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 시장에 ‘은퇴한 중년 남성들’ 몰려온다
등록 2013.02.07.삼성증권이 마련한 ‘절세투자전략 세미나’ 강연장 앞쪽은 강의 시작 30분 전부터 최 씨처럼 자리를 선점한 ‘아저씨’들로 빈 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양복을 입은 젊은 직장인부터 머리가 희끗한 중년 남성까지 연령대도 다양했다. 절반 이상을 차지한 이들 남성은 강의가 시작되자 강사의 말을 행여 놓칠까 분주히 받아 적으며 눈을 반짝였다.
지금까지 오후 3, 4시에 열리는 자산관리 세미나는 전업주부 투자자인 속칭 ‘김 여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요즘은 ‘김 사장’들의 열기가 김 여사들에 못지않다.
○ 자산관리시장에 남성 고객 북적
남성들이 곳간 지키기에 나섰다. 증권회사가 마련한 각종 투자설명회는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몰려든 남성 투자자로 북새통을 이룬다.
지난달 17일 우리투자증권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타워광역센터에서 연 금융투자 설명회에는 총 100명이 참여했다. 이 중 남성은 약 40명이었다. 대신증권이 같은 달 23일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대신증권연수원에서 연 고객초청 세미나 현장도 남성 참가자로 북새통을 이뤘다. 삼성증권 강좌엔 51%가 남성이었다.
한 생명보험사에 다니는 권모 씨(35)는 강연에 참가하기 위해 회사에 월차를 내기도 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예전에는 고객 초청 세미나를 열면 90% 이상이 50대 여성고객이었는데 최근에는 남성들이 30% 이상”이라며 “23일은 예상보다 남성고객이 많이 몰려 부랴부랴 좌석 20여 개를 더 준비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을 잡기 위해 증권업계도 발 벗고 나섰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말까지 일과 중 시간을 내기 힘든 남성 직장인을 위해 야간상담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퇴근 뒤인 오후 6시부터 8시 사이 일대일 상담을 받을 수 있게 한 것. 현재까지 290여 명이 상담을 받았다.
○ 은퇴 준비에 자산 늘리기
그동안 ‘김 사장’들은 생업전선에 나서느라 재산 현황은 몰랐고, 몰라도 됐다. 5월 은퇴를 앞둔 한 대기업의 윤모 부장(51)은 “친구들끼리 ‘청문회를 못 넘기고 재산문제로 낙마한 고위 공직자 가운데 문제가 되고서야 자신의 재산이 얼마인 줄 알게 된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주고받기도 한다”며 “사실 남자들은 자신의 재산이 도대체 얼마나 모여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제는 저성장 저금리로 상황이 변했다. 예전에는 아내에게만 맡겨두어도 불어나던 돈이 어느 순간부터 제자리걸음을 하자 남성들이 ‘곳간’에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빵집을 운영하는 김모 씨(41)는 “그동안 일만 하느라 아내에게 돈을 맡겨놨더니 재산이 늘어나질 않았다”며 “내가 직접 나서서 부자 되는 비법을 아내에게 전수해줘야 겠다”고 말해 함께 자리한 아내의 핀잔을 듣기도 했다.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본격화한 것도 한 요인이다. 직장생활을 했지만 오히려 투자엔 문외한이 된 남성들이 느지막이 금융투자 공부에 나선 것이다.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아내 몰래 챙겨둔 성과급 계좌를 들고 와서 어떻게 굴려야 목돈을 만들 수 있냐고 묻는 은퇴를 앞둔 중년 남성이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절세가 최선의 재테크가 된 상황에서 복잡한 세제개편안과 정교해진 절세 기법을 100% 활용하려면 부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공감대도 확산됐다.
박형수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부소장은 “아무래도 절세가 어렵다 보니 아내가 남편에게 도움을 요청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경제권을 지닌 남성들이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이 강화되면서 본격적으로 가계경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최모 씨(53)는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를 찾았다. 최 씨가 찾은 현장은 삼성증권의 재테크 강연장. “재작년에 직장에서 은퇴하고 식당을 열었는데 그동안 일만 하느라 자산관리에는 영 관심을 두지 못했다가 노후 준비를 더 잘하기 위해선 스스로 공부를 해야겠더라고요.” 아내에게 식당까지 맡긴 채 이곳을 찾은 이유를 최 씨는 이렇게 설명했다.
