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왕궁리 유적 부근서 7세기 백제 ‘왕경(王京) 도로’ 발견
등록 2016.08.12.전북 익산 왕궁리 유적 근처에서 7세기 백제시대 ‘왕경(王京) 도로’가 확인됐다. 익산에서 왕궁 외부를 잇는 왕경 도로가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백제 무왕이 사비(부여)에서 익산으로 천도(遷都)를 시도한 흔적 또는 익산을 복도(複都·수도에 버금가는 위상을 가진 도성)로 삼았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핵심 자료로 평가된다.
9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전북문화재연구원이 올 3∼7월 익산시 왕궁리 유적 일대를 발굴 조사한 결과 왕경 도로 1개, 임시 도로 2개를 발견했다. 이 중 왕경 도로는 너비 4.9m, 길이 26m로 백제시대 정전(正殿)이 발견된 왕궁리 유적으로부터 남쪽으로 500m가량 떨어져 있었다.
고고학계는 이 도로가 △왕궁리 유적과 인접한 데다 남북 방향이 서로 일치하고 △도로 너비가 약 5m로 넓으며 △강돌과 자갈, 진흙으로 바닥을 다지는 이른바 ‘노체(路體) 공법’으로 만들어진 점을 들어 왕궁과 연결된 왕경 도로로 보고 있다. 너비 5m짜리 왕경 도로는 백제시대 당시 기준으로 중간급 정도로 분류된다. 앞서 부여에서는 너비가 최대 9m에 이르는 왕경 도로가 발견된 적이 있다.
노체 공법은 삼국시대에는 왕경 도로 등에서만 드물게 발견되는, 당시로서는 최신 도로 건설 기술이었다. 이 공법이 적용된 도로는 내구성이 좋아 무거운 수레도 잘 버틸 수 있다. 도로의 단면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가장 아래층에 강돌을 넓게 깐 뒤 그 위에 황갈색 점질토를 채웠다. 이어 10∼40cm 깊이로 땅을 판 뒤 내부에 모래와 암갈색 점질토를 얇게 채워 다졌다. 도로 중앙에서는 배수시설로 추정되는 폭 40cm의 판형 석재가 나왔다. 도로가 묻힌 퇴적층에서 午(오)자와 斯(사)자가 적힌 인장기와 조각도 발견됐다.
나머지 임시 도로 2개에서는 수레바퀴 자국(차륜흔)과 더불어 수레를 끌 때 생긴 것으로 보이는 소와 말의 발자국도 함께 발견됐다. 임시 도로에 새겨진 바퀴 폭은 1.2∼1.5m이며, 진행 방향은 동서로 남북 방향의 왕경 도로와 수직을 이루고 있다.
현장을 둘러본 고고학자들은 익산에 왕궁을 지을 때 필요한 건축자재를 운반하기 위해 공사용 임시 도로를 낸 것으로 추정했다. 이와 관련해 임시 도로 주변에서 도구를 수리하거나 음식을 조리한 것으로 보이는 불을 땐 흔적도 나왔다. 발굴단 관계자는 “마차를 수리하기 위해 쇠붙이를 달구던 야철지(冶鐵址)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학계는 왕경 도로가 백제시대 익산에 수도(사비)와 버금가는 시가지 조성이 진행됐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박순발 충남대 교수(고고학)는 “당시 익산에 단순히 궁궐만 세운 게 아니라 도성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각종 인프라가 깔렸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고구려의 삼경(三京)이나 신라 오소경(五小京), 발해 오경(五京), 고려 사경(四京) 등이 수도와 더불어 복도가 운영된 사례로 꼽힌다.
정치적 지지 기반이 취약했던 무왕이 사비의 귀족세력을 견제하려고 익산 천도를 계획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일본 교토(京都)의 쇼렌인(靑蓮院) 사찰이 소장한 관세음응험기에 따르면 ‘639년 백제 무광왕(武廣王·무왕)이 수도를 지모밀(枳慕蜜·익산)로 옮겼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전북문화재연구원, 왕경도로 1개 - 임시도로 2개 발견
전북 익산 왕궁리 유적 근처에서 7세기 백제시대 ‘왕경(王京) 도로’가 확인됐다. 익산에서 왕궁 외부를 잇는 왕경 도로가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백제 무왕이 사비(부여)에서 익산으로 천도(遷都)를 시도한 흔적 또는 익산을 복도(複都·수도에 버금가는 위상을 가진 도성)로 삼았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핵심 자료로 평가된다.
9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전북문화재연구원이 올 3∼7월 익산시 왕궁리 유적 일대를 발굴 조사한 결과 왕경 도로 1개, 임시 도로 2개를 발견했다. 이 중 왕경 도로는 너비 4.9m, 길이 26m로 백제시대 정전(正殿)이 발견된 왕궁리 유적으로부터 남쪽으로 500m가량 떨어져 있었다.
고고학계는 이 도로가 △왕궁리 유적과 인접한 데다 남북 방향이 서로 일치하고 △도로 너비가 약 5m로 넓으며 △강돌과 자갈, 진흙으로 바닥을 다지는 이른바 ‘노체(路體) 공법’으로 만들어진 점을 들어 왕궁과 연결된 왕경 도로로 보고 있다. 너비 5m짜리 왕경 도로는 백제시대 당시 기준으로 중간급 정도로 분류된다. 앞서 부여에서는 너비가 최대 9m에 이르는 왕경 도로가 발견된 적이 있다.
