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우 “연임포기 안했다면 조직 끝장… 돌아가는걸 보면 모르나”
등록 2014.12.03.차기 행장 경쟁을 포기한 이순우 우리은행장은 1일 밤 서울 중구 신당동 자택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가슴속에 담아뒀던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기자는 이날 3시간을 기다린 끝에 이 행장의 아파트 앞에서 그를 만날 수 있었다. 이 행장이 충남 아산시 고객들과 만찬을 끝내고 아파트 현관에 들어서던 자정 무렵이었다. “돌아가라”며 인터뷰를 거부하고 집에 들어갔던 그는 20여 분 뒤 기자를 집으로 들어오게 했다.
1일 오후 6시 반 직원들에게 e메일을 보내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힌 이 행장에게 “이광구 우리은행 부행장 때문에 포기한 것이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보면 모르나. 내가 뭘 더 하겠다고….”
이 행장은 자신이 연임을 포기하지 않고 행장 레이스에 뛰어드는 게 우리은행 조직을 망치는 길임을 깨달았다고 했다. ‘윗선’에서 특정 후보를 민다는 걸 알면서 눈치 없이 자리를 지킬 경우 조직에 해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한 달 전까지 우리금융 안팎에서 이 행장의 연임은 당연시됐다. 민영화 과제를 뚝심 있게 수행해왔고 은행 실적 면에서도 흠결이 없었다. 하지만 지난달 중순 느닷없이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출신인 이 부행장의 내정설이 돌기 시작했다. 우리은행 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 멤버들은 자신을 제외한 위원들이 누구인지, 누가 위원장을 맡았는지, 회의가 언제 열리는지 통보도 받지 못한 채 이 행장과 이 부행장이 ‘2파전’을 벌이고 있다는 보도를 지켜봐야 했다.
이 행장은 “(윗선이) 이 부행장을 찍어서 냈는데 행추위에서 (이 부행장이 회장 후보가) 안 되면 난리가 나지 않겠느냐”며 “(연임 포기는) 주말 동안 많은 고민을 해서 내린 결론”이라고 말했다. 행추위의 지지를 받아 연임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 것으로 보느냐고 물었다. 실제로 다수의 행추위원은 포기 선언 전까지 이 행장의 연임을 지지했다.
그는 “민영화 작업이 한창인 ‘전쟁 중’에 장수를 바꾸면 안 된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왔다는 걸 나도 안다”며 “연임하려 들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러면 (우리은행) 조직은 다 죽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또 “행추위를 통과해 연임이 돼도 (우리은행) 정부 지분이 57%나 되니 정부가 주주총회에서 밀어버리면 그만이다. 그걸 왜 내가 생각하지 않겠나. 연임 포기 결정이 내가 우리 조직을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의중을 알고도 버티기에 나섰다가 조직 전체가 망가진 ‘KB금융 사태’의 전철을 밟을 수 없었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이어 “그래서 정말 민영화를 하고 싶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 행장은 “민영화가 되면 CEO(최고경영자) 인사 때마다 나오는 잡음은 없어질 것이다. (금융당국 등이) KB금융 회장으로 하영구 전 한국씨티은행장을 밀었지만 결국 사외이사들이 지지한 윤종규 회장이 되지 않았나. 내 대(代)에서 이런 일들을 끝내 버리려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민영화 되고 직원들 복지가 좋아지면 직원들이 영업할 때 고객들에게 술도 한잔씩 사고 영업력도 좋아질 건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이 행장이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힌 다음 날인 2일 우리은행 행추위는 2차 회의를 열어 이광구 부행장과 김승규 부행장, 김양진 전 수석부행장 등 3명을 차기 행장 후보 면접 대상자로 선정했다. 이광구 부행장은 본인 내정설과 관련해 “지금은 말하기 거북한 입장”이라고 답했다. 행추위는 5일 이들 3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진행한 뒤 9일 임시 이사회에 최종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다.
