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남중국해 군사훈련 사진 공개

등록 2015.11.19.
美-中, APEC서 또 충돌

中, 남중국해 군사훈련 사진 공개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 미국의 충돌이 18, 19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또 벌어졌다.

18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날 “남중국해에서의 인공섬 건설을 중단하라”고 중국에 촉구하자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곧바로 “인공섬 건설은 주권 행위”라며 받아쳤다. 또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같은 날 사설에서 “중동이란 ‘말벌집’을 건드렸던 미국이 남중국해라는 또 다른 ‘말벌집’을 건드리려 한다”고 강력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베니그노 노이노이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국제법에 따라 해결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지난주 필리핀 정부는 중국을 의식한 듯 ‘APEC 회의에서 남중국해 문제를 언급 않겠다’고 했으나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태도를 바꿨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17일 필리핀에 도착하자마자 마닐라 만에 정박한 필리핀 해군 함정 ‘그레고리오 델 필라르’에 승선했다. 그는 이 함정 위에서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4개국의 해양안보 강화를 위해 미국이 총 2억5900만 달러(약 3263억 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처럼 양국의 군사동맹 의지를 강조한 것은 남중국해 문제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AP통신이 풀이했다.

중국도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남중국해에서 주변국들이 ‘불법 점거하고’ 있는 섬을 무력으로 빼앗을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는 등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류전민(劉振民)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17일 기자들 앞에서 “중국은 주변국가에 불법으로 침탈당한 도서와 암초를 수복할 권한과 능력이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이 해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극도의 자제력을 발휘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에는 중국이 현재 남중국해 문제에서 선의를 보이고 있다는 의미와 함께 앞으로 무력 동원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18일 중국은 남해 함대가 남중국해에서 군사훈련을 하는 장면을 공개하기도 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 제팡(解放)군보엔 전투기가 활주로에 착륙하는 장면을 비롯해 조종사, 관제탑 표정 등이 담긴 사진이 실렸다.



중국 언론도 미국을 향해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환추시보는 사설을 통해 “파리 테러를 비롯한 유럽 혼란은 결국 미국 책임”이라며 “중동의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미국뿐 아니라 전 유럽에 침투해 마드리드 런던 파리 등을 공격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으므로 말썽꾸러기가 유리창을 깨는 것과 비슷한 경솔하고 우악스러운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이 이를 제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날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 문제를 직접 언급하지 않고 “태평양 국가들이 대화와 협의를 통해 서로의 차이를 좁히자”라고 말했다.

하정민 dew@donga.com ·주성하 기자

美-中, APEC서 또 충돌

中, 남중국해 군사훈련 사진 공개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 미국의 충돌이 18, 19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또 벌어졌다.

18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날 “남중국해에서의 인공섬 건설을 중단하라”고 중국에 촉구하자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곧바로 “인공섬 건설은 주권 행위”라며 받아쳤다. 또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같은 날 사설에서 “중동이란 ‘말벌집’을 건드렸던 미국이 남중국해라는 또 다른 ‘말벌집’을 건드리려 한다”고 강력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베니그노 노이노이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국제법에 따라 해결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지난주 필리핀 정부는 중국을 의식한 듯 ‘APEC 회의에서 남중국해 문제를 언급 않겠다’고 했으나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태도를 바꿨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17일 필리핀에 도착하자마자 마닐라 만에 정박한 필리핀 해군 함정 ‘그레고리오 델 필라르’에 승선했다. 그는 이 함정 위에서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4개국의 해양안보 강화를 위해 미국이 총 2억5900만 달러(약 3263억 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처럼 양국의 군사동맹 의지를 강조한 것은 남중국해 문제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AP통신이 풀이했다.

중국도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남중국해에서 주변국들이 ‘불법 점거하고’ 있는 섬을 무력으로 빼앗을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는 등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류전민(劉振民)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17일 기자들 앞에서 “중국은 주변국가에 불법으로 침탈당한 도서와 암초를 수복할 권한과 능력이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이 해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극도의 자제력을 발휘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에는 중국이 현재 남중국해 문제에서 선의를 보이고 있다는 의미와 함께 앞으로 무력 동원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18일 중국은 남해 함대가 남중국해에서 군사훈련을 하는 장면을 공개하기도 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 제팡(解放)군보엔 전투기가 활주로에 착륙하는 장면을 비롯해 조종사, 관제탑 표정 등이 담긴 사진이 실렸다.



중국 언론도 미국을 향해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환추시보는 사설을 통해 “파리 테러를 비롯한 유럽 혼란은 결국 미국 책임”이라며 “중동의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미국뿐 아니라 전 유럽에 침투해 마드리드 런던 파리 등을 공격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으므로 말썽꾸러기가 유리창을 깨는 것과 비슷한 경솔하고 우악스러운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이 이를 제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날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 문제를 직접 언급하지 않고 “태평양 국가들이 대화와 협의를 통해 서로의 차이를 좁히자”라고 말했다.

하정민 dew@donga.com ·주성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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