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년 ‘축구는 도전이다’ 사진전…‘진흙탕서 뒹군 첫 한일전’

등록 2015.08.13.
광복 70년 ‘축구는 도전이다’ 사진전… 14일부터 광화문 본사 사옥 앞에서



6·25전쟁의 상흔이 가시지 않은 1954년 3월 7일. 일본 도쿄 메이지진구구장에서 한국-일본의 스위스월드컵 극동아시아 지역 예선 경기가 열렸다. 광복 이후 첫 축구 한일전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룰에 따라 예선은 홈 앤드 어웨이 경기가 원칙이지만 한일전 두 차례 경기는 모두 일본에서 열렸다.

이승만 대통령이 일본 선수단의 국내 입국을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진눈깨비가 쏟아져 진흙탕이 된 구장에서 한국은 일본을 5-1로 대파했다. 한국은 일주일 뒤 열린 2차전에서 2-2로 비기며 월드컵 첫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적지에서 한일전을 앞둔 선수들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넘친다. 그라운드에 고인 물이 거울이라도 되는 듯 그 모습을 비추고 있다. 한국 축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 순간은 사진으로 고스란히 남아 있다.

광복 70주년 기념 ‘축구는 도전이다’ 사진 전시회가 14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동아미디어센터 일대(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5번 출구 앞)에서 열린다. 본사가 주최하고 대한축구협회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후원하는 이 사진전에는 축구원로와 사진작가 등에게서 구한, 일제강점기부터 최근까지 한국 축구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진 50여 점이 전시된다.



서울운동장 성화대까지 올라간 구름 관중 1971년 5월 ‘제1회 박 대통령배 쟁탈 아시아 축구대회’를 보기 위해 지금은 사라진 서울운동장에 운집한 관중. 성화대에까지 올라가 관전하는 모습에서 당시의 축구 열기를 짐작할 수 있다.

작품 하나하나에는 시대상이 담겨 있다. 1971년 5월 지금은 사라진 동대문구장에서 열린 ‘제1회 박대통령컵 쟁탈 아시아축구대회’ 한국과 버마(현 미얀마)의 결승전 사진을 보면 관중이 성화대까지 올라가서 관전하는 등 대단했던 축구 열기가 먼저 눈에 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관중 대부분은 중년 남성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축구 스타들의 과거 모습이 담긴 사진도 눈길을 끈다.

1977년 1월 차범근 전 대표팀 감독의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은 당시 한국 축구 그 자체라고 할 만하다. 조광래 전 대표팀 감독은 유행하던 트렌치코트(일명 ‘바바리코트’)로,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은 ‘아무나 입지 못한다’던 양가죽 점퍼(일명 ‘세무 잠바’)로 한껏 멋을 냈다. 축구공과 옷걸이로 제작한 설치미술작가 김다b(Kim da b)의 작품 ‘광복이탈-한국축구역사와 광복을 노래하며’도 전시된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광복 70년 ‘축구는 도전이다’ 사진전… 14일부터 광화문 본사 사옥 앞에서



6·25전쟁의 상흔이 가시지 않은 1954년 3월 7일. 일본 도쿄 메이지진구구장에서 한국-일본의 스위스월드컵 극동아시아 지역 예선 경기가 열렸다. 광복 이후 첫 축구 한일전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룰에 따라 예선은 홈 앤드 어웨이 경기가 원칙이지만 한일전 두 차례 경기는 모두 일본에서 열렸다.

이승만 대통령이 일본 선수단의 국내 입국을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진눈깨비가 쏟아져 진흙탕이 된 구장에서 한국은 일본을 5-1로 대파했다. 한국은 일주일 뒤 열린 2차전에서 2-2로 비기며 월드컵 첫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적지에서 한일전을 앞둔 선수들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넘친다. 그라운드에 고인 물이 거울이라도 되는 듯 그 모습을 비추고 있다. 한국 축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 순간은 사진으로 고스란히 남아 있다.

광복 70주년 기념 ‘축구는 도전이다’ 사진 전시회가 14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동아미디어센터 일대(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5번 출구 앞)에서 열린다. 본사가 주최하고 대한축구협회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후원하는 이 사진전에는 축구원로와 사진작가 등에게서 구한, 일제강점기부터 최근까지 한국 축구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진 50여 점이 전시된다.



서울운동장 성화대까지 올라간 구름 관중 1971년 5월 ‘제1회 박 대통령배 쟁탈 아시아 축구대회’를 보기 위해 지금은 사라진 서울운동장에 운집한 관중. 성화대에까지 올라가 관전하는 모습에서 당시의 축구 열기를 짐작할 수 있다.

작품 하나하나에는 시대상이 담겨 있다. 1971년 5월 지금은 사라진 동대문구장에서 열린 ‘제1회 박대통령컵 쟁탈 아시아축구대회’ 한국과 버마(현 미얀마)의 결승전 사진을 보면 관중이 성화대까지 올라가서 관전하는 등 대단했던 축구 열기가 먼저 눈에 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관중 대부분은 중년 남성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축구 스타들의 과거 모습이 담긴 사진도 눈길을 끈다.

1977년 1월 차범근 전 대표팀 감독의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은 당시 한국 축구 그 자체라고 할 만하다. 조광래 전 대표팀 감독은 유행하던 트렌치코트(일명 ‘바바리코트’)로,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은 ‘아무나 입지 못한다’던 양가죽 점퍼(일명 ‘세무 잠바’)로 한껏 멋을 냈다. 축구공과 옷걸이로 제작한 설치미술작가 김다b(Kim da b)의 작품 ‘광복이탈-한국축구역사와 광복을 노래하며’도 전시된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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