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불면증의 원인…성공에 대한 집착 버려야
등록 2012.09.25.청춘은 봄이다. 봄은 오행 가운데 목(木)이다. 그래서 교육을 의미한다. 하여, 청춘과 봄과 공부는 하나다. 봄이 그러하듯, 청춘은 그 자체로 충분히 싱그럽다. 그런데 우리 시대 청춘들은 아프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괴담’이 떠돌 정도다. 대체 왜? 경쟁이 치열하고 미래가 불안해서란다. 하지만 유사 이래 그렇지 않은 시대가 있었던가. 더 큰 문제는 그 처방이 주로 ‘꿈’이라는 사실이다. 꿈을 가져라, 꿈은 이루어진다 등등.
그럴싸하게 들리지만 사실 이건 우주의 이치에 어긋난다. 막 언 땅을 뚫고 나온 새싹들에게 가을의 열매를 강요하는 격이다. 솔직히 말해보자. 꿈을 꾸라고 할 때 그 꿈의 핵심은 무엇인가? 성공이다. 돈과 권력, 그리고 인기. 아이돌 스타 아니면 재벌 2세가 롤모델이다. 지혜의 전령사 혹은 동물해방운동가, 걷기의 달인 등을 꿈꾸는 사람은 거의 없다. 결국 꿈은 생명의 활동이 아니라 자본의 명령일 뿐이다.
나무에겐 꿈이 필요 없다. 열매를 맺는 순간 떨어지고 말텐데, 어떤 나무가 그걸 꿈꾸겠는가. 청춘 또한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10대는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 잘 모른다. 당연하다. 아직 피부와 뼈와 근육이 다 자라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마음과 뜻이 결정될 수 있겠는가. 이들에겐 10년, 20년 뒤의 미래보다 지금 몸에서 일어나는 ‘신체적 변화’가 더 절실하다. 어제는 이것이 되고 싶다가 내일은 또 저것이 되고 싶다. 무엇이든 ‘되고 싶음’ 그 자체가 곧 청춘이다. 하지만 ‘꿈의 정치경제학’은 이 욕망의 다양한 흐름을 성공이라는 ‘깔때기’로 빨아들인다. 그래서 꿈을 가지게 되면 주변의 모든 것이 수단이 되어 버린다. 친구도, 스승도, 자기 자신도. 그래서 있는 사람은 있어서 괴롭고, 없는 사람은 없어서 괴롭다. 생리적으로 보면 둘 다 불면증의 원인이다.
실제로 우리 시대 청춘들은 깊이 잠들지 못한다. 머리가 뜨겁기 때문이다. 그러면 각종 꿈에 시달리게 된다. ‘간기(肝氣)가 성하면 성내는 꿈을 꾸고, 폐기(肺氣)가 성하면 울부짖는 꿈을 꾸며, 심기(心氣)가 성하면 잘 웃고 두려워하는 꿈을 꾼다.’(동의보감) 한마디로 꿈은 병증이다.
“머리는 차갑게, 발바닥은 뜨겁게!” 동서양을 막론하고 모든 의학의 기본명제다. 헌데, 밤에도 여전히 머리가 뜨겁다면 그건 망상에 시달린다는 뜻이다. 그것은 어디로부터 온 것인가? 전적으로 주입된 것이다. 성공과 소유에 대한 꿈을 놓치지 말라는 ‘흑주술’들! 이런 주술에 빠져 있는 한 청춘은 시들어버린다. 눈빛이 닫히고 사지가 풀리고 혹은 폭력 충동에 시달린다. 나무의 목표는 열매가 아니다. 열매를 맺기 위해 사는 게 아니고, 잘 살다 보니 열매가 달렸을 뿐이다. 삶 또한 그렇다. 무엇이 되기 위해 사는 게 아니고, 잘 살다보니 어떤 성취를 이루는 것뿐이다.
“어제는 history, 내일은 mistery, 오늘은 present!” 영화 ‘쿵푸 팬더’에 나오는 명대사다. 현재는 그 자체로 선물이라는 뜻이다. 생로병사의 전 과정이 선물이지만, 청춘은 그중에서도 최고의 선물이다. 이 선물을 만끽하려면 무엇보다 주술에서 벗어나라! 꿈을 가져야 한다는. 혹은 꿈을 이뤄야 한다는.
