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마지막 미군포로 5년만에 귀환
등록 2014.06.02.아프간 평화협상도 급물살 탈듯
아프가니스탄 반군 탈레반에 붙잡혀 있던 유일한 미군 포로인 보 버그달 병장은 지난달 31일 미군 헬기에 오르자마자 종이에 “SF(미군 특수부대)?”라고 썼다. 미군들이 웃으며 “그렇다. 오랫동안 당신을 찾고 있었다”고 답하자 그때까지 5년간의 감금 생활을 끝낸 그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그의 석방이 확인되자 쿠바 관타나모 기지에서는 탈레반 최고위급 간부 5명이 카타르행 비행기에 올랐다. 아직도 아프간에서 치열한 전쟁을 벌이는 미국과 탈레반 간에 이례적인 포로 맞교환이 성사된 것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버그달 병장은 현재 미군 특수부대의 보호 아래 있다”며 “전장에 어떤 병사도 남겨두고 나오지 않겠다는 미국의 변치 않는 의무를 재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버그달 병장은 아프간 미군 기지를 스스로 탈영했다는 논란이 있었음에도 미군 당국이 끝까지 책임지고 귀환시켰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지난달 31일 전했다.
버그달 병장은 2009년 아프간 전장에 투입된 뒤 곧바로 기지를 벗어났다가 실종됐다. 탈레반은 그의 동영상을 수차례 공개하며 미국과의 협상 의도를 내비쳤다. 그는 미국이 2001년 아프간을 침공한 뒤 현재까지 남아 있는 유일한 미군 포로였다.
미국은 2010년 후반부터 카타르의 중재 아래 협상에 나섰다. 미국은 당초 탈레반 죄수 5명을 순차적으로 풀어줄 예정이었으나 아프간전 종전이 임박해지면서 탈레반 요구를 수용해 한꺼번에 석방했다.
이번에 석방된 탈레반 수감자는 정보차관을 지낸 압둘 하크 와시크, 육군 최고사령관 출신 무함마드 파즐, 아프간 북부지역 두 곳에서 주지사를 지낸 물라 누룰라 누리, 내무장관 등으로 재직한 카이룰라 카이르콰 등 최고위급 간부들이다.
포로 맞교환이 성사되면서 그동안 답보 상태였던 아프간 평화협상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죄수 문제가 지금까지 협상 개시의 걸림돌이었기 때문에 이번 맞교환이 협상 재개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탈레반은 지난해 카타르에 정치사무소를 설립하고 간간이 비밀접촉을 했지만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반대 등으로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번에 카타르 정부가 중재자로 나선 만큼 정치사무소를 중심으로 평화협상이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미국 공화당은 전격적인 포로 맞교환이 법률을 어긴 것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관타나모 죄수를 다른 곳으로 이동시킬 때는 30일 전에 의회에 알리도록 한 법률을 어겼다는 것이다. 척 헤이글 국방장관은 포로 맞교환 직전에 의회에 통보했다. 또 테러집단과는 협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깨졌기 때문에 전 세계의 미군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관타나모 탈레반 5명과 맞교환… 탈영 논란에도 끝까지 석방 이끌어
아프간 평화협상도 급물살 탈듯
아프가니스탄 반군 탈레반에 붙잡혀 있던 유일한 미군 포로인 보 버그달 병장은 지난달 31일 미군 헬기에 오르자마자 종이에 “SF(미군 특수부대)?”라고 썼다. 미군들이 웃으며 “그렇다. 오랫동안 당신을 찾고 있었다”고 답하자 그때까지 5년간의 감금 생활을 끝낸 그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그의 석방이 확인되자 쿠바 관타나모 기지에서는 탈레반 최고위급 간부 5명이 카타르행 비행기에 올랐다. 아직도 아프간에서 치열한 전쟁을 벌이는 미국과 탈레반 간에 이례적인 포로 맞교환이 성사된 것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버그달 병장은 현재 미군 특수부대의 보호 아래 있다”며 “전장에 어떤 병사도 남겨두고 나오지 않겠다는 미국의 변치 않는 의무를 재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버그달 병장은 아프간 미군 기지를 스스로 탈영했다는 논란이 있었음에도 미군 당국이 끝까지 책임지고 귀환시켰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지난달 31일 전했다.
버그달 병장은 2009년 아프간 전장에 투입된 뒤 곧바로 기지를 벗어났다가 실종됐다. 탈레반은 그의 동영상을 수차례 공개하며 미국과의 협상 의도를 내비쳤다. 그는 미국이 2001년 아프간을 침공한 뒤 현재까지 남아 있는 유일한 미군 포로였다.
미국은 2010년 후반부터 카타르의 중재 아래 협상에 나섰다. 미국은 당초 탈레반 죄수 5명을 순차적으로 풀어줄 예정이었으나 아프간전 종전이 임박해지면서 탈레반 요구를 수용해 한꺼번에 석방했다.
이번에 석방된 탈레반 수감자는 정보차관을 지낸 압둘 하크 와시크, 육군 최고사령관 출신 무함마드 파즐, 아프간 북부지역 두 곳에서 주지사를 지낸 물라 누룰라 누리, 내무장관 등으로 재직한 카이룰라 카이르콰 등 최고위급 간부들이다.
포로 맞교환이 성사되면서 그동안 답보 상태였던 아프간 평화협상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죄수 문제가 지금까지 협상 개시의 걸림돌이었기 때문에 이번 맞교환이 협상 재개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탈레반은 지난해 카타르에 정치사무소를 설립하고 간간이 비밀접촉을 했지만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반대 등으로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번에 카타르 정부가 중재자로 나선 만큼 정치사무소를 중심으로 평화협상이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미국 공화당은 전격적인 포로 맞교환이 법률을 어긴 것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관타나모 죄수를 다른 곳으로 이동시킬 때는 30일 전에 의회에 알리도록 한 법률을 어겼다는 것이다. 척 헤이글 국방장관은 포로 맞교환 직전에 의회에 통보했다. 또 테러집단과는 협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깨졌기 때문에 전 세계의 미군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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