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보호관찰소 이전… 학부모 반발에 ‘전면 재검토’
등록 2013.09.10.새누리당도 이날 국회에서 긴급 당정협의를 열어 보호관찰소의 성남 이전 방침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법무부에 요구했다. 법무부는 뒤늦게 성남보호관찰소를 분당구 서현동 서현역세권 업무용 건물로 이전했지만 어떠한 업무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법무부는 “새 입지가 정해지면 컨테이너박스를 만들어서라도 그곳에서 여건에 맞춰 업무를 보겠다”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주민들은 9일 보호관찰소 앞에서 출입로를 막고 직원들의 출근을 저지했다. 5일부터 농성을 시작한 학부모 인파는 9일 오전 11시경 2100여 명(경찰 추산)까지 불어나 주변 도로를 가득 메웠다. 학부모 300여 명은 5일부터 돌아가며 24시간 보호관찰소 앞을 지키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주 이전한 보호관찰소 직원들은 출근하지 못 했고 사무실은 비어 있다.
보호관찰소는 법원에서 보호관찰이나 사회봉사 처분을 받은 이들을 지도 감독하며 보호관찰, 사회봉사명령 집행, 소년사범 선도 업무 등을 담당하는 시설이다. 문제가 된 수원보호관찰소 성남지소(성남보호관찰소)는 경기 광주 하남지역 보호관찰 대상자 1400여 명을 관리한다.
분당지역 51개 초중고교 학부모 1500여 명은 9일 보호관찰소를 주관하는 경기 과천시 법무부를 항의 방문했다. 주민들은 보호관찰소 이전을 촉구하는 진정서와 5일부터 분당 주민 2만3000명이 동의한 서명부를 제출하고 즉각 이전해 줄 것을 촉구했다. 범대위 관계자는 9일 “교화시설인 보호관찰소가 필요한 건 인정한다. ‘님비(NIMBY)’를 내세워 반대하는 것도 아니다. 이전에 앞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적절한 위치를 찾았어야 한다”며 “말 한마디 없이 아이들 안전을 해칠 수 있는 시설을 도둑 이전해 놓고 양해해 달라고 하면 누가 납득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남보호관찰소는 성남시 수정구 수진2동에서 4일 새벽 서현동 서현역 인근 건물 1∼3층(1124㎡)으로 전격 이전했다. 수진2동 건물 임차 기간이 지난달 18일 만료된 데 따른 것. 수진2동 주민들은 2011년부터 이전을 촉구하며 70여 회 집회를 열었다. 관찰소 측은 서현동에 낮에 정상적으로 이전하면 주민 반발이 클 것으로 보고 새벽에 기습 이전한 것.
이전 다음 날인 5일부터 서현동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반대 시위가 시작됐다. 처음에는 100여 명씩 모였으나 6일 서현동에서 체험학습 중이던 중학생들이 ‘전자발찌를 찬 아저씨를 영화관에서 봤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걷잡을 수 없이 사태가 커졌다. 학교 단위로 학부모회가 중심이 돼 조직화되면서 주말인 7일 2000여 명, 8일 3000여 명이 서현동 AK플라자가 있는 로데오거리에 모여 항의 시위를 벌였다. 분당신도시가 생긴 이래 정자역 러브호텔 논란 때와 분당 구미동∼용인 죽전 도로 개통 반대 사태 이후 최대 규모다.
관찰소가 이전한 곳은 서현역 주변 상업지역으로 AK플라자, 성남교육지원청, 제생병원, 롯데마트, 메가박스, 교보문고, PC방, 음식점 등이 밀집한 분당 최고의 중심지. 하루 유동인구가 4만여 명에 이르고 그중 학생 등 청소년과 주부가 절반을 차지한다. 보호관찰소 반경 5km 이내에는 77개교가 있다. 학부모들은 “우범자 1500여 명이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보호관찰소가 어떻게 청소년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에 들어올 수 있느냐”고 말했다.
성남시와 지역 국회의원에게도 발등의 불이 됐다. 이재명 시장은 처음에 “나도 몰랐다. 뒤통수를 맞았다”고 했다가 “서현동 이전은 잘못됐다. 성남시가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지역구 이종훈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9일 황교안 법무부 장관을 면담한 뒤 “이전이 철회될 때까지 주민들과 함께 싸우겠다”고 말했다.