고미숙 고전평론가
청춘은 봄이다. 봄은 오행 가운데 목(木)이다. 그래서 교육을 의미한다. 하여, 청춘과 봄과 공부는 하나다. 봄이 그러하듯, 청춘은 그 자체로 충분히 싱그럽다. 그런데 우리 시대 청춘들은 아프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괴담’이 떠돌 정도다. 대체 왜? 경쟁이 치열하고 미래가 불안해서란다. 하지만 유사 이래 그렇지 않은 시대가 있었던가. 더 큰 문제는 그 처방이 주로 ‘꿈’이라는 사실이다. 꿈을 가져라, 꿈은 이루어진다 등등.
그럴싸하게 들리지만 사실 이건 우주의 이치에 어긋난다. 막 언 땅을 뚫고 나온 새싹들에게 가을의 열매를 강요하는 격이다. 솔직히 말해보자. 꿈을 꾸라고 할 때 그 꿈의 핵심은 무엇인가? 성공이다. 돈과 권력, 그리고 인기. 아이돌 스타 아니면 재벌 2세가 롤모델이다. 지혜의 전령사 혹은 동물해방운동가, 걷기의 달인 등을 꿈꾸는 사람은 거의 없다. 결국 꿈은 생명의 활동이 아니라 자본의 명령일 뿐이다.
나무에겐 꿈이 필요 없다. 열매를 맺는 순간 떨어지고 말텐데, 어떤 나무가 그걸 꿈꾸겠는가. 청춘 또한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10대는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 잘 모른다. 당연하다. 아직 피부와 뼈와 근육이 다 자라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마음과 뜻이 결정될 수 있겠는가. 이들에겐 10년, 20년 뒤의 미래보다 지금 몸에서 일어나는 ‘신체적 변화’가 더 절실하다. 어제는 이것이 되고 싶다가 내일은 또 저것이 되고 싶다. 무엇이든 ‘되고 싶음’ 그 자체가 곧 청춘이다. 하지만 ‘꿈의 정치경제학’은 이 욕망의 다양한 흐름을 성공이라는 ‘깔때기’로 빨아들인다. 그래서 꿈을 가지게 되면 주변의 모든 것이 수단이 되어 버린다. 친구도, 스승도, 자기 자신도. 그래서 있는 사람은 있어서 괴롭고, 없는 사람은 없어서 괴롭다. 생리적으로 보면 둘 다 불면증의 원인이다.
실제로 우리 시대 청춘들은 깊이 잠들지 못한다. 머리가 뜨겁기 때문이다. 그러면 각종 꿈에 시달리게 된다. ‘간기(肝氣)가 성하면 성내는 꿈을 꾸고, 폐기(肺氣)가 성하면 울부짖는 꿈을 꾸며, 심기(心氣)가 성하면 잘 웃고 두려워하는 꿈을 꾼다.’(동의보감) 한마디로 꿈은 병증이다.
“머리는 차갑게, 발바닥은 뜨겁게!” 동서양을 막론하고 모든 의학의 기본명제다. 헌데, 밤에도 여전히 머리가 뜨겁다면 그건 망상에 시달린다는 뜻이다. 그것은 어디로부터 온 것인가? 전적으로 주입된 것이다. 성공과 소유에 대한 꿈을 놓치지 말라는 ‘흑주술’들! 이런 주술에 빠져 있는 한 청춘은 시들어버린다. 눈빛이 닫히고 사지가 풀리고 혹은 폭력 충동에 시달린다. 나무의 목표는 열매가 아니다. 열매를 맺기 위해 사는 게 아니고, 잘 살다 보니 열매가 달렸을 뿐이다. 삶 또한 그렇다. 무엇이 되기 위해 사는 게 아니고, 잘 살다보니 어떤 성취를 이루는 것뿐이다.
“어제는 history, 내일은 mistery, 오늘은 present!” 영화 ‘쿵푸 팬더’에 나오는 명대사다. 현재는 그 자체로 선물이라는 뜻이다. 생로병사의 전 과정이 선물이지만, 청춘은 그중에서도 최고의 선물이다. 이 선물을 만끽하려면 무엇보다 주술에서 벗어나라! 꿈을 가져야 한다는. 혹은 꿈을 이뤄야 한다는.
고미숙 고전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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