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신임대표… 당청 수평관계 의지

등록 2014.07.15.
[새누리 당대표 김무성]김무성號의 과제와 앞날

朴대통령과 ‘애증의 9년’… 경선과정 계파갈등 해소 발등의 불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신임 당 대표의 질긴 인연이 시작됐다.”

14일 전당대회에서 김무성 신임 대표 체제가 출범하자 당 관계자들은 이같이 한마디씩 했다. 원조 친박(친박근혜)에서 비주류로 멀어졌다가 다시 ‘박근혜당’의 대표가 된 인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집권 2년 차를 맞아 국가혁신과 경제 살리기, 통일준비 등 산적한 현안을 헤쳐가기 위해선 김 대표의 협조가 절실하다. 동시에 김 대표는 당 쇄신과 기존의 당청(黨靑) 관계 틀을 새로 짜야 한다는 과제를 떠안았다.



○ 백의종군에서 당 대표까지

김 대표는 한때 ‘공주의 남자’로 불릴 만큼 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꼽혔다. 2005년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일 때 김 대표에게 사무총장 직을 제안하면서 본격적 인연을 맺었다. 이어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의 2007년 대선 경선 캠프를 이끌며 ‘친박 좌장’이 된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2009년 세종시 수정안 파동을 겪으며 둘 사이는 결정적으로 틀어졌다. 당시 박 대통령은 원안 추진을 역설했지만 김 대표는 ‘원안 변경’을 주장해 탈박(脫朴)의 길을 걷었다.

김 대표는 2012년 친박이 주도한 19대 총선에서 공천 탈락하면서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고심 끝에 ‘백의종군’을 선언하고 한발 물러섰다. 그해 대선에선 박근혜 대선캠프 중앙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으로 돌아왔다. 그러다 지난해 4월 부산 영도 재선거에서 낙승을 거둔 뒤 5선 국회의원으로 국회로 복귀했다. 하지만 그는 비주류 좌장으로 분류됐다. 친박 주류는 끊임없이 ‘김무성 불가론’을 폈다. 김 대표는 이 파상공세를 넘어선 것이다.



○ 친박-비주류 갈등 봉합 첫 과제

김 대표의 제1과제는 전당대회를 거치며 사분오열된 당을 하나로 만드는 것이다. 일단 김 대표 주변의 지형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전대에서 서 최고위원과 비교적 격차를 벌리는 데 성공했고, 원조 친박으로 꼽히는 홍문종 의원은 지도부 입성에 실패했다. 이번에 지도부에 동반 입성한 비주류의 김태호 이인제 최고위원의 적극적 지지를 확보할 경우 든든한 우군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가 추가로 2명의 지명직 최고위원을 내세운다면 김무성 체제는 당분간 순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아직까지 엄연히 ‘박근혜당’이다. 김 대표도 이 사실을 외면할 수 없는 만큼 불필요한 계파 갈등은 자제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첫 시험대는 7·30 재·보궐선거다. 김 대표가 직접 공천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지만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 일단 과반 의석 확보가 관건이지만 수도권에서 질 경우 비주류 진영의 공세가 예상된다. 또 김 대표는 “새누리당을 보수 혁신의 아이콘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이에 걸맞게 당 쇄신의 성과를 내야 할 것이다. 길게는 2016년 국회의원 선거 공천작업이 김 대표 리더십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수평적 당청 관계 어떻게 실현할까

청와대와의 관계 재정립이 어떻게 이뤄질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황우여 대표 시절 당이 지나치게 청와대에 끌려간다는 불만이 많았던 만큼 김 대표는 당의 의견을 적극 청와대에 전달하는 생산적 견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사안에 따라 당청 갈등이 불거질 수도 있어 김 대표의 정치력이 주목되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청와대와 긴밀한 이완구 원내대표의 역할론도 거론된다. 이 원내대표가 김 대표와 협력해 당내 갈등을 중재하면서 청와대와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김 대표가 청와대에 민심을 전달하는 ‘투 트랙’ 당청관계를 정립할 수도 있다.

