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월요일마다 비뚤어지는 이유

등록 2012.10.22.

일본의 방송에는 ‘게쓰쿠(月9)’라 불리는 시청률 제조기가 있다. 후지TV에서 매주 월요일 오후 9시에 방송하는 드라마를 통칭해 ‘게쓰쿠’라고 부르는데, 역대 시청률 신기록을 게쓰쿠들이 독식하다시피 했다.

게쓰쿠의 높은 인기는 기무라 다쿠야 같은 꽃미남 연예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덕분이기도 하지만, 월요일이라는 요인이 함께 어우러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주말 내내 가족에게 지쳤던 주부들에게 ‘월요일의 희망’을 안겨주는 전략이 주효했다는 것.

한국에 주부들을 겨냥한 게쓰쿠 현상은 아직 없다. 그 대신 직장인 기혼 남성들을 중심으로 ‘월요 신드롬’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남자의 친구들은 월요일 오후가 되면 준동을 한다. ‘소주 한잔하자’며 살살 꼬드기는 것이다. 남자는 “월요일부터 무슨 술이냐”고 어깃장을 놓지만 “월요일이니까 한잔해야 한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월요 신드롬이란, 직장인 남성들이 월요일마다 밤늦게까지 술집을 전전하는 것을 말한다. 기존의 월요병이 주말 휴식에 대한 미련과 새로운 한 주를 맞이한 데 따른 스트레스라면, 월요 신드롬은 주말에 쌓인 스트레스가 남자들의 ‘월요일 일탈’로 이어진다는 차이가 있다. 귀가를 거부하며 술친구를 작당하는 것이다.

친구들이 월요일마다 술을 마셔야 하는 이유를 들어보면 제각각의 사정이 있다. A는 주말에 가족과 캠핑을 가서 봉사를 했으니까 월요일엔 자기 시간을 누릴 권리가 있다는 주장을 폈다.

B는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처가에 갔다가, 교통 혼잡에 꼼짝도 못하고 갇혀 있었다. “왜 막히는 길로 왔냐”는 추궁과 “주말에 안 막히는 데가 어디 있느냐”는 반론이 부부싸움으로 이어졌다. 주말이 이토록 힘드니, 월요일엔 술로 풀어야 한다고 했다.

C는 다른 이유를 댄다. “여자들도 주말에 가족 돌보는 게 힘들었을 텐데, 월요일에는 각자의 시간을 갖는 게 좋지 않을까?”

남자가 일본의 ‘게쓰쿠’ 이야기를 꺼내자, 친구들이 반색하며 ‘한국판 게쓰쿠’의 뼈대를 완성시켰다.

“꽃미남 스타들을 총출동시켜 월요 드라마를 만드는 거야. 방송사끼리 같은 시간에 경쟁하지 말고 9시부터 1시간씩 차례로 내보내는 것이지. 여자들이 남편 들어올까 봐 걱정할 정도로 재미있게 말이야. 방송사 홈페이지에 제안해보자.”

남자가 생각하기에도 일본의 게쓰쿠나 한국의 월요 신드롬은 비슷한 원인에서 출발해 양상이 많이 닮아 있는 것 같다. 지향점 역시 그렇다. 힘들 때는 서로에게서 한 발짝씩 물러남으로써, ‘관계가 숨을 쉴 틈’을 주어야 더욱 건강한 관계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한상복 작가


일본의 방송에는 ‘게쓰쿠(月9)’라 불리는 시청률 제조기가 있다. 후지TV에서 매주 월요일 오후 9시에 방송하는 드라마를 통칭해 ‘게쓰쿠’라고 부르는데, 역대 시청률 신기록을 게쓰쿠들이 독식하다시피 했다.

게쓰쿠의 높은 인기는 기무라 다쿠야 같은 꽃미남 연예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덕분이기도 하지만, 월요일이라는 요인이 함께 어우러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주말 내내 가족에게 지쳤던 주부들에게 ‘월요일의 희망’을 안겨주는 전략이 주효했다는 것.

한국에 주부들을 겨냥한 게쓰쿠 현상은 아직 없다. 그 대신 직장인 기혼 남성들을 중심으로 ‘월요 신드롬’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남자의 친구들은 월요일 오후가 되면 준동을 한다. ‘소주 한잔하자’며 살살 꼬드기는 것이다. 남자는 “월요일부터 무슨 술이냐”고 어깃장을 놓지만 “월요일이니까 한잔해야 한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월요 신드롬이란, 직장인 남성들이 월요일마다 밤늦게까지 술집을 전전하는 것을 말한다. 기존의 월요병이 주말 휴식에 대한 미련과 새로운 한 주를 맞이한 데 따른 스트레스라면, 월요 신드롬은 주말에 쌓인 스트레스가 남자들의 ‘월요일 일탈’로 이어진다는 차이가 있다. 귀가를 거부하며 술친구를 작당하는 것이다.

친구들이 월요일마다 술을 마셔야 하는 이유를 들어보면 제각각의 사정이 있다. A는 주말에 가족과 캠핑을 가서 봉사를 했으니까 월요일엔 자기 시간을 누릴 권리가 있다는 주장을 폈다.

B는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처가에 갔다가, 교통 혼잡에 꼼짝도 못하고 갇혀 있었다. “왜 막히는 길로 왔냐”는 추궁과 “주말에 안 막히는 데가 어디 있느냐”는 반론이 부부싸움으로 이어졌다. 주말이 이토록 힘드니, 월요일엔 술로 풀어야 한다고 했다.

C는 다른 이유를 댄다. “여자들도 주말에 가족 돌보는 게 힘들었을 텐데, 월요일에는 각자의 시간을 갖는 게 좋지 않을까?”

남자가 일본의 ‘게쓰쿠’ 이야기를 꺼내자, 친구들이 반색하며 ‘한국판 게쓰쿠’의 뼈대를 완성시켰다.

“꽃미남 스타들을 총출동시켜 월요 드라마를 만드는 거야. 방송사끼리 같은 시간에 경쟁하지 말고 9시부터 1시간씩 차례로 내보내는 것이지. 여자들이 남편 들어올까 봐 걱정할 정도로 재미있게 말이야. 방송사 홈페이지에 제안해보자.”

남자가 생각하기에도 일본의 게쓰쿠나 한국의 월요 신드롬은 비슷한 원인에서 출발해 양상이 많이 닮아 있는 것 같다. 지향점 역시 그렇다. 힘들 때는 서로에게서 한 발짝씩 물러남으로써, ‘관계가 숨을 쉴 틈’을 주어야 더욱 건강한 관계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한상복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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