 그는 4인조 남성 모던록 밴드 ‘보드카레인’의 베이스이자 리더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먹먹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전달하는 노래와는 달리 따뜻한 미소로 악수를 건네는 그의 모습에서 인터뷰 전 나 홀로 만들었던 상상 속 주윤하는 일순간 사라졌다.

주윤하는 2005년 초등학교 동창인 안승준과 자급자족 밴드 ‘보드카레인’(보컬 안승준·33, 베이스 주윤하, 기타 이해완·32, 드럼 서상준·28)을 결성한 후 3장의 정규 앨범과 EP 2장 등 총 6장의 앨범을 발매하고 인디씬은 물론 대중적으로도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2011년 4월 팀이 잠정 휴지기에 들어가면서 주윤하는 본격적으로 솔로 음반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는 같은 해 11월과 12월 싱글 ‘HATE’와 ‘집으로’를 차례대로 공개했다. 이어 2012년 1월 정규 1집 ‘on the way home’을 발매했다. 그는 1집에 수록된 전곡의 작사와 작곡을 포함해 연주, 프로듀싱까지 모두 직접 작업했다.

“사랑과 꿈을 수없이 잃었던 나약하고 외로운 사람들, 우리는 모두 그런 사람들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싶었어요. 우리는 떠난 이를 그리워하다 미워하죠. 그러다 그런 자신을 더 미워하게 되고 결국 그 사람을 잊죠. 당시엔 세상 전부지만 잊혀지면 많은 과거 중 하나가 되고…”

주윤하에게 있어 음악은 영혼·감성의 결과물 같다. 그는 이번 앨범을 매개체로 세상을 향한 가슴 속 진솔한 이야기를 꺼내어 냈다. 또 10년간 쉼 없이 한 밴드를 이끌어온 뮤지션으로서의 내공을 입증하며 새로운 ‘싱어송라이터’의 탄생을 알렸다.

▶ 장롱에 숨어 기타 치던 소년, 이별을 노래하다

“(주윤하는) 보기 어려운 감수성의 소유자다. 음악은 여리지만, 캐릭터는 전혀 여리지 않다. 독특하면서도 이중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의 음악 역시 그와 같다.” (안승준)

모든 부모가 그렇듯 우등생이었던 그가 음악을 하는 것을 그의 부모님도 반대했다. 그는 중학교 2학년 때 기타가 너무 치고 싶어 부모님 몰래 옷장에 들어가 기타연습을 했다. 방문을 닫고 에어기타를 치다 등골이 싸늘해 눈을 떠보면 어김없이 아버지께서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계셨다고.

“부모님의 허락은 정말 엉뚱하게 이루어졌어요. 하하. 그 당시 누나를 쫓아다니던 스토커가 있었어요. 하루는 그 전화를 우연히 제가 받았는데 술 취한 스토커를 꽤 조리 있게 설득시켰죠. 통화 내용은 모두 녹취가 됐고요. 그걸 들으신 아버지께서 이 정도면 뭘 해도 혼자 살아갈 수 있겠다 싶으셨나 봐요. 그 이후로는 베이스 기타도 사주시고 지지해주셨어요”

그 후 주윤하는 유학을 준비했다. 외국에서 더욱 체계적으로 음악공부를 하고 싶다는 욕심과 좋아하던 가수들과 사제지간이 되고 싶지 않았다는 막연한 욕심 때문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외국의 유명한 음대에 합격했지만, ‘IMF 사태’라는 국내 사정이 그에게서 ‘유학’ 빼앗아 갔다. 바라던 유학은 포기해야 했지만, 그는 결국 존경하던 뮤지션들과 형·동생으로 만나 함께 음악 하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싶다는 꿈을 모두 이뤘다.

