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태원 회장, 핵심계열사 사장 대부분 유임

‘SK 인사’

올해 8월 사면복권을 통해 경영 일선으로 복귀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은 첫 임원인사에서 쇄신보다는 안정 쪽을 택할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실시하는 정기 임원인사에서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네트웍스 등 핵심 5개 계열사 사장들이 모두 유임되었다. 그룹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김창근 의장 또한 유임된다.

SK그룹 고위 관계자는 15일 “지난해 주요 계열사 사장들을 대부분 교체하는 혁신을 했고, 이들 대부분이 올해 좋은 실적을 보였기 때문에 교체할 필요성이 낮다”며 “내년은 현 체제 속에 ‘주마가편(走馬加鞭·달리는 말에 채찍질하기)’의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조대식 SK㈜ 사장,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문종훈 SK네트웍스 사장 등 주력 5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는 모두 유임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7개 위원회 위원장도 대부분 유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내년 3월로 3년 임기가 만료되는 백석현 SK해운 사장은 교체될 확률이 높다고 알려졌다.

신규 임원 선임을 포함해 승진 인사 규모는 작년 수준(신규 87명을 포함해 117명)보다 적은 100명 안팎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SK 관계자는 “올해뿐 아니라 내년 경영 상황도 불확실해 승진 인사를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지난해 부회장 승진자는 아무도 없었다. 현재 SK그룹에는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그룹 수석부회장, 사촌형인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삼성전자 사장 출신인 임형규 ICT위원회 위원장 등 3명이 부회장을 맡고 있다.

최 회장은 이번 인사를 마무리 지은 뒤 지주사인 SK㈜와 핵심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의 등기이사직에 복귀하는 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 오너들이 권리만 행사하고 책임은 회피한다는 비판이 있어 최 회장이 책임경영 차원에서 주요 계열사의 등기이사를 다시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빠르면 내년 2월과 3월 열리는 계열사별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 복귀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2월 대법원에서 회사 자금 횡령 혐의를 받아 징역 4년을 확정받고 같은 해 3월 모든 계열사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 그에 따라 현재 SK그룹 회장이지만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린 계열사는 없다.

동아닷컴 영상뉴스팀 studi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