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단 사장 맡아 한국시리즈 우승 드라마 쓰고 싶다
등록 2012.10.22.과거 선배 한 분이 술자리에서 “일성아, 뱃사람들은 언제가 제일 행복한 줄 아니?”라고 물었다. 나는 “고기를 많이 잡을 때”라고 대답했다. 선배는 웃으며 말했다. “너도 인생을 더 살아봐라. 뱃사람들은 고기를 많이 잡았을 때 가장 행복한 게 아니다. 배를 타고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지. 그게 인생이다.”
나는 그 얘기를 듣고 고개가 숙여졌다. 뱃사람들은 고기를 많이 잡았을 때가 행복할 거라는 생각으로 나는 인생을 살아온 것이다. 내가 하는 모든 일이 부와 명예를 얻는 수단이라고 생각했다. 그제야 내가 하는 일들을 고맙게 생각하고 즐기면서 살지 못했음을 깨달았다. 결국 2002년 심장병으로 쓰러지고 나서야 뱃사람들은 배를 타고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는 진리를 이해했다. 앞으로 달리는 것에만 익숙했던 나의 삶은 미련했다. 어느덧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짧은 나이가 됐다는 것을 알았다. 앞으로 얼마나 후회 없는 날을 살지 모르겠지만 이제부터라도 내가 하는 일을 즐기며 살고 싶다.
정말 내가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은,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프로야구단 사장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 야구가 금메달을 따는 순간 당시 단장으로서 인생 최고의 희열을 느꼈다. 야구단 사장이 된다면 야구 철학과 뜻이 맞는 이들과 멋진 팀을 만들 거다. 그래서 베이징 올림픽 같은 드라마를 쓰는 팀과 함께 한국시리즈 우승 드라마를 쓰고 싶다.
야구 해설가로 30년 세월을 후회 없이 보냈다. 물론 부족한 점은 예나 지금이나 많다. 잠시 해설가에서 벗어나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으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그때의 노하우가 야구단 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딴 젊은 야구선수들을 보면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진정한 힘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예전에는 나만 능력이 있으면 얼마든지 살아갈 수 있고, 나에게 힘이 있으면 어떤 난관도 이겨낼 수 있다고 믿었다. 돌이켜보면 베이징 올림픽 야구대표팀은 역대 대표팀 가운데 약체로 평가됐다. 하지만 선수들은 기적을 이뤄냈다. 그리고 지금은 프로야구의 기둥으로 성장했다.
당시 야구대표팀 김경문 감독은 “능력과 기술에 중점을 두는 대신 서로 협력하고 희생하는 팀을 만들겠다”고 했다. 자신의 생각대로 선수를 뽑아 대회 직전까지 불안했던 게 사실이다. 올림픽이 시작된 뒤 한국 야구가 미국과 캐나다를 이길 때만 해도 왜 이기는지 잘 몰랐다. 그러나 선수들은 마음이 통했다. 이택근 선수는 “팀의 주전이 아니어서 동료와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해 가슴이 아팠다”며 이렇게 말했다. “내가 팀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새벽에 일어나 선수들 방마다 켜져 있는 에어컨을 끄는 일을 했다. 혹시 감기라도 걸릴까 걱정됐기 때문이다.”
야구는 단체경기이지만 프로야구 선수는 개인사업자나 마찬가지다. 여러 개인사업자가 모여 팀을 만들고 상대 팀과 승부한다. 따라서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택근 선수의 자기희생을 통해 팀과 동료를 위해 무엇을 하겠다는 생각이 내가 지금까지 생각해 온 개인의 능력과 힘보다 소중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 순간 우리 팀이 왜 미국 일본 등 세계적인 야구 강호들을 꺾을 수 있는지 이해가 됐다. 언젠가 이런 팀을 이끈다면 더 큰 행복은 없을 것 같다.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이 하나 더 있다. 가능한 한 돈을 많이 벌고 싶다. 나와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가 아니다. 지금 해설과 강연을 다니는 것만으로도 생활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돈을 더 벌고 싶은 이유는 어려운 스포츠 꿈나무를 돕고 싶어서다. 스포츠 각 분야에서 최고를 꿈꾸면서도 돈이 없어 꿈을 포기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장학사업을 하고 싶다. 오늘도 전국을 누비며 이 꿈을 향해 걸어간다.
