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金총리 野의 모독성발언 작심하고 반박
등록 2013.02.15.“들어가선 안 되죠.”(김황식 국무총리)
1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 대정부 질문을 지켜보던 의원들은 순간 술렁였다. 온화한 말투가 트레이드마크였던 평소 김 총리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장면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이날 본회의는 현 정부를 상대로 한 마지막 대정부질문이었던 만큼 이명박 정부를 향한 야당 의원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김 의원은 ‘고소영’ 인사, 4대강 사업, 민간인 사찰,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등을 거론하며 “이 대통령은 헌정 사상 가장 나쁜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시대정신, 역사의식 등 지도자로서 갖춰야 할 그 어떤 것도 갖추지 못했던 사람으로 결코 대통령을 꿈꿔서는 안 됐을 사람”이라고도 했다.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 항의성 고성이 터졌다. 김 의원은 “할 말 있으면 나와서 하라”며 “이 대통령의 마지막 소임은 권력형 비리 사건에 대한 법의 심판을 받고 차가운 감옥에서 사죄와 눈물의 참회록을 쓰는 것”이라고 비난을 이어갔다.
김 의원이 발언을 마친 뒤 ‘들어가시라’고 하자 김 총리는 “들어가선 안 되죠. 쭉 질문을 했으니 답변 드리겠다”며 조목조목 반박하기 시작했다. “그 정도 듣겠다. 들어가시라”는 김 의원의 재촉에도 김 총리는 답변을 이어갔다. 이번에는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 고함이 터졌다. 김 총리는 “물러나는 총리로서 정치권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모든 것을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사실에 기반해 말해 달라. 이 정부에서 행한 모든 정책에 빛도 있고 그림자도 있다. 반성하고 (방향을) 달리 할 정책도 있다. 그러나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이 문제를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단호히 말했다.
현장을 지켜본 총리실 관계자는 “총리는 평소에도 야당 의원들의 모독성 발언에 대해 수위가 너무 높다는 우려를 하곤 했다”며 “김 총리로선 오늘이 마지막 대정부질문 답변 자리였고, 다시 국회에서 말할 기회가 없는 만큼 의원들과 국민들 앞에서 평소 소신을 더욱 적극적으로 밝힌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북한의 3차 핵실험과 관련해선 “악순환의 고리를 확실히 끊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북한의 도발은 유엔 제재, 핵실험, 제재 강화, 논쟁 증가, 미사일 발사 등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는 조명철 새누리당 의원의 지적에 이같이 답했다. 김 총리는 “그동안 대화와 제재 투트랙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는데 실효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을 명백히 인식하므로 어떻게 하는 게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지 새로운 각도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최은경 인턴기자 서울대 사회교육학과 4학년
“총리는 들어가셔도 좋습니다.”(김동철 민주통합당 의원)
“들어가선 안 되죠.”(김황식 국무총리)
1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 대정부 질문을 지켜보던 의원들은 순간 술렁였다. 온화한 말투가 트레이드마크였던 평소 김 총리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장면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이날 본회의는 현 정부를 상대로 한 마지막 대정부질문이었던 만큼 이명박 정부를 향한 야당 의원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김 의원은 ‘고소영’ 인사, 4대강 사업, 민간인 사찰,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등을 거론하며 “이 대통령은 헌정 사상 가장 나쁜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시대정신, 역사의식 등 지도자로서 갖춰야 할 그 어떤 것도 갖추지 못했던 사람으로 결코 대통령을 꿈꿔서는 안 됐을 사람”이라고도 했다.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 항의성 고성이 터졌다. 김 의원은 “할 말 있으면 나와서 하라”며 “이 대통령의 마지막 소임은 권력형 비리 사건에 대한 법의 심판을 받고 차가운 감옥에서 사죄와 눈물의 참회록을 쓰는 것”이라고 비난을 이어갔다.
김 의원이 발언을 마친 뒤 ‘들어가시라’고 하자 김 총리는 “들어가선 안 되죠. 쭉 질문을 했으니 답변 드리겠다”며 조목조목 반박하기 시작했다. “그 정도 듣겠다. 들어가시라”는 김 의원의 재촉에도 김 총리는 답변을 이어갔다. 이번에는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 고함이 터졌다. 김 총리는 “물러나는 총리로서 정치권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모든 것을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사실에 기반해 말해 달라. 이 정부에서 행한 모든 정책에 빛도 있고 그림자도 있다. 반성하고 (방향을) 달리 할 정책도 있다. 그러나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이 문제를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단호히 말했다.
현장을 지켜본 총리실 관계자는 “총리는 평소에도 야당 의원들의 모독성 발언에 대해 수위가 너무 높다는 우려를 하곤 했다”며 “김 총리로선 오늘이 마지막 대정부질문 답변 자리였고, 다시 국회에서 말할 기회가 없는 만큼 의원들과 국민들 앞에서 평소 소신을 더욱 적극적으로 밝힌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북한의 3차 핵실험과 관련해선 “악순환의 고리를 확실히 끊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북한의 도발은 유엔 제재, 핵실험, 제재 강화, 논쟁 증가, 미사일 발사 등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는 조명철 새누리당 의원의 지적에 이같이 답했다. 김 총리는 “그동안 대화와 제재 투트랙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는데 실효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을 명백히 인식하므로 어떻게 하는 게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지 새로운 각도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최은경 인턴기자 서울대 사회교육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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