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의 추억- 갓과 참빗, 외국인이 처음 본 한국은...
등록 2012.05.17.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 여수에서 세계 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엑스포는 월드컵, 올림픽과 함께 세계 3대 축제로 꼽힌다. 엑스포는 각 나라에서 가져온 혁신적인 발명품을 전 세계에 알리는 자리다. 여수 엑스포가 있기까지 모두 111차례 박람회가 열렸다.
엑스포가 가장 처음 열린 곳은 1851년 영국 런던이다. 건축 역사의 획을 그은, 철과 유리로 건물을 짓는 방법이 이곳에서 최초로 소개 됐다. 영국을 시작으로 프랑스, 미국, 독일 등 선진국들은 산업혁명의 촉진제가 되는 엑스포를 경쟁적으로 개최하기 시작 했다.
1876년 필라델피아- 전화기, 축음기 ▲1885년 앤트워프- 자동차 ▲1889년 파리- 에펠탑, ▲1900년 파리- 지하철, 발성영화 ▲1939년 뉴욕- 플라스틱, TV ▲1970년 오사카-초고속열차 등이 세계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 시대 과학 기술과 산업의 극치를 보여주는 문명의 진열장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와 엑스포와의 인연은 1893년(고종30년) 미국 시카고 세계박람회부터 시작된다.
고종황제는 이조참의 내무부사 정경원을 대표로 머나먼 이국땅에 출품단을 보냈다. 이들은 그곳에 8간의 기와집을 짓고 처마 끝에 태극기를 내 걸었다.
관복, 도자기, 돗자리, 모시, 부채, 활과 화살, 갑옷, 가마 등을 전시했으며 함께 파견된 10명의 궁중악사들은 한국 전통음악을 연주하며 관람객의 눈길을 유도했다. 고종실록은 ‘몰려든 사람들이 하도 많아 응대할 겨를이 없었다’고 전한다.
첫 참가에서 성공적인 성과를 거둔 한국은 이후 1900년 파리 엑스포에도 참가하여 나전칠기, 팔만대장경 목판 인쇄물 등을 전시했다. 전시관은 경복궁 근정전을 본떠 만들었다. 화려한 색깔과 너른 기와지붕, 하늘을 향해 솟은 처마 등 독특한 건축양식이 세계인의 관심을 끌었다.
당시 한국전시관을 취재한 프랑스 신문 ‘르프띠쥬르날’은 무려 3쪽에 걸쳐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몇년 전 청일전쟁의 원인이 됐던 한국은 표면적 21만8000㎢의 반도에 1200만~1300만의 인구를 가진 독립국이다. 국왕이 박람회 참가를 허락한 것으로 보아 러시아·일본과 밀접한 이 ‘조용한 아침의 나라’가 마침내 진보의 길로 들어서기로 결심한 것 같다. (중략) 극동의 미를 살려 가장자리가 살짝 들린 큰 지붕을 덮은 이 순수 목재건물의 매력은 행인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밥을 주식으로 하는데 북쪽 지방에서는 메밀죽이 이를 대신하기도 한다. (중략) 음료로는 쌀 끓인 물(숭늉?)을 가장 흔히 볼 수 있다. 차는 거의 마시지 않고 일종의 쌀맥주(막걸리?)를 즐겨 마신다.
의상에서 가장 독창적인 부분은 모자이다. 원추형의 이 모자(갓?)는 12~15㎝ 높이에 가장자리가 넓게 나와 있어 쪽진 머리를 감싸며, (중략) 밖에서는 이 모자를 절대 벗지 않는 반면, 다른 사람과 대화 때 벗지 않으면 결례가 된다. (중략) 여자는 풍성한 바지 위에 치마, 저고리, 가운 같은 긴 드레스를 입는데, 외출시에는 얼굴을 완전히 가리는 모자 달린 외투(쓰개)를 걸친다.
가려움증 용 빗"이라고 표시된 빗은 궁금증을 자아낸다. 너무 긁으면 괴로울 게 분명하다. 또다른 진열대는 아름다운 도자기로 가득 차 있다. 전통을 믿는다면 극동에서 도자기를 발명한 것은 한국인이다.』 (로세르탈레스 국제박람회기구(BIE) 사무총장은 이 신문자료 원본을 여수엑스포 조직위에 기증했다.)
이후 한국은 일제의 침탈과 6.25전쟁 등을 겪으며 오랜 기간 엑스포에 참가하지 못했다. 그러다 다시 엑스포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1962년 미국 시애틀 엑스포였다. 이 박람회를 기점으로 지금까지 한국은 국제 공인 엑스포에 빠짐없이 참가하고 있다.
한국은 최로 엑스포에 참가한지 정확히 100년이 되던 1993년 처음으로 개최국이 되어 엑스포를 치르게 된다. 그 전까지 엑스포는 선진국에서만 개최하던 축제였다. 대전 엑스포는 개발도상국에서 최초로 열린 BIE공인 박람회였다.
꿈돌이를 마스코트로 내건 대전 엑스포에서는 자기부상열차, 태양열자동차 등을 첨단 과학 발명품을 선보이며 한국 산업화의 눈부신 성공을 자랑했다.