송충현 balgun@donga.com·장윤정 기자
“돌아가는 걸 보면 모르나. 연임하는 걸 포기하지 않고 내가 (차기 행장이) 되면 조직이 난장판이 되는 거지. (버티다간) KB 임영록 전 회장처럼 되지 않겠나. 그렇지 않나.”
차기 행장 경쟁을 포기한 이순우 우리은행장은 1일 밤 서울 중구 신당동 자택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가슴속에 담아뒀던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기자는 이날 3시간을 기다린 끝에 이 행장의 아파트 앞에서 그를 만날 수 있었다. 이 행장이 충남 아산시 고객들과 만찬을 끝내고 아파트 현관에 들어서던 자정 무렵이었다. “돌아가라”며 인터뷰를 거부하고 집에 들어갔던 그는 20여 분 뒤 기자를 집으로 들어오게 했다.
1일 오후 6시 반 직원들에게 e메일을 보내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힌 이 행장에게 “이광구 우리은행 부행장 때문에 포기한 것이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보면 모르나. 내가 뭘 더 하겠다고….”
이 행장은 자신이 연임을 포기하지 않고 행장 레이스에 뛰어드는 게 우리은행 조직을 망치는 길임을 깨달았다고 했다. ‘윗선’에서 특정 후보를 민다는 걸 알면서 눈치 없이 자리를 지킬 경우 조직에 해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한 달 전까지 우리금융 안팎에서 이 행장의 연임은 당연시됐다. 민영화 과제를 뚝심 있게 수행해왔고 은행 실적 면에서도 흠결이 없었다. 하지만 지난달 중순 느닷없이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출신인 이 부행장의 내정설이 돌기 시작했다. 우리은행 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 멤버들은 자신을 제외한 위원들이 누구인지, 누가 위원장을 맡았는지, 회의가 언제 열리는지 통보도 받지 못한 채 이 행장과 이 부행장이 ‘2파전’을 벌이고 있다는 보도를 지켜봐야 했다.
이 행장은 “(윗선이) 이 부행장을 찍어서 냈는데 행추위에서 (이 부행장이 회장 후보가) 안 되면 난리가 나지 않겠느냐”며 “(연임 포기는) 주말 동안 많은 고민을 해서 내린 결론”이라고 말했다. 행추위의 지지를 받아 연임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 것으로 보느냐고 물었다. 실제로 다수의 행추위원은 포기 선언 전까지 이 행장의 연임을 지지했다.
그는 “민영화 작업이 한창인 ‘전쟁 중’에 장수를 바꾸면 안 된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왔다는 걸 나도 안다”며 “연임하려 들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러면 (우리은행) 조직은 다 죽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또 “행추위를 통과해 연임이 돼도 (우리은행) 정부 지분이 57%나 되니 정부가 주주총회에서 밀어버리면 그만이다. 그걸 왜 내가 생각하지 않겠나. 연임 포기 결정이 내가 우리 조직을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의중을 알고도 버티기에 나섰다가 조직 전체가 망가진 ‘KB금융 사태’의 전철을 밟을 수 없었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이어 “그래서 정말 민영화를 하고 싶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 행장은 “민영화가 되면 CEO(최고경영자) 인사 때마다 나오는 잡음은 없어질 것이다. (금융당국 등이) KB금융 회장으로 하영구 전 한국씨티은행장을 밀었지만 결국 사외이사들이 지지한 윤종규 회장이 되지 않았나. 내 대(代)에서 이런 일들을 끝내 버리려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민영화 되고 직원들 복지가 좋아지면 직원들이 영업할 때 고객들에게 술도 한잔씩 사고 영업력도 좋아질 건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이 행장이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힌 다음 날인 2일 우리은행 행추위는 2차 회의를 열어 이광구 부행장과 김승규 부행장, 김양진 전 수석부행장 등 3명을 차기 행장 후보 면접 대상자로 선정했다. 이광구 부행장은 본인 내정설과 관련해 “지금은 말하기 거북한 입장”이라고 답했다. 행추위는 5일 이들 3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진행한 뒤 9일 임시 이사회에 최종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다.
송충현 balgun@donga.com·장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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