성남=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으로 법무부 보호관찰소가 이전한 데 대해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법무부가 성남보호관찰소를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0일부터 서현초등학교 등 8개교 학생들의 등교를 거부하기로 한 학부모들은 밤늦게까지 대책회의를 계속했다. ‘성남보호관찰소 이전 반대를 위한 학부모범대책위원회(범대위)’는 9일 오후 5시부터 범대위 산하 분당지역 초등학교 학부모 대표회의를 열고 등교거부를 결정했다.
새누리당도 이날 국회에서 긴급 당정협의를 열어 보호관찰소의 성남 이전 방침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법무부에 요구했다. 법무부는 뒤늦게 성남보호관찰소를 분당구 서현동 서현역세권 업무용 건물로 이전했지만 어떠한 업무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법무부는 “새 입지가 정해지면 컨테이너박스를 만들어서라도 그곳에서 여건에 맞춰 업무를 보겠다”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주민들은 9일 보호관찰소 앞에서 출입로를 막고 직원들의 출근을 저지했다. 5일부터 농성을 시작한 학부모 인파는 9일 오전 11시경 2100여 명(경찰 추산)까지 불어나 주변 도로를 가득 메웠다. 학부모 300여 명은 5일부터 돌아가며 24시간 보호관찰소 앞을 지키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주 이전한 보호관찰소 직원들은 출근하지 못 했고 사무실은 비어 있다.
보호관찰소는 법원에서 보호관찰이나 사회봉사 처분을 받은 이들을 지도 감독하며 보호관찰, 사회봉사명령 집행, 소년사범 선도 업무 등을 담당하는 시설이다. 문제가 된 수원보호관찰소 성남지소(성남보호관찰소)는 경기 광주 하남지역 보호관찰 대상자 1400여 명을 관리한다.
분당지역 51개 초중고교 학부모 1500여 명은 9일 보호관찰소를 주관하는 경기 과천시 법무부를 항의 방문했다. 주민들은 보호관찰소 이전을 촉구하는 진정서와 5일부터 분당 주민 2만3000명이 동의한 서명부를 제출하고 즉각 이전해 줄 것을 촉구했다. 범대위 관계자는 9일 “교화시설인 보호관찰소가 필요한 건 인정한다. ‘님비(NIMBY)’를 내세워 반대하는 것도 아니다. 이전에 앞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적절한 위치를 찾았어야 한다”며 “말 한마디 없이 아이들 안전을 해칠 수 있는 시설을 도둑 이전해 놓고 양해해 달라고 하면 누가 납득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남보호관찰소는 성남시 수정구 수진2동에서 4일 새벽 서현동 서현역 인근 건물 1∼3층(1124㎡)으로 전격 이전했다. 수진2동 건물 임차 기간이 지난달 18일 만료된 데 따른 것. 수진2동 주민들은 2011년부터 이전을 촉구하며 70여 회 집회를 열었다. 관찰소 측은 서현동에 낮에 정상적으로 이전하면 주민 반발이 클 것으로 보고 새벽에 기습 이전한 것.
이전 다음 날인 5일부터 서현동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반대 시위가 시작됐다. 처음에는 100여 명씩 모였으나 6일 서현동에서 체험학습 중이던 중학생들이 ‘전자발찌를 찬 아저씨를 영화관에서 봤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걷잡을 수 없이 사태가 커졌다. 학교 단위로 학부모회가 중심이 돼 조직화되면서 주말인 7일 2000여 명, 8일 3000여 명이 서현동 AK플라자가 있는 로데오거리에 모여 항의 시위를 벌였다. 분당신도시가 생긴 이래 정자역 러브호텔 논란 때와 분당 구미동∼용인 죽전 도로 개통 반대 사태 이후 최대 규모다.
관찰소가 이전한 곳은 서현역 주변 상업지역으로 AK플라자, 성남교육지원청, 제생병원, 롯데마트, 메가박스, 교보문고, PC방, 음식점 등이 밀집한 분당 최고의 중심지. 하루 유동인구가 4만여 명에 이르고 그중 학생 등 청소년과 주부가 절반을 차지한다. 보호관찰소 반경 5km 이내에는 77개교가 있다. 학부모들은 “우범자 1500여 명이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보호관찰소가 어떻게 청소년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에 들어올 수 있느냐”고 말했다.
성남시와 지역 국회의원에게도 발등의 불이 됐다. 이재명 시장은 처음에 “나도 몰랐다. 뒤통수를 맞았다”고 했다가 “서현동 이전은 잘못됐다. 성남시가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지역구 이종훈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9일 황교안 법무부 장관을 면담한 뒤 “이전이 철회될 때까지 주민들과 함께 싸우겠다”고 말했다.
성남=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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