영상= 대전엑스포 개막소개 (KTV영상역사관)
박태근 기자 ptk@donga.com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 여수에서 세계 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엑스포는 월드컵, 올림픽과 함께 세계 3대 축제로 꼽힌다. 엑스포는 각 나라에서 가져온 혁신적인 발명품을 전 세계에 알리는 자리다. 여수 엑스포가 있기까지 모두 111차례 박람회가 열렸다.
엑스포가 가장 처음 열린 곳은 1851년 영국 런던이다. 건축 역사의 획을 그은, 철과 유리로 건물을 짓는 방법이 이곳에서 최초로 소개 됐다. 영국을 시작으로 프랑스, 미국, 독일 등 선진국들은 산업혁명의 촉진제가 되는 엑스포를 경쟁적으로 개최하기 시작 했다.
1876년 필라델피아- 전화기, 축음기 ▲1885년 앤트워프- 자동차 ▲1889년 파리- 에펠탑, ▲1900년 파리- 지하철, 발성영화 ▲1939년 뉴욕- 플라스틱, TV ▲1970년 오사카-초고속열차 등이 세계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 시대 과학 기술과 산업의 극치를 보여주는 문명의 진열장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와 엑스포와의 인연은 1893년(고종30년) 미국 시카고 세계박람회부터 시작된다.
고종황제는 이조참의 내무부사 정경원을 대표로 머나먼 이국땅에 출품단을 보냈다. 이들은 그곳에 8간의 기와집을 짓고 처마 끝에 태극기를 내 걸었다.
관복, 도자기, 돗자리, 모시, 부채, 활과 화살, 갑옷, 가마 등을 전시했으며 함께 파견된 10명의 궁중악사들은 한국 전통음악을 연주하며 관람객의 눈길을 유도했다. 고종실록은 ‘몰려든 사람들이 하도 많아 응대할 겨를이 없었다’고 전한다.
첫 참가에서 성공적인 성과를 거둔 한국은 이후 1900년 파리 엑스포에도 참가하여 나전칠기, 팔만대장경 목판 인쇄물 등을 전시했다. 전시관은 경복궁 근정전을 본떠 만들었다. 화려한 색깔과 너른 기와지붕, 하늘을 향해 솟은 처마 등 독특한 건축양식이 세계인의 관심을 끌었다.
당시 한국전시관을 취재한 프랑스 신문 ‘르프띠쥬르날’은 무려 3쪽에 걸쳐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몇년 전 청일전쟁의 원인이 됐던 한국은 표면적 21만8000㎢의 반도에 1200만~1300만의 인구를 가진 독립국이다. 국왕이 박람회 참가를 허락한 것으로 보아 러시아·일본과 밀접한 이 ‘조용한 아침의 나라’가 마침내 진보의 길로 들어서기로 결심한 것 같다. (중략) 극동의 미를 살려 가장자리가 살짝 들린 큰 지붕을 덮은 이 순수 목재건물의 매력은 행인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밥을 주식으로 하는데 북쪽 지방에서는 메밀죽이 이를 대신하기도 한다. (중략) 음료로는 쌀 끓인 물(숭늉?)을 가장 흔히 볼 수 있다. 차는 거의 마시지 않고 일종의 쌀맥주(막걸리?)를 즐겨 마신다.
의상에서 가장 독창적인 부분은 모자이다. 원추형의 이 모자(갓?)는 12~15㎝ 높이에 가장자리가 넓게 나와 있어 쪽진 머리를 감싸며, (중략) 밖에서는 이 모자를 절대 벗지 않는 반면, 다른 사람과 대화 때 벗지 않으면 결례가 된다. (중략) 여자는 풍성한 바지 위에 치마, 저고리, 가운 같은 긴 드레스를 입는데, 외출시에는 얼굴을 완전히 가리는 모자 달린 외투(쓰개)를 걸친다.
가려움증 용 빗"이라고 표시된 빗은 궁금증을 자아낸다. 너무 긁으면 괴로울 게 분명하다. 또다른 진열대는 아름다운 도자기로 가득 차 있다. 전통을 믿는다면 극동에서 도자기를 발명한 것은 한국인이다.』 (로세르탈레스 국제박람회기구(BIE) 사무총장은 이 신문자료 원본을 여수엑스포 조직위에 기증했다.)
이후 한국은 일제의 침탈과 6.25전쟁 등을 겪으며 오랜 기간 엑스포에 참가하지 못했다. 그러다 다시 엑스포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1962년 미국 시애틀 엑스포였다. 이 박람회를 기점으로 지금까지 한국은 국제 공인 엑스포에 빠짐없이 참가하고 있다.
한국은 최로 엑스포에 참가한지 정확히 100년이 되던 1993년 처음으로 개최국이 되어 엑스포를 치르게 된다. 그 전까지 엑스포는 선진국에서만 개최하던 축제였다. 대전 엑스포는 개발도상국에서 최초로 열린 BIE공인 박람회였다.
꿈돌이를 마스코트로 내건 대전 엑스포에서는 자기부상열차, 태양열자동차 등을 첨단 과학 발명품을 선보이며 한국 산업화의 눈부신 성공을 자랑했다.
영상= 대전엑스포 개막소개 (KTV영상역사관)
박태근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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