▶짙은 감수성 + 단단한 캐릭터 = 주윤하 & ‘on the way home’

오랜 벗이자 동료인 안승준이 영국으로 유학을 떠난 뒤 팀이 휴지기에 들어가면 그동안 하고 싶던 공부와 음악, 여행 등 하고 싶던 일들을 하겠다던 주윤하는 슬럼프에 빠졌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힘들고 외로웠어요. 모든 게 멈췄으니까요. 막상 에너지 넘치게 할 수 없었어요. 오롯이 혼자였어요. 비관적인 생각도 들었으니까요. ‘내가 왜 음악을 하고 있지? 누구를 위한 음악이고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것은 뭐지?’라는 의구심이 가득했죠. 그맘때쯤 SNS를 통해 모두가 외로워한단 걸 알았어요. 다 고단해 보이더라고요.”

이런 시간은 그를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 줬다. 곡 녹음 도중 많이 울 수밖에 없었다던 그는 깔끔한 녹음 기법보다는 감정이 잘 전달되는 쪽을 선택했다. 자연스레 그는 기술적인 면이 부족하더라도 감정이 충분히 담겼다면 그걸로 만족했다.

주윤하의 마음을 알아서였을까? 이번 앨범에는 정원영, 손성제, 아스트로 비츠, 이상순, 토마스쿡, 조재범, 디어클라우드, 나희경 등 내로라하는 국내 뮤지션들이 총출동했다.

주윤하는 그들의 이름을 열거하며 ‘감사하다’는 말을 수없이 되풀이했다. 그렇게 고마우면 그들에게 보드카라도 사라는 기자의 농에 그는 진지한 얼굴로 “그럼요. 열심히 약속 잡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앨범이 어떠냐고 그가 기자에게 물었다. 음악을 듣는 내내 술이 생각났다고 말했다. 그는 “술이요? 아마도 전달하고자 했던 진정성과 울컥했던 제 감정을 느꼈기 때문일 거예요. 기술적인 접근을 했다면 전 앨범 못 냈을 것 같아요”라고 사뭇 진지하게 대답한 뒤 멋쩍은 웃음을 흘렸다.

▶ 오롯이 나 자신과 마주했을 때 삶의 연주가 시작 된다

“‘공간의 이동에 따라 생각의 흐름도 변하고, 새로운 사고는 새로운 환경을 요구한다.’(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는 말에 정말 공감했어요. 음악을 만들 땐 쓸쓸하고 무섭고 심심한 혼자만의 느낌과 생각들이 좋아요. 종일 메모하기 바쁘죠. 나중에 보면 정말 가관이지 만요. 하하.”

그는 여행을 여러 뮤지션들의 협연만큼이나 강조했다. 그에겐 여행을 통해 얻은 기억의 단편은 음악이라는 열매를 맺게 해주는 밑거름이다. 여행 중 남긴 메모는 후에 그의 창작 활동에 영감이 됐다. 이는 멜로디를 만드는 것과 같다. 습작들이 쌓이고 쌓여 원하는 곡을 만들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는 음악을 시작한 뒤 늘 뭔가 만들고 싶은 건 맘 속 가득한데 그것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겠느냐는 고민을 가장 많이 한다고 했다.

“전 드라마를 봐도 주연보다 조연을 봐요. 누구나 꿈을 꾸지만 대부분 그 꿈을 이루지 못하죠. 그런 부족과 실패가 저 자신이기에 그런 맘을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 결핍이 이번 앨범에선 사랑과 인생으로 표현됐던 것 같아요. 칭찬 한 번 듣지 못했지만 그래도 하루는 지나가고 집에서라도 위로받을 수 있지 않을까? 누구를 어쭙잖게 위로하기보다는 같은 처지인 사람이 진심 되게 노래한다면 그것이 오히려 더 그런 사람들을 위로해주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 “요즘 같은 시대에 왜 정규앨범을 만듭니까?”

“디지털을 출시하고 싶지 않았어요. 금방 사라지는 것에 마음이 불편했거든요. 정규를 낸다고 하자 음악 관계자들에게 ‘왜 정규앨범을 만드느냐’는 말을 수없이 들었어요.”

