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서해 불법조업 중국선단 적벽대전식 일망타진
등록 2013.01.31.연환계는 조조만 썼던 게 아니다. 우리 서해에서 불법 조업을 일삼는 중국 어선들은 그동안 한국 해양경찰의 단속에 맞서 10척 이상의 배를 연결해 도주하는 연환계를 써왔다. 그러면 해경 경비함 1척의 인력과 장비로는 속수무책인 경우가 많았다. 설령 인접 경비함이 나포작전을 지원해도 중국어선 1, 2척만 도마뱀 꼬리처럼 내주고 수산물이 실린 운반선과 나머지 어선은 중국 해역으로 도주하는 사례가 많았다.
그러나 이제 한국 해경에도 제갈공명이 등장했다. 해경은 최근 여러 경비함을 동시에 투입해 ‘화력’을 집중하는 새로운 작전을 도입해 중국 어선의 연환계를 무력화시키고 있다.
30일 해경에 따르면 전국 16개 해경서 소속 모든 경비함장과 고속단정장 210여 명이 참가하는 ‘전술 지휘 워크숍’이 다음 달 군산해경에서 열린다. 군산해경이 최근 연환계를 사용하며 집단으로 저항하는 중국어선을 한꺼번에 나포하는 데 잇달아 성공했기 때문이다.
군산해경은 17일 전북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에서 서남쪽으로 약 105km 떨어진 해역에서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침범해 불법조업에 나선 중국어선 11척을 한꺼번에 나포했다. 또 지난해 12월 26일 같은 해역에서 무허가로 조업한 중국어선 11척을 모두 붙잡았다.
군산해경은 인근 해상을 경비하던 3000t 급 경비함에 실린 헬기를 띄워 중국어선의 불법 행위를 정밀 채증했다. 동시에 인근 경비함들에 지령을 내려 불법조업 현장에 모이도록 했다. 헬기는 경비함이 올 때까지 저공에서 날며 중국어선들을 견제했다. 헬기가 내뿜는 강풍은 초속 110km에 달해 어선들의 도주를 저지하는 데 효과가 컸다.
이어 단속 현장에 지원세력으로 도착한 경비함 2척이 중국어선의 앞을 지그재그로 항해하며 도주로를 막고, 각 경비함에서 내려진 고속단정은 중국어선 주위를 돌며 속도를 내지 못하게 했다. 동시에 경비함들은 중국어선에 최루액이 섞인 물대포 등을 쏘아댔다.
이처럼 기선을 제압한 뒤 전자충격기로 무장한 해경 요원이 신속하게 승선해 조타실과 선원을 제압했다.
그동안 성어기(3∼5월, 10∼12월) 서해에서 EEZ를 넘나들며 조업하는 중국어선 수는 3000척 이상. 반면에 해경의 경비함은 30여 척에 불과했다. 적은 경비함으로 넓은 바다를 지키려다 보니 띄엄띄엄 흩뿌려 놓는 식으로 경비함을 운영했다. 경비함 간의 거리는 전속력으로 달려도 3∼4시간 걸릴 정도로 멀었다. 그러다 보니 중국어선을 단속할 때 보통 물대포가 설치된 경비함(1000t급 이상) 1척과 고속단정 2대에 나눠 승선한 16명 안팎의 해상특수기동대원(나포요원)을 투입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선원 10명 내외가 승선하는 중국어선 10여 척이 연환계를 쓸 경우 경비함 1척의 인력과 장비로는 대처하기 어려웠다. 해경은 이 같은 연환계를 깨기 위해 최소 1000t급 경비함 3척과 고속단정 6척을 집중 투입해 ‘굵직한 선단만 잡는다‘는 전략을 써 성공을 거둔 것이다.
최상환 해경 경비안전국장은 “삼국지에서 조조가 연환계를 쓰다가 오히려 군사를 모두 잃는 패착을 뒀다”며 “해경의 단속에 연환계로 저항하며 공권력을 무력화시키는 행위는 합동작전으로 반드시 단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삼국지의 적벽대전. 오나라를 정벌하기 위해 대규모 선단을 이끌고 남으로 내려온 조조는 군사들의 뱃멀미를 막기 위해 쇠줄로 배와 배를 연결하는 연환계(連環計)를 쓴다. 그러나 제갈공명의 전략을 택한 연합군은 화공(火攻)을 가하고 결국 조조는 100만 대군을 잃고 쫓기는 처지가 된다.