대야 관계의 변화도 예상된다. 김 대표는 한나라당 원내대표 시절 카운터파트였던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무난하게 대야관계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대표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집권당이 좀 양보한다고 큰일이 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새누리 당대표 김무성]김무성號의 과제와 앞날

朴대통령과 ‘애증의 9년’… 경선과정 계파갈등 해소 발등의 불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신임 당 대표의 질긴 인연이 시작됐다.”

14일 전당대회에서 김무성 신임 대표 체제가 출범하자 당 관계자들은 이같이 한마디씩 했다. 원조 친박(친박근혜)에서 비주류로 멀어졌다가 다시 ‘박근혜당’의 대표가 된 인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집권 2년 차를 맞아 국가혁신과 경제 살리기, 통일준비 등 산적한 현안을 헤쳐가기 위해선 김 대표의 협조가 절실하다. 동시에 김 대표는 당 쇄신과 기존의 당청(黨靑) 관계 틀을 새로 짜야 한다는 과제를 떠안았다.



○ 백의종군에서 당 대표까지

김 대표는 한때 ‘공주의 남자’로 불릴 만큼 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꼽혔다. 2005년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일 때 김 대표에게 사무총장 직을 제안하면서 본격적 인연을 맺었다. 이어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의 2007년 대선 경선 캠프를 이끌며 ‘친박 좌장’이 된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2009년 세종시 수정안 파동을 겪으며 둘 사이는 결정적으로 틀어졌다. 당시 박 대통령은 원안 추진을 역설했지만 김 대표는 ‘원안 변경’을 주장해 탈박(脫朴)의 길을 걷었다.

김 대표는 2012년 친박이 주도한 19대 총선에서 공천 탈락하면서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고심 끝에 ‘백의종군’을 선언하고 한발 물러섰다. 그해 대선에선 박근혜 대선캠프 중앙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으로 돌아왔다. 그러다 지난해 4월 부산 영도 재선거에서 낙승을 거둔 뒤 5선 국회의원으로 국회로 복귀했다. 하지만 그는 비주류 좌장으로 분류됐다. 친박 주류는 끊임없이 ‘김무성 불가론’을 폈다. 김 대표는 이 파상공세를 넘어선 것이다.



○ 친박-비주류 갈등 봉합 첫 과제

김 대표의 제1과제는 전당대회를 거치며 사분오열된 당을 하나로 만드는 것이다. 일단 김 대표 주변의 지형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전대에서 서 최고위원과 비교적 격차를 벌리는 데 성공했고, 원조 친박으로 꼽히는 홍문종 의원은 지도부 입성에 실패했다. 이번에 지도부에 동반 입성한 비주류의 김태호 이인제 최고위원의 적극적 지지를 확보할 경우 든든한 우군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가 추가로 2명의 지명직 최고위원을 내세운다면 김무성 체제는 당분간 순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아직까지 엄연히 ‘박근혜당’이다. 김 대표도 이 사실을 외면할 수 없는 만큼 불필요한 계파 갈등은 자제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첫 시험대는 7·30 재·보궐선거다. 김 대표가 직접 공천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지만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 일단 과반 의석 확보가 관건이지만 수도권에서 질 경우 비주류 진영의 공세가 예상된다. 또 김 대표는 “새누리당을 보수 혁신의 아이콘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이에 걸맞게 당 쇄신의 성과를 내야 할 것이다. 길게는 2016년 국회의원 선거 공천작업이 김 대표 리더십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수평적 당청 관계 어떻게 실현할까

청와대와의 관계 재정립이 어떻게 이뤄질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황우여 대표 시절 당이 지나치게 청와대에 끌려간다는 불만이 많았던 만큼 김 대표는 당의 의견을 적극 청와대에 전달하는 생산적 견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사안에 따라 당청 갈등이 불거질 수도 있어 김 대표의 정치력이 주목되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청와대와 긴밀한 이완구 원내대표의 역할론도 거론된다. 이 원내대표가 김 대표와 협력해 당내 갈등을 중재하면서 청와대와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김 대표가 청와대에 민심을 전달하는 ‘투 트랙’ 당청관계를 정립할 수도 있다.

대야 관계의 변화도 예상된다. 김 대표는 한나라당 원내대표 시절 카운터파트였던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무난하게 대야관계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대표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집권당이 좀 양보한다고 큰일이 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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