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년 군부통치 막 내린 미얀마…새 대통령 “개헌할 것”

등록 2016.03.31.
육군 장성 출신인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71)이 54년에 걸친 미얀마 군부 통치를 마감하고 30일 물러났다. 미얀마 민주화의 영웅인 아웅산 수지 여사의 최측근 틴 초(70)가 이날 수도 네피도 국회의사당에서 제9대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역사적인 민정 이양을 마무리한 것이다. 미얀마타임스 등 현지 언론들은 30일 평화적인 정권 교체로 ‘민주화의 가교’ 역할을 해낸 테인 세인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영국 BBC방송도 “그가 미얀마 개혁이라는 유산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1968년 소위로 임관한 테인 세인은 2010년까지 42년 동안 복무한 군인이었다. 2004년 10월 군정의 핵심 기구인 국가평화개발평의회(SPDC) 제1서기를 맡으며 국정에 발을 들여놓았고 2007년엔 군복을 입은 채 국무총리에 취임했다. 2011년 3월 19년 동안 독재자로 군림했던 탄 슈웨 전 SPDC 의장 뒤를 이어 국가수반인 대통령에 취임했다.

탄 슈웨의 심복이었던 테인 세인은 취임 당시 ‘군부 대리인’ 정도로 여겨졌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개혁정책을 추진했다. 야당 탄압을 완화하고 정치범을 석방했으며 반세기 이상 이어진 언론 사전검열 제도를 폐지했다. 테인 세인 정부의 잇따른 개혁 조치에 유럽연합(EU) 등 서방 국가들은 경제 제재 해제로 화답했다. 수지 여사마저 언론 인터뷰에서 개혁 조치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올 1월 의회 연설에서 “평화적인 정권 교체는 미얀마 국민의 승리”라며 정권 이양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만큼 군부 출신인 자신이 문민정부에 권력을 넘기는 게 쉽지 않았다는 얘기다.

테인 세인으로부터 권력을 넘겨받은 틴 초 신임 대통령은 이날 취임 후 첫 연설에서 수지 여사의 대선 출마를 금지한 현행 헌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수지 여사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집권을 이끈 주역이지만 외국 국적을 가진 가족이 있는 경우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헌법 때문에 대통령이 되지 못했다. 수지 여사는 영국인 학자와 결혼했고 두 자녀도 영국 국적이다.

하지만 개헌 추진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헌법을 개정하려면 의원 75%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기 때문에 상하원의 25%를 장악한 군부의 협조가 필요하다. 군부는 개헌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사실상 대통령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알려진 수지 여사는 이날 다른 장관 17명과 함께 취임 선서를 했다. 그는 외교장관을 비롯해 대통령실장, 전력에너지부 장관, 교육부 장관 등 4개 장관직을 맡았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육군 장성 출신인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71)이 54년에 걸친 미얀마 군부 통치를 마감하고 30일 물러났다. 미얀마 민주화의 영웅인 아웅산 수지 여사의 최측근 틴 초(70)가 이날 수도 네피도 국회의사당에서 제9대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역사적인 민정 이양을 마무리한 것이다. 미얀마타임스 등 현지 언론들은 30일 평화적인 정권 교체로 ‘민주화의 가교’ 역할을 해낸 테인 세인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영국 BBC방송도 “그가 미얀마 개혁이라는 유산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1968년 소위로 임관한 테인 세인은 2010년까지 42년 동안 복무한 군인이었다. 2004년 10월 군정의 핵심 기구인 국가평화개발평의회(SPDC) 제1서기를 맡으며 국정에 발을 들여놓았고 2007년엔 군복을 입은 채 국무총리에 취임했다. 2011년 3월 19년 동안 독재자로 군림했던 탄 슈웨 전 SPDC 의장 뒤를 이어 국가수반인 대통령에 취임했다.

탄 슈웨의 심복이었던 테인 세인은 취임 당시 ‘군부 대리인’ 정도로 여겨졌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개혁정책을 추진했다. 야당 탄압을 완화하고 정치범을 석방했으며 반세기 이상 이어진 언론 사전검열 제도를 폐지했다. 테인 세인 정부의 잇따른 개혁 조치에 유럽연합(EU) 등 서방 국가들은 경제 제재 해제로 화답했다. 수지 여사마저 언론 인터뷰에서 개혁 조치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올 1월 의회 연설에서 “평화적인 정권 교체는 미얀마 국민의 승리”라며 정권 이양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만큼 군부 출신인 자신이 문민정부에 권력을 넘기는 게 쉽지 않았다는 얘기다.

테인 세인으로부터 권력을 넘겨받은 틴 초 신임 대통령은 이날 취임 후 첫 연설에서 수지 여사의 대선 출마를 금지한 현행 헌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수지 여사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집권을 이끈 주역이지만 외국 국적을 가진 가족이 있는 경우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헌법 때문에 대통령이 되지 못했다. 수지 여사는 영국인 학자와 결혼했고 두 자녀도 영국 국적이다.

하지만 개헌 추진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헌법을 개정하려면 의원 75%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기 때문에 상하원의 25%를 장악한 군부의 협조가 필요하다. 군부는 개헌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사실상 대통령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알려진 수지 여사는 이날 다른 장관 17명과 함께 취임 선서를 했다. 그는 외교장관을 비롯해 대통령실장, 전력에너지부 장관, 교육부 장관 등 4개 장관직을 맡았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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