연환계는 조조만 썼던 게 아니다. 우리 서해에서 불법 조업을 일삼는 중국 어선들은 그동안 한국 해양경찰의 단속에 맞서 10척 이상의 배를 연결해 도주하는 연환계를 써왔다. 그러면 해경 경비함 1척의 인력과 장비로는 속수무책인 경우가 많았다. 설령 인접 경비함이 나포작전을 지원해도 중국어선 1, 2척만 도마뱀 꼬리처럼 내주고 수산물이 실린 운반선과 나머지 어선은 중국 해역으로 도주하는 사례가 많았다.
그러나 이제 한국 해경에도 제갈공명이 등장했다. 해경은 최근 여러 경비함을 동시에 투입해 ‘화력’을 집중하는 새로운 작전을 도입해 중국 어선의 연환계를 무력화시키고 있다.
30일 해경에 따르면 전국 16개 해경서 소속 모든 경비함장과 고속단정장 210여 명이 참가하는 ‘전술 지휘 워크숍’이 다음 달 군산해경에서 열린다. 군산해경이 최근 연환계를 사용하며 집단으로 저항하는 중국어선을 한꺼번에 나포하는 데 잇달아 성공했기 때문이다.
군산해경은 17일 전북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에서 서남쪽으로 약 105km 떨어진 해역에서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침범해 불법조업에 나선 중국어선 11척을 한꺼번에 나포했다. 또 지난해 12월 26일 같은 해역에서 무허가로 조업한 중국어선 11척을 모두 붙잡았다.
군산해경은 인근 해상을 경비하던 3000t 급 경비함에 실린 헬기를 띄워 중국어선의 불법 행위를 정밀 채증했다. 동시에 인근 경비함들에 지령을 내려 불법조업 현장에 모이도록 했다. 헬기는 경비함이 올 때까지 저공에서 날며 중국어선들을 견제했다. 헬기가 내뿜는 강풍은 초속 110km에 달해 어선들의 도주를 저지하는 데 효과가 컸다.
이어 단속 현장에 지원세력으로 도착한 경비함 2척이 중국어선의 앞을 지그재그로 항해하며 도주로를 막고, 각 경비함에서 내려진 고속단정은 중국어선 주위를 돌며 속도를 내지 못하게 했다. 동시에 경비함들은 중국어선에 최루액이 섞인 물대포 등을 쏘아댔다.
이처럼 기선을 제압한 뒤 전자충격기로 무장한 해경 요원이 신속하게 승선해 조타실과 선원을 제압했다.
그동안 성어기(3∼5월, 10∼12월) 서해에서 EEZ를 넘나들며 조업하는 중국어선 수는 3000척 이상. 반면에 해경의 경비함은 30여 척에 불과했다. 적은 경비함으로 넓은 바다를 지키려다 보니 띄엄띄엄 흩뿌려 놓는 식으로 경비함을 운영했다. 경비함 간의 거리는 전속력으로 달려도 3∼4시간 걸릴 정도로 멀었다. 그러다 보니 중국어선을 단속할 때 보통 물대포가 설치된 경비함(1000t급 이상) 1척과 고속단정 2대에 나눠 승선한 16명 안팎의 해상특수기동대원(나포요원)을 투입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선원 10명 내외가 승선하는 중국어선 10여 척이 연환계를 쓸 경우 경비함 1척의 인력과 장비로는 대처하기 어려웠다. 해경은 이 같은 연환계를 깨기 위해 최소 1000t급 경비함 3척과 고속단정 6척을 집중 투입해 ‘굵직한 선단만 잡는다‘는 전략을 써 성공을 거둔 것이다.
최상환 해경 경비안전국장은 “삼국지에서 조조가 연환계를 쓰다가 오히려 군사를 모두 잃는 패착을 뒀다”며 “해경의 단속에 연환계로 저항하며 공권력을 무력화시키는 행위는 합동작전으로 반드시 단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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