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0원 아파트 전수조사, 5만 5천 가구… 고의로 계량기 훼손 사례 적발

‘난방비 0원 아파트 전수조사’

겨울철 난방비가 ‘0원’으로 나온 적이 있는 아파트가 전국적으로 5만5000여 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노근 의원은 국토교통부가 전국 공동주택 906만 가구 중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 748만 가구를 전수조사해 내린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조사 기간이던 지난 2013년 11월부터 2014 2월까지 3개월 동안 겨울철 난방비가 한 달이라도 0원이 나온 아파트 가구는 전국적으로 5만5174가구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전체의 0.74% 수준에 해당한다.

사유별로 살펴보면 전기장판 사용 등으로 실제 난방을 하지 않은 가구가 전체 64.2%(3만5432가구)로 가장 많았고, 이어 Δ공가(미입주 등 사정으로 미거주) 9038가구(16.4%) Δ계량기 고장 6904가구(12.5%) Δ집 수리 등 기타 2029가구(3.7%) Δ출장·여행 등으로 부재 1760가구(3.2%) 순으로 나왔다.

문제는 계량기 고장을 방치해 관리비가 부과되지 않은 경우다.

‘계량기 고장’이 원인이라고 밝힌 6904가구 중 일부는 고의로 계량기를 훼손했거나 고장난 계량기를 일부러 그냥 방치해 관리비가 부과되지 않도록 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도 상당수 발견됐다.

대전 유성구의 한 아파트는 158가구가 계량기 고장 상태를 그대로 방치했다가 이번에 무더기로 적발되기도 했다.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도 148가구가 계량기 고장 때문에 한달 이상 난방비가 부과되지 않았다. 경기 2가구, 충남 9가구에서는 계량기를 고의로 훼손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국은 이번 실태조사에서 발견된 계량기 고장 가구에 대해 1년간 난방비 중 최고 난방비를 부과하는 등의 조치를 실시했다.

이노근 의원은 “아파트 난방비 5만5000여가구 중 6904가구가 계량기 고장이 발견됐다”며 “아파트관리사무소가 난방계량기를 의무적으로 정기점검토록 관련 법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난방비 0원 아파트 전수조사’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난방비 0원 아파트 전수조사, 일부러 고장 낸 사람들은 정말 양심이 없네요”, “난방비 0원 아파트 전수조사, 계량기 고장이 없이 0원인 사람들 정말 대단하다”, “난방비 0원 아파트 전수조사, 뻔뻔하네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동아닷컴 영상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