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 난민문제로 갈라진 유럽… 14일 EU 긴급회의 열어 대책 논의

등록 2015.09.02.
獨-佛 vs 동유럽 분열 심화
헝가리, 175km ‘철의 장벽’ 쌓고 난민 열차 방조하다 뒤늦게 통제
獨-佛 “책임회피로 유럽정신 위협”… 14일 EU 긴급회의 열어 대책 논의

끊임없이 몰려드는 난민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면서 ‘열린 국경(open borders)’이라는 유럽의 핵심 가치가 위협받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난민 수용에 대한 견해차로 ‘독일·프랑스 대(對) 동유럽’ 분열 구도가 발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오후 7시. 독일 뮌헨 역에는 난민 200명을 태운 열차가 도착했다. 인근 로젠하임 역에도 난민 190명을 태운 열차가 도착했다. 이날 하루만 총 2000여 명이 독일로 이동했다. 뮌헨 역에 막 도착한 시리아 출신 마흐무드 알 아자위(18)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이곳에 머물고 싶다”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 난민 대부분은 전날 헝가리에서 탈출했다. 헝가리 당국의 통제가 느슨해진 사이, 부다페스트의 켈레티 역사에서 장시간 대기하던 난민들이 열차에 올라타고 오스트리아와 독일로 줄줄이 이동한 것이다.

하지만 헝가리 당국은 1일 갑자기 역사를 폐쇄하며 난민 통제에 나섰다. 오스트리아 등 주변국으로부터 “유럽에 들어오는 난민은 처음 발을 디딘 국가에서만 망명 신청을 맡겨야 한다”는 항의를 받고 대책을 바꾼 것이다. 또다시 발이 묶인 난민 수백 명은 역사 앞에서 “우리는 떠나고 싶다”고 울부짖었다.

1989년 국경을 개방해 동독인들의 탈출을 도왔던 헝가리는 지금 국경 지역에 175km에 달하는 3중 철조망을 설치하고 있다. 더 이상 ‘자유의 문’이 아닌 ‘철의 장벽’을 쌓고 있는 것. NYT는 “역내 자유 이동을 보장했던 유럽의 핵심 가치, ‘열린 국경’이 흔들리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국가들은 14일 유럽연합 차원의 긴급 내무장관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그러나 국가 간 견해차가 커지면서 난민 사태는 유럽 내 동서 분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지난달 30일 동유럽 국가를 겨냥해 “무슬림을 못 받겠다고 하는 건 좋지 않다”고 비판했다.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도 “너무 많은 나라들이 자신의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는다. 이는 유럽의 정신에 반하는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하지만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는 “난민 대부분은 경제적 이유로 넘어오기 때문에 본국에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헝가리 당국자들은 “(영-프랑스 해협을 건넌 난민들이 임시로 수용되는) 칼레 항에 장벽을 쌓아온 프랑스가 (다른 나라의) 장벽을 비난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인구 30만 명인 아이슬란드의 주민 1만여 명은 자발적으로 시리아 난민들에게 거주지를 제공하겠다고 나섰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1일 국제이주기구(IOM)는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지중해를 건너 유럽에 유입된 난민은 35만1314명, 지중해를 건너다 숨진 난민은 2643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

獨-佛 vs 동유럽 분열 심화
헝가리, 175km ‘철의 장벽’ 쌓고 난민 열차 방조하다 뒤늦게 통제
獨-佛 “책임회피로 유럽정신 위협”… 14일 EU 긴급회의 열어 대책 논의

끊임없이 몰려드는 난민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면서 ‘열린 국경(open borders)’이라는 유럽의 핵심 가치가 위협받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난민 수용에 대한 견해차로 ‘독일·프랑스 대(對) 동유럽’ 분열 구도가 발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오후 7시. 독일 뮌헨 역에는 난민 200명을 태운 열차가 도착했다. 인근 로젠하임 역에도 난민 190명을 태운 열차가 도착했다. 이날 하루만 총 2000여 명이 독일로 이동했다. 뮌헨 역에 막 도착한 시리아 출신 마흐무드 알 아자위(18)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이곳에 머물고 싶다”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 난민 대부분은 전날 헝가리에서 탈출했다. 헝가리 당국의 통제가 느슨해진 사이, 부다페스트의 켈레티 역사에서 장시간 대기하던 난민들이 열차에 올라타고 오스트리아와 독일로 줄줄이 이동한 것이다.

하지만 헝가리 당국은 1일 갑자기 역사를 폐쇄하며 난민 통제에 나섰다. 오스트리아 등 주변국으로부터 “유럽에 들어오는 난민은 처음 발을 디딘 국가에서만 망명 신청을 맡겨야 한다”는 항의를 받고 대책을 바꾼 것이다. 또다시 발이 묶인 난민 수백 명은 역사 앞에서 “우리는 떠나고 싶다”고 울부짖었다.

1989년 국경을 개방해 동독인들의 탈출을 도왔던 헝가리는 지금 국경 지역에 175km에 달하는 3중 철조망을 설치하고 있다. 더 이상 ‘자유의 문’이 아닌 ‘철의 장벽’을 쌓고 있는 것. NYT는 “역내 자유 이동을 보장했던 유럽의 핵심 가치, ‘열린 국경’이 흔들리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국가들은 14일 유럽연합 차원의 긴급 내무장관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그러나 국가 간 견해차가 커지면서 난민 사태는 유럽 내 동서 분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지난달 30일 동유럽 국가를 겨냥해 “무슬림을 못 받겠다고 하는 건 좋지 않다”고 비판했다.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도 “너무 많은 나라들이 자신의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는다. 이는 유럽의 정신에 반하는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하지만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는 “난민 대부분은 경제적 이유로 넘어오기 때문에 본국에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헝가리 당국자들은 “(영-프랑스 해협을 건넌 난민들이 임시로 수용되는) 칼레 항에 장벽을 쌓아온 프랑스가 (다른 나라의) 장벽을 비난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인구 30만 명인 아이슬란드의 주민 1만여 명은 자발적으로 시리아 난민들에게 거주지를 제공하겠다고 나섰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1일 국제이주기구(IOM)는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지중해를 건너 유럽에 유입된 난민은 35만1314명, 지중해를 건너다 숨진 난민은 2643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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