그는 맘 속 깊숙한 갈증을 없애고 싶었다고 말했다. 바로 ‘주윤하, 나 자신을 한 치의 의심 없이 믿어본 적이 있었던가’라는 의구심이었다. 그는 이번만큼은 자신에게 선물을 주기로 했다. 그렇게 정규 1집 ‘on the way home’이 탄생했다.
그는 ‘보드카레인’의 리더가 무게감 있게 정규를 들고 나오는 것이 주윤하 자신과 밴드, 밴드를 사랑해준 팬에게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CD를 사는 사람은 고맙고 적극적인 사람이니까 CD를 더 잘 만들어야 겠다 생각했어요. 이거 정말 비싸거든요. 다른 것들보다 2배는 더 비싸요. 하하. 그래서 이 CD를 손에 쥐는 사람은 ‘주윤하 이놈이 정성 들여 만들었구나!’하고 느끼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잽을 날리기 위해 나온 게 아니거든요!”

주윤하는 오는 18일 마포구 서교동 ‘벨로주’에서 앨범 발매 쇼케이스와 콘서트를 접목한 단독 공연을 앞두고 있다. 또 올 연말 즈음엔 안승준이 귀국한다. 록 밴드 출신이기에 넓은 스펙트럼의 감수성을 전달할 수 있을 거라고 조심스레 말하는 그는 칭찬에 목 말라 있다. 그 갈증이 그를 무대로 부른다. 주윤하는 새로운 감성의 보드카레인을 약속했다. 가수 주윤하 역시 마찬가지다.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영상=동아일보 사진부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모든 게 멈춘 밤. 깨닫게 됐던 우리의 나약함. 아무리 애를 써 붙잡으려 해도…너라는 희망을 가져가줘. 이젠 네가 남긴 네가 버린 기억도 모두 가져가줘. 이런 날 지켜줄 상처들만 남겨줘.》 -‘당신의 평화는 나약하다’ 중에서-

중저음의 목소리와 큰 키, 헝클어진 머리칼과 멋을 안 낸 듯 신경 쓴 스타일링, 훈훈한 외모로 첫눈에 봐도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만 같은 가수 주윤하(33)를 만났다. 그는 4인조 남성 모던록 밴드 ‘보드카레인’의 베이스이자 리더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먹먹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전달하는 노래와는 달리 따뜻한 미소로 악수를 건네는 그의 모습에서 인터뷰 전 나 홀로 만들었던 상상 속 주윤하는 일순간 사라졌다.

주윤하는 2005년 초등학교 동창인 안승준과 자급자족 밴드 ‘보드카레인’(보컬 안승준·33, 베이스 주윤하, 기타 이해완·32, 드럼 서상준·28)을 결성한 후 3장의 정규 앨범과 EP 2장 등 총 6장의 앨범을 발매하고 인디씬은 물론 대중적으로도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2011년 4월 팀이 잠정 휴지기에 들어가면서 주윤하는 본격적으로 솔로 음반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는 같은 해 11월과 12월 싱글 ‘HATE’와 ‘집으로’를 차례대로 공개했다. 이어 2012년 1월 정규 1집 ‘on the way home’을 발매했다. 그는 1집에 수록된 전곡의 작사와 작곡을 포함해 연주, 프로듀싱까지 모두 직접 작업했다.

“사랑과 꿈을 수없이 잃었던 나약하고 외로운 사람들, 우리는 모두 그런 사람들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싶었어요. 우리는 떠난 이를 그리워하다 미워하죠. 그러다 그런 자신을 더 미워하게 되고 결국 그 사람을 잊죠. 당시엔 세상 전부지만 잊혀지면 많은 과거 중 하나가 되고…”

주윤하에게 있어 음악은 영혼·감성의 결과물 같다. 그는 이번 앨범을 매개체로 세상을 향한 가슴 속 진솔한 이야기를 꺼내어 냈다. 또 10년간 쉼 없이 한 밴드를 이끌어온 뮤지션으로서의 내공을 입증하며 새로운 ‘싱어송라이터’의 탄생을 알렸다.

