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젊은세대 분노의 목소리…“나는 유럽인이다”

등록 2016.06.27.
세대갈등 격화 조짐

“나는 영국인이 아니라 유럽인이다.”(24일 영국 런던 의사당 앞에 모인 10대들)

“조부모 세대가 우리의 미래보다 그들의 안위를 더 생각했기 때문에 경제가 누더기가 됐다.”(영국 청년 세라 하틀리의 트위터 글)

영국의 유럽연합(EU) 잔류를 압도적으로 지지했던 영국 젊은이들이 23일 실시된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에 좌절하고 있다. 장차 수십 년간 EU 탈퇴의 피해를 고스란히 받아야 할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부모 세대가 미래를 망쳤다”고 원망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 브렉시트 투표만큼 영국 사회 안의 세대 간 간극을 극명하게 노출한 사례는 없다고 분석했다.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18∼24세 유권자 중 72%가 브렉시트에 반대했을 정도로 젊은층은 EU 잔류를 강력히 원했다. 영국이 EU 회원국 지위를 상실할 경우 EU 틀 안에서 누려온 각종 자유와 혜택을 한꺼번에 잃게 될 것을 걱정했기 때문이었다. 투표를 앞두고 ‘EU 탈퇴=헬영국’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미러는 “젊은이들은 막판 투표시간 연장을 요구할 정도로 이번 국민투표에 총력을 다했다”며 “그러나 그들은 패배자가 됐다”고 전했다.

26일 도쿄신문이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를 분석한 결과 ‘이탈 지지’ 표는 연령과 함께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 44세 이하에선 잔류 지지가 반수를 넘었으나 연령층이 올라갈수록 탈퇴 지지가 늘어나는 경향이 확연했다. 10세 이하 자녀를 둔 유권자 대부분도 잔류 쪽에 투표했다.



영국의 EU 탈퇴로 미래에 큰 영향을 받는 계층은 젊은이이지만 탈퇴 결정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덜한 고령자들 손에 의해 내려진 것이다. 가디언은 “브렉시트의 부정적 영향은 젊은층에 집중되며 취업과 학업 여행 등 생활 전반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취업 불안감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영국 젊은이들은 그동안 영국을 포함한 28개 EU 국가에서 다른 EU 젊은이들과 함께 동등한 취업 기회를 누렸지만 이제는 취업 비자를 받아야 하고 체류 기간에도 제한을 받게 된다.

그렇다고 영국 내에서 일자리를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채용컨설팅업체인 패스모션이 영국의 상위 75개 기업 인사담당자와 임원을 설문조사한 결과 49%가 “브렉시트가 되면 신규 채용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고 답했다.

젊은 세대와 고령 세대의 표심이 엇갈리는 것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일본에서는 상대적으로 수가 많은 고령층이 정책 결정을 좌우하는 현상을 놓고 ‘실버 민주주의’라고 부른다. 굳이 노인들이 나서서 목소리를 높이지 않더라도 정치인들은 유권자의 다수를 차지하는 노인층의 표를 잃지 않기 위해 노인의 이해에 영합하는 정책을 내세운다.

도쿄신문은 이번 국민투표에서 영국 젊은이들이 패배한 원인 중 하나로 투표율을 들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지역별 투표 성향을 분석한 결과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투표율이 높았다. 영국 전체 투표율이 72.2%였는 데 비해 젊은층의 비중이 높은 중부 버밍엄은 63.7%에 머물렀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황인찬 기자

세대갈등 격화 조짐

“나는 영국인이 아니라 유럽인이다.”(24일 영국 런던 의사당 앞에 모인 10대들)

“조부모 세대가 우리의 미래보다 그들의 안위를 더 생각했기 때문에 경제가 누더기가 됐다.”(영국 청년 세라 하틀리의 트위터 글)

영국의 유럽연합(EU) 잔류를 압도적으로 지지했던 영국 젊은이들이 23일 실시된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에 좌절하고 있다. 장차 수십 년간 EU 탈퇴의 피해를 고스란히 받아야 할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부모 세대가 미래를 망쳤다”고 원망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 브렉시트 투표만큼 영국 사회 안의 세대 간 간극을 극명하게 노출한 사례는 없다고 분석했다.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18∼24세 유권자 중 72%가 브렉시트에 반대했을 정도로 젊은층은 EU 잔류를 강력히 원했다. 영국이 EU 회원국 지위를 상실할 경우 EU 틀 안에서 누려온 각종 자유와 혜택을 한꺼번에 잃게 될 것을 걱정했기 때문이었다. 투표를 앞두고 ‘EU 탈퇴=헬영국’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미러는 “젊은이들은 막판 투표시간 연장을 요구할 정도로 이번 국민투표에 총력을 다했다”며 “그러나 그들은 패배자가 됐다”고 전했다.

26일 도쿄신문이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를 분석한 결과 ‘이탈 지지’ 표는 연령과 함께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 44세 이하에선 잔류 지지가 반수를 넘었으나 연령층이 올라갈수록 탈퇴 지지가 늘어나는 경향이 확연했다. 10세 이하 자녀를 둔 유권자 대부분도 잔류 쪽에 투표했다.



영국의 EU 탈퇴로 미래에 큰 영향을 받는 계층은 젊은이이지만 탈퇴 결정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덜한 고령자들 손에 의해 내려진 것이다. 가디언은 “브렉시트의 부정적 영향은 젊은층에 집중되며 취업과 학업 여행 등 생활 전반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취업 불안감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영국 젊은이들은 그동안 영국을 포함한 28개 EU 국가에서 다른 EU 젊은이들과 함께 동등한 취업 기회를 누렸지만 이제는 취업 비자를 받아야 하고 체류 기간에도 제한을 받게 된다.

그렇다고 영국 내에서 일자리를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채용컨설팅업체인 패스모션이 영국의 상위 75개 기업 인사담당자와 임원을 설문조사한 결과 49%가 “브렉시트가 되면 신규 채용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고 답했다.

젊은 세대와 고령 세대의 표심이 엇갈리는 것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일본에서는 상대적으로 수가 많은 고령층이 정책 결정을 좌우하는 현상을 놓고 ‘실버 민주주의’라고 부른다. 굳이 노인들이 나서서 목소리를 높이지 않더라도 정치인들은 유권자의 다수를 차지하는 노인층의 표를 잃지 않기 위해 노인의 이해에 영합하는 정책을 내세운다.

도쿄신문은 이번 국민투표에서 영국 젊은이들이 패배한 원인 중 하나로 투표율을 들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지역별 투표 성향을 분석한 결과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투표율이 높았다. 영국 전체 투표율이 72.2%였는 데 비해 젊은층의 비중이 높은 중부 버밍엄은 63.7%에 머물렀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황인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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