삼성증권이 마련한 ‘절세투자전략 세미나’ 강연장 앞쪽은 강의 시작 30분 전부터 최 씨처럼 자리를 선점한 ‘아저씨’들로 빈 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양복을 입은 젊은 직장인부터 머리가 희끗한 중년 남성까지 연령대도 다양했다. 절반 이상을 차지한 이들 남성은 강의가 시작되자 강사의 말을 행여 놓칠까 분주히 받아 적으며 눈을 반짝였다.
지금까지 오후 3, 4시에 열리는 자산관리 세미나는 전업주부 투자자인 속칭 ‘김 여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요즘은 ‘김 사장’들의 열기가 김 여사들에 못지않다.
○ 자산관리시장에 남성 고객 북적
남성들이 곳간 지키기에 나섰다. 증권회사가 마련한 각종 투자설명회는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몰려든 남성 투자자로 북새통을 이룬다.
지난달 17일 우리투자증권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타워광역센터에서 연 금융투자 설명회에는 총 100명이 참여했다. 이 중 남성은 약 40명이었다. 대신증권이 같은 달 23일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대신증권연수원에서 연 고객초청 세미나 현장도 남성 참가자로 북새통을 이뤘다. 삼성증권 강좌엔 51%가 남성이었다.
한 생명보험사에 다니는 권모 씨(35)는 강연에 참가하기 위해 회사에 월차를 내기도 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예전에는 고객 초청 세미나를 열면 90% 이상이 50대 여성고객이었는데 최근에는 남성들이 30% 이상”이라며 “23일은 예상보다 남성고객이 많이 몰려 부랴부랴 좌석 20여 개를 더 준비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을 잡기 위해 증권업계도 발 벗고 나섰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말까지 일과 중 시간을 내기 힘든 남성 직장인을 위해 야간상담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퇴근 뒤인 오후 6시부터 8시 사이 일대일 상담을 받을 수 있게 한 것. 현재까지 290여 명이 상담을 받았다.
○ 은퇴 준비에 자산 늘리기
그동안 ‘김 사장’들은 생업전선에 나서느라 재산 현황은 몰랐고, 몰라도 됐다. 5월 은퇴를 앞둔 한 대기업의 윤모 부장(51)은 “친구들끼리 ‘청문회를 못 넘기고 재산문제로 낙마한 고위 공직자 가운데 문제가 되고서야 자신의 재산이 얼마인 줄 알게 된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주고받기도 한다”며 “사실 남자들은 자신의 재산이 도대체 얼마나 모여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제는 저성장 저금리로 상황이 변했다. 예전에는 아내에게만 맡겨두어도 불어나던 돈이 어느 순간부터 제자리걸음을 하자 남성들이 ‘곳간’에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빵집을 운영하는 김모 씨(41)는 “그동안 일만 하느라 아내에게 돈을 맡겨놨더니 재산이 늘어나질 않았다”며 “내가 직접 나서서 부자 되는 비법을 아내에게 전수해줘야 겠다”고 말해 함께 자리한 아내의 핀잔을 듣기도 했다.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본격화한 것도 한 요인이다. 직장생활을 했지만 오히려 투자엔 문외한이 된 남성들이 느지막이 금융투자 공부에 나선 것이다.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아내 몰래 챙겨둔 성과급 계좌를 들고 와서 어떻게 굴려야 목돈을 만들 수 있냐고 묻는 은퇴를 앞둔 중년 남성이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절세가 최선의 재테크가 된 상황에서 복잡한 세제개편안과 정교해진 절세 기법을 100% 활용하려면 부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공감대도 확산됐다.
박형수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부소장은 “아무래도 절세가 어렵다 보니 아내가 남편에게 도움을 요청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경제권을 지닌 남성들이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이 강화되면서 본격적으로 가계경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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