하일성 KBS 야구해설위원 스카이엔터테인먼트 회장
내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꼭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참 많은 생각을 했다. 그동안 나는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되새겨봤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 후회가 되는 시간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어리석지만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지금의 몇 배로 열심히 살 텐데.
과거 선배 한 분이 술자리에서 “일성아, 뱃사람들은 언제가 제일 행복한 줄 아니?”라고 물었다. 나는 “고기를 많이 잡을 때”라고 대답했다. 선배는 웃으며 말했다. “너도 인생을 더 살아봐라. 뱃사람들은 고기를 많이 잡았을 때 가장 행복한 게 아니다. 배를 타고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지. 그게 인생이다.”
나는 그 얘기를 듣고 고개가 숙여졌다. 뱃사람들은 고기를 많이 잡았을 때가 행복할 거라는 생각으로 나는 인생을 살아온 것이다. 내가 하는 모든 일이 부와 명예를 얻는 수단이라고 생각했다. 그제야 내가 하는 일들을 고맙게 생각하고 즐기면서 살지 못했음을 깨달았다. 결국 2002년 심장병으로 쓰러지고 나서야 뱃사람들은 배를 타고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는 진리를 이해했다. 앞으로 달리는 것에만 익숙했던 나의 삶은 미련했다. 어느덧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짧은 나이가 됐다는 것을 알았다. 앞으로 얼마나 후회 없는 날을 살지 모르겠지만 이제부터라도 내가 하는 일을 즐기며 살고 싶다.
정말 내가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은,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프로야구단 사장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 야구가 금메달을 따는 순간 당시 단장으로서 인생 최고의 희열을 느꼈다. 야구단 사장이 된다면 야구 철학과 뜻이 맞는 이들과 멋진 팀을 만들 거다. 그래서 베이징 올림픽 같은 드라마를 쓰는 팀과 함께 한국시리즈 우승 드라마를 쓰고 싶다.
야구 해설가로 30년 세월을 후회 없이 보냈다. 물론 부족한 점은 예나 지금이나 많다. 잠시 해설가에서 벗어나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으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그때의 노하우가 야구단 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딴 젊은 야구선수들을 보면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진정한 힘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예전에는 나만 능력이 있으면 얼마든지 살아갈 수 있고, 나에게 힘이 있으면 어떤 난관도 이겨낼 수 있다고 믿었다. 돌이켜보면 베이징 올림픽 야구대표팀은 역대 대표팀 가운데 약체로 평가됐다. 하지만 선수들은 기적을 이뤄냈다. 그리고 지금은 프로야구의 기둥으로 성장했다.
당시 야구대표팀 김경문 감독은 “능력과 기술에 중점을 두는 대신 서로 협력하고 희생하는 팀을 만들겠다”고 했다. 자신의 생각대로 선수를 뽑아 대회 직전까지 불안했던 게 사실이다. 올림픽이 시작된 뒤 한국 야구가 미국과 캐나다를 이길 때만 해도 왜 이기는지 잘 몰랐다. 그러나 선수들은 마음이 통했다. 이택근 선수는 “팀의 주전이 아니어서 동료와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해 가슴이 아팠다”며 이렇게 말했다. “내가 팀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새벽에 일어나 선수들 방마다 켜져 있는 에어컨을 끄는 일을 했다. 혹시 감기라도 걸릴까 걱정됐기 때문이다.”
야구는 단체경기이지만 프로야구 선수는 개인사업자나 마찬가지다. 여러 개인사업자가 모여 팀을 만들고 상대 팀과 승부한다. 따라서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택근 선수의 자기희생을 통해 팀과 동료를 위해 무엇을 하겠다는 생각이 내가 지금까지 생각해 온 개인의 능력과 힘보다 소중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 순간 우리 팀이 왜 미국 일본 등 세계적인 야구 강호들을 꺾을 수 있는지 이해가 됐다. 언젠가 이런 팀을 이끈다면 더 큰 행복은 없을 것 같다.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이 하나 더 있다. 가능한 한 돈을 많이 벌고 싶다. 나와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가 아니다. 지금 해설과 강연을 다니는 것만으로도 생활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돈을 더 벌고 싶은 이유는 어려운 스포츠 꿈나무를 돕고 싶어서다. 스포츠 각 분야에서 최고를 꿈꾸면서도 돈이 없어 꿈을 포기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장학사업을 하고 싶다. 오늘도 전국을 누비며 이 꿈을 향해 걸어간다.
하일성 KBS 야구해설위원 스카이엔터테인먼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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