▶ 장롱에 숨어 기타 치던 소년, 이별을 노래하다

“(주윤하는) 보기 어려운 감수성의 소유자다. 음악은 여리지만, 캐릭터는 전혀 여리지 않다. 독특하면서도 이중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의 음악 역시 그와 같다.” (안승준)

모든 부모가 그렇듯 우등생이었던 그가 음악을 하는 것을 그의 부모님도 반대했다. 그는 중학교 2학년 때 기타가 너무 치고 싶어 부모님 몰래 옷장에 들어가 기타연습을 했다. 방문을 닫고 에어기타를 치다 등골이 싸늘해 눈을 떠보면 어김없이 아버지께서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계셨다고.

“부모님의 허락은 정말 엉뚱하게 이루어졌어요. 하하. 그 당시 누나를 쫓아다니던 스토커가 있었어요. 하루는 그 전화를 우연히 제가 받았는데 술 취한 스토커를 꽤 조리 있게 설득시켰죠. 통화 내용은 모두 녹취가 됐고요. 그걸 들으신 아버지께서 이 정도면 뭘 해도 혼자 살아갈 수 있겠다 싶으셨나 봐요. 그 이후로는 베이스 기타도 사주시고 지지해주셨어요”

그 후 주윤하는 유학을 준비했다. 외국에서 더욱 체계적으로 음악공부를 하고 싶다는 욕심과 좋아하던 가수들과 사제지간이 되고 싶지 않았다는 막연한 욕심 때문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외국의 유명한 음대에 합격했지만, ‘IMF 사태’라는 국내 사정이 그에게서 ‘유학’ 빼앗아 갔다. 바라던 유학은 포기해야 했지만, 그는 결국 존경하던 뮤지션들과 형·동생으로 만나 함께 음악 하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싶다는 꿈을 모두 이뤘다.

▶짙은 감수성 + 단단한 캐릭터 = 주윤하 & ‘on the way home’

오랜 벗이자 동료인 안승준이 영국으로 유학을 떠난 뒤 팀이 휴지기에 들어가면 그동안 하고 싶던 공부와 음악, 여행 등 하고 싶던 일들을 하겠다던 주윤하는 슬럼프에 빠졌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힘들고 외로웠어요. 모든 게 멈췄으니까요. 막상 에너지 넘치게 할 수 없었어요. 오롯이 혼자였어요. 비관적인 생각도 들었으니까요. ‘내가 왜 음악을 하고 있지? 누구를 위한 음악이고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것은 뭐지?’라는 의구심이 가득했죠. 그맘때쯤 SNS를 통해 모두가 외로워한단 걸 알았어요. 다 고단해 보이더라고요.”

이런 시간은 그를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 줬다. 곡 녹음 도중 많이 울 수밖에 없었다던 그는 깔끔한 녹음 기법보다는 감정이 잘 전달되는 쪽을 선택했다. 자연스레 그는 기술적인 면이 부족하더라도 감정이 충분히 담겼다면 그걸로 만족했다.

주윤하의 마음을 알아서였을까? 이번 앨범에는 정원영, 손성제, 아스트로 비츠, 이상순, 토마스쿡, 조재범, 디어클라우드, 나희경 등 내로라하는 국내 뮤지션들이 총출동했다.

주윤하는 그들의 이름을 열거하며 ‘감사하다’는 말을 수없이 되풀이했다. 그렇게 고마우면 그들에게 보드카라도 사라는 기자의 농에 그는 진지한 얼굴로 “그럼요. 열심히 약속 잡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앨범이 어떠냐고 그가 기자에게 물었다. 음악을 듣는 내내 술이 생각났다고 말했다. 그는 “술이요? 아마도 전달하고자 했던 진정성과 울컥했던 제 감정을 느꼈기 때문일 거예요. 기술적인 접근을 했다면 전 앨범 못 냈을 것 같아요”라고 사뭇 진지하게 대답한 뒤 멋쩍은 웃음을 흘렸다.