노체 공법은 삼국시대에는 왕경 도로 등에서만 드물게 발견되는, 당시로서는 최신 도로 건설 기술이었다. 이 공법이 적용된 도로는 내구성이 좋아 무거운 수레도 잘 버틸 수 있다. 도로의 단면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가장 아래층에 강돌을 넓게 깐 뒤 그 위에 황갈색 점질토를 채웠다. 이어 10∼40cm 깊이로 땅을 판 뒤 내부에 모래와 암갈색 점질토를 얇게 채워 다졌다. 도로 중앙에서는 배수시설로 추정되는 폭 40cm의 판형 석재가 나왔다. 도로가 묻힌 퇴적층에서 午(오)자와 斯(사)자가 적힌 인장기와 조각도 발견됐다.
나머지 임시 도로 2개에서는 수레바퀴 자국(차륜흔)과 더불어 수레를 끌 때 생긴 것으로 보이는 소와 말의 발자국도 함께 발견됐다. 임시 도로에 새겨진 바퀴 폭은 1.2∼1.5m이며, 진행 방향은 동서로 남북 방향의 왕경 도로와 수직을 이루고 있다.
현장을 둘러본 고고학자들은 익산에 왕궁을 지을 때 필요한 건축자재를 운반하기 위해 공사용 임시 도로를 낸 것으로 추정했다. 이와 관련해 임시 도로 주변에서 도구를 수리하거나 음식을 조리한 것으로 보이는 불을 땐 흔적도 나왔다. 발굴단 관계자는 “마차를 수리하기 위해 쇠붙이를 달구던 야철지(冶鐵址)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학계는 왕경 도로가 백제시대 익산에 수도(사비)와 버금가는 시가지 조성이 진행됐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박순발 충남대 교수(고고학)는 “당시 익산에 단순히 궁궐만 세운 게 아니라 도성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각종 인프라가 깔렸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고구려의 삼경(三京)이나 신라 오소경(五小京), 발해 오경(五京), 고려 사경(四京) 등이 수도와 더불어 복도가 운영된 사례로 꼽힌다.
정치적 지지 기반이 취약했던 무왕이 사비의 귀족세력을 견제하려고 익산 천도를 계획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일본 교토(京都)의 쇼렌인(靑蓮院) 사찰이 소장한 관세음응험기에 따르면 ‘639년 백제 무광왕(武廣王·무왕)이 수도를 지모밀(枳慕蜜·익산)로 옮겼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VODA 인기 동영상
- 재생01:131아이돌 편의점이펙스(EPEX), 정규앨범의 의미
- 재생04:382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새끼※충격※ 아빠를 때리는 금쪽이?! 폭언과 협박에도 훈육하지 못하는 부모
- 재생05:223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새끼!!카메라 거부!! 분노, 슬픔, 불안, 폭발?! 온몸으로 저항하는 금쪽이
- 재생11:444골린이 박찬의 노골프골프 너무 힘들어요 (뮤직스테이션 연창영 원장 2부)
- 재생02:585피도 눈물도 없이‘애들 아빠랑 멀어진 이유.. 네 이간질 때문’ 김예령에 그간 쌓였던 앙금이 폭발한 윤복인? | KBS 240426 방송
- 재생03:236놀라운 토요일[선공개] 신나니까 일단 흔들어~ 비글 창섭 님 귀여움 점수 100점 드립니다
- 재생14:377낚시TV핼다람서해 쭈꾸미, 요즘 50마리 나온대서 확인해봤습니다!!
- 재생00:308나는 SOLO[나는솔로 147회 예고] 사랑에 거침없는 진격의 정숙...?!ㅣ나는솔로 EP.147ㅣSBS PLUS X ENAㅣ수요일 밤 10시 30분
- 재생03:129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특제 조미료’로 남편과 시어머니를 살해한 노 씨
- 재생03:0410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딸과의 면담 후 모든 것을 자백한 노 씨
- 재생03:051세자가 사라졌다세자 수호, 대비 명세빈과 어의 김주헌의 사이 알고 극대노!!! MBN 240421 방송
- 재생03:552라디오스타"내가 꿈을 꿨는데..." 임신 사실을 밝히지 않은 랄랄의 결혼을 예상한 풍자, MBC 240417 방송
- 재생11:443골린이 박찬의 노골프골프 너무 힘들어요 (뮤직스테이션 연창영 원장 2부)
- 재생01:234아이돌 편의점이펙스(EPEX), 3부작으로 나눈 이유
- 재생03:295선재 업고 튀어김혜윤 붙잡으러 찾아온 송건희, 드디어 깨달은 자신의 마음! | tvN 240423 방송
- 재생01:526ITip2간편하고 쉽게 사용하는 토스 활용하는 방법!
- 재생01:137아이돌 편의점이펙스(EPEX), 정규앨범의 의미
- 재생03:428생생 정보마당갓 잡은 봄 바다의 맛! 은빛 기장 멸치 MBN 240423 방송
- 재생07:529생활의 발견불길에 휩싸인 차량.. 그곳으로 뛰어들어간 영웅?! | KBS 240423 방송
- 재생03:4410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선공개] 대화를 할수록 서로에게 상처뿐인 '가시대화'를 하고 있는 박세진 모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