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 국내 명맥 끊긴 피겨 페어 부활…12년만의 ‘빙판 짝짓기’

등록 2015.01.09.
평창대회 출전 목표 2개 팀 만들어
세계적 명성 독일인 코치가 지도
외국인 남자 선수들은 귀화 추진

“이제 시작입니다.”

설렘과 희망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처음으로 경기에 나서 연기를 펼쳤다. 작은 실수들이 있었지만 200여 명의 팬은 그 어떤 때보다 크고 긴 박수를 보냈다. 심판들마저도 흐뭇한 표정으로 손뼉을 쳤다.

제69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가 열린 8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 이 대회가 주목받은 것은 2003년 동계체육대회 이후 국내에서 자취를 감추었던 페어스케이팅이 다시 열렸기 때문이다. 비록 시범경기에 단 한 개조가 출전했지만 국내 페어스케이팅 경기가 열린 것은 12년 만이다. 한국 페어스케이팅은 1992년 세계선수권대회를 끝으로 국제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2003년 이후에는 선수도 남아있지 않았다. 파트너를 찾기가 쉽지 않은 데다 선수를 공중으로 들어올리는 등 곡예 같은 동작이 많아 상대적으로 위험하기 때문에 페어스케이팅을 하려는 선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전 종목 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8월까지 페어스케이팅 선수도 없었고 가르칠 코치도 없었다. 선수와 코치를 찾는 것이 급선무였다. 연맹은 지난해 9월 미국 플로리다에서 실시한 트라이아웃을 통해 페어스케이팅 2개 팀을 만들었다. 국내 남자 피겨 선수 층이 두껍지 않아 외국인 남자 선수를 영입했다. 이렇게 해서 결성된 팀이 정유진(16·정화여중)-루카 데마테(25·이탈리아), 최휘(17·수리고)-루이스 마넬라(20·브라질) 조다.

이날 첫선을 보인 팀은 정유진-루카 데마테 조였다. 최휘-마넬라 조는 마넬라의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불과 2개월 동안 호흡을 맞추고 출전한 대회였지만 정유진과 데마테는 환한 표정을 지었다. 정유진은 “너무 떨려 실수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 정말 페어스케이팅 선수가 된 것 같다”며 웃었다. 싱글 스케이팅 선수였던 정유진은 평창 겨울올림픽 출전을 위해 전향을 결심했다. 데마테는 지난 시즌 여자 파트너가 싱글로 전향하면서 새로운 파트너를 찾던 중 연맹의 트라이아웃에 지원했다.


세계선수권대회 5회 우승에 빛나는 독일의 알리오라 삽첸코-로빈 숄코비를 가르쳤던 잉고 슈토이어(49·독일)가 이들의 전담 코치를 맡고 있다. 그는 “정유진과 호흡이 잘 맞을 것이라 생각했기에 데마테를 내가 추천했다”고 말했다. 데마테는 “내 꿈은 평창 올림픽 출전이다. 국적을 바꿔서라도 출전하겠다”고 말했다. 연맹은 데마테와 마넬라의 귀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 페어스케이팅에는 평창 겨울올림픽 개최국 자동출전권 1장이 주어진다.

이날 역시 시범경기로 열린 아이스댄스에는 이호정(18·신목고)-감강인(19·휘문고) 조가 출전해 눈길을 끌었다. 여자 싱글 유망주였던 이호정은 2년 전 발목 수술 뒤 피겨스케이팅을 그만뒀다가 지난해 9월 아이스댄스로 전향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에스토니아에서 열린 탈린트로피에서 4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호정은 “우리도 이제 시작일 뿐이다. 한국 아이스댄스에서 새 역사를 쓰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평창대회 출전 목표 2개 팀 만들어
세계적 명성 독일인 코치가 지도
외국인 남자 선수들은 귀화 추진

“이제 시작입니다.”

설렘과 희망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처음으로 경기에 나서 연기를 펼쳤다. 작은 실수들이 있었지만 200여 명의 팬은 그 어떤 때보다 크고 긴 박수를 보냈다. 심판들마저도 흐뭇한 표정으로 손뼉을 쳤다.

제69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가 열린 8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 이 대회가 주목받은 것은 2003년 동계체육대회 이후 국내에서 자취를 감추었던 페어스케이팅이 다시 열렸기 때문이다. 비록 시범경기에 단 한 개조가 출전했지만 국내 페어스케이팅 경기가 열린 것은 12년 만이다. 한국 페어스케이팅은 1992년 세계선수권대회를 끝으로 국제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2003년 이후에는 선수도 남아있지 않았다. 파트너를 찾기가 쉽지 않은 데다 선수를 공중으로 들어올리는 등 곡예 같은 동작이 많아 상대적으로 위험하기 때문에 페어스케이팅을 하려는 선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전 종목 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8월까지 페어스케이팅 선수도 없었고 가르칠 코치도 없었다. 선수와 코치를 찾는 것이 급선무였다. 연맹은 지난해 9월 미국 플로리다에서 실시한 트라이아웃을 통해 페어스케이팅 2개 팀을 만들었다. 국내 남자 피겨 선수 층이 두껍지 않아 외국인 남자 선수를 영입했다. 이렇게 해서 결성된 팀이 정유진(16·정화여중)-루카 데마테(25·이탈리아), 최휘(17·수리고)-루이스 마넬라(20·브라질) 조다.

이날 첫선을 보인 팀은 정유진-루카 데마테 조였다. 최휘-마넬라 조는 마넬라의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불과 2개월 동안 호흡을 맞추고 출전한 대회였지만 정유진과 데마테는 환한 표정을 지었다. 정유진은 “너무 떨려 실수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 정말 페어스케이팅 선수가 된 것 같다”며 웃었다. 싱글 스케이팅 선수였던 정유진은 평창 겨울올림픽 출전을 위해 전향을 결심했다. 데마테는 지난 시즌 여자 파트너가 싱글로 전향하면서 새로운 파트너를 찾던 중 연맹의 트라이아웃에 지원했다.


세계선수권대회 5회 우승에 빛나는 독일의 알리오라 삽첸코-로빈 숄코비를 가르쳤던 잉고 슈토이어(49·독일)가 이들의 전담 코치를 맡고 있다. 그는 “정유진과 호흡이 잘 맞을 것이라 생각했기에 데마테를 내가 추천했다”고 말했다. 데마테는 “내 꿈은 평창 올림픽 출전이다. 국적을 바꿔서라도 출전하겠다”고 말했다. 연맹은 데마테와 마넬라의 귀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 페어스케이팅에는 평창 겨울올림픽 개최국 자동출전권 1장이 주어진다.

이날 역시 시범경기로 열린 아이스댄스에는 이호정(18·신목고)-감강인(19·휘문고) 조가 출전해 눈길을 끌었다. 여자 싱글 유망주였던 이호정은 2년 전 발목 수술 뒤 피겨스케이팅을 그만뒀다가 지난해 9월 아이스댄스로 전향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에스토니아에서 열린 탈린트로피에서 4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호정은 “우리도 이제 시작일 뿐이다. 한국 아이스댄스에서 새 역사를 쓰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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