▶ 오롯이 나 자신과 마주했을 때 삶의 연주가 시작 된다

“‘공간의 이동에 따라 생각의 흐름도 변하고, 새로운 사고는 새로운 환경을 요구한다.’(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는 말에 정말 공감했어요. 음악을 만들 땐 쓸쓸하고 무섭고 심심한 혼자만의 느낌과 생각들이 좋아요. 종일 메모하기 바쁘죠. 나중에 보면 정말 가관이지 만요. 하하.”

그는 여행을 여러 뮤지션들의 협연만큼이나 강조했다. 그에겐 여행을 통해 얻은 기억의 단편은 음악이라는 열매를 맺게 해주는 밑거름이다. 여행 중 남긴 메모는 후에 그의 창작 활동에 영감이 됐다. 이는 멜로디를 만드는 것과 같다. 습작들이 쌓이고 쌓여 원하는 곡을 만들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는 음악을 시작한 뒤 늘 뭔가 만들고 싶은 건 맘 속 가득한데 그것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겠느냐는 고민을 가장 많이 한다고 했다.

“전 드라마를 봐도 주연보다 조연을 봐요. 누구나 꿈을 꾸지만 대부분 그 꿈을 이루지 못하죠. 그런 부족과 실패가 저 자신이기에 그런 맘을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 결핍이 이번 앨범에선 사랑과 인생으로 표현됐던 것 같아요. 칭찬 한 번 듣지 못했지만 그래도 하루는 지나가고 집에서라도 위로받을 수 있지 않을까? 누구를 어쭙잖게 위로하기보다는 같은 처지인 사람이 진심 되게 노래한다면 그것이 오히려 더 그런 사람들을 위로해주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 “요즘 같은 시대에 왜 정규앨범을 만듭니까?”

“디지털을 출시하고 싶지 않았어요. 금방 사라지는 것에 마음이 불편했거든요. 정규를 낸다고 하자 음악 관계자들에게 ‘왜 정규앨범을 만드느냐’는 말을 수없이 들었어요.”

그는 맘 속 깊숙한 갈증을 없애고 싶었다고 말했다. 바로 ‘주윤하, 나 자신을 한 치의 의심 없이 믿어본 적이 있었던가’라는 의구심이었다. 그는 이번만큼은 자신에게 선물을 주기로 했다. 그렇게 정규 1집 ‘on the way home’이 탄생했다.
그는 ‘보드카레인’의 리더가 무게감 있게 정규를 들고 나오는 것이 주윤하 자신과 밴드, 밴드를 사랑해준 팬에게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CD를 사는 사람은 고맙고 적극적인 사람이니까 CD를 더 잘 만들어야 겠다 생각했어요. 이거 정말 비싸거든요. 다른 것들보다 2배는 더 비싸요. 하하. 그래서 이 CD를 손에 쥐는 사람은 ‘주윤하 이놈이 정성 들여 만들었구나!’하고 느끼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잽을 날리기 위해 나온 게 아니거든요!”

주윤하는 오는 18일 마포구 서교동 ‘벨로주’에서 앨범 발매 쇼케이스와 콘서트를 접목한 단독 공연을 앞두고 있다. 또 올 연말 즈음엔 안승준이 귀국한다. 록 밴드 출신이기에 넓은 스펙트럼의 감수성을 전달할 수 있을 거라고 조심스레 말하는 그는 칭찬에 목 말라 있다. 그 갈증이 그를 무대로 부른다. 주윤하는 새로운 감성의 보드카레인을 약속했다. 가수 주윤하 역시 마찬가지다.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영상=동아일보 사진부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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