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로 다가온 ‘우주광산’ 사업…‘영화 ‘아바타’처럼’
등록 2016.08.26.2009년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아바타’는 외계 행성 판도라의 자원을 욕심낸 지구인과 현지 원주민 사이의 갈등을 담고 있다. 같은 해 개봉한 영화 ‘더문’에선 달 표면의 자원 채굴 기지에서 홀로 3년간 근무하고 있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지구 밖에서 값진 자원을 캐오는 ‘우주광산’ 사업은 영화나 소설의 단골 소재지만 현실에선 아직 시도된 적이 없다. 기술적 한계와 높은 비용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엔 기술적 한계가 무너지면서 외계 자원 탐사가 실제로 가능해지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물론이고 민간 기업도 우주 자원 탐사 사업을 시작했다.
○ 소행성 조각 포획해 달까지 끌어온다
우주광산 사업에서 주목받고 있는 건 우주를 떠도는 ‘소행성’이다. 태양계의 소행성은 유용한 자원이 많은 데다 중력이 작아 탐사선이 되돌아오기에 유리하다.
NASA는 2020년대 중반 근지구소행성 표면에 있는 지름 3m 내외의 바위를 달 궤도로 끌어올 계획도 세웠다. NASA는 거대 로봇팔을 이용해 소행성 조각을 원통형의 그물망에 넣어 달 궤도까지 가져오는 ‘소행성궤도변경임무(ARM)’를 기획하고 2021년 12월경 포획용 우주선을 쏘아 올릴 계획이다. 소행성을 달 주위에 끌어다 두고 안정적으로 광물 등을 캐오는 기술을 개발하자는 것이다.
NASA는 ARM 계획에 앞서 소행성에서 암석을 캐오는 실험도 진행한다. NASA는 소행성 벨트에서 암석 샘플을 채집해 올 탐사선을 다음달 8일(이하 현지 시간) 발사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오시리스-렉스(OSIRIS-REx)’라고 이름 붙여진 이 탐사선은 지름 550m의 소행성 ‘벤누(Bennu)’에 도착해 지표면에 있는 토양 샘플을 수집한 뒤 2023년 지구로 돌아온다. 철, 니켈 같은 금속과 유기물 등의 존재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주요 임무다.
오시리스-렉스는 탐사선 주위를 돌며 공중에 떠 있는 상태에서 특수 로봇팔을 지표면에 뻗어 토양 샘플을 채집한다. 손가락으로 흙을 집어 올리는 대신 강한 압력으로 질소 기체를 내뿜고, 바람에 날리는 흙을 담아 온다.
연구 총괄책임자인 단테 로레타 미국 애리조나대 교수는 “소행성은 중력이 매우 낮아서 로봇팔이 표면에 부딪칠 경우 우주선이 튕겨 나갈 수 있다”며 “공중에 떠 있는 채로 샘플을 채집하는 편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 민간 우주 광물 탐사 우주선 3년 내 발사
미국의 우주 개발 기업인 ‘딥 스페이스 인더스트리(DSI)’도 2020년 내로 소행성에 소형 탐사선 ‘프로스펙터(Prospector)-1’을 발사해 상업적 가치가 높은 광물을 찾을 계획이다.
프로스펙터는 ‘광물탐사자’라는 뜻으로 실제로 광물을 채굴하기 위한 DSI의 ‘하비스터(Harvestor)’ 우주선 발사에 앞서 사전 조사를 수행한다. 첫 번째 민간 광물 탐사 우주선인 셈이다. 무게가 50kg 정도인 소형 탐사선으로 태양전지와 함께 소행성에서 채취한 물을 가열해 추진력을 얻는 시스템을 장착해 에너지 효율이 높다.
프로스펙터-1은 소행성에 도착하면 먼저 영상과 적외선 카메라를 활용해 소행성 표면은 물론이고 지하까지 광물 자원의 분포를 파악한다. 착륙 후에는 실제로 땅을 파 광물을 캘 수 있는지 등을 가늠한다. 이때 광물을 캐기 적합한 소행성이면 지구에 신호를 보내고, DSI는 이후 본격적으로 자원을 채굴할 하비스터 우주선을 보내게 된다.
DSI의 목표는 지구와 화성 사이를 지나는 1만5000여 개의 소행성이다. 전문가들은 소행성 하나에서 얻을 수 있는 광물의 가치만 5조4000억 달러(약 60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DSI 측은 이번 시도로 수천만 달러 이하 비용으로 외계 광물을 채굴하는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소행성에는 백금 같은 희귀 광물을 비롯해 로켓연료와 생활용수로 쓸 수 있는 물 등의 필수 자원이 풍부하다”며 “소행성 채굴 사업은 과학 연구는 물론 미래에 화성과 같은 곳에 정착하는 데 중요한 기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kyungeun@donga.com
NASA, 소행성 자원 탐사 나서
2009년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아바타’는 외계 행성 판도라의 자원을 욕심낸 지구인과 현지 원주민 사이의 갈등을 담고 있다. 같은 해 개봉한 영화 ‘더문’에선 달 표면의 자원 채굴 기지에서 홀로 3년간 근무하고 있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지구 밖에서 값진 자원을 캐오는 ‘우주광산’ 사업은 영화나 소설의 단골 소재지만 현실에선 아직 시도된 적이 없다. 기술적 한계와 높은 비용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엔 기술적 한계가 무너지면서 외계 자원 탐사가 실제로 가능해지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물론이고 민간 기업도 우주 자원 탐사 사업을 시작했다.
○ 소행성 조각 포획해 달까지 끌어온다
우주광산 사업에서 주목받고 있는 건 우주를 떠도는 ‘소행성’이다. 태양계의 소행성은 유용한 자원이 많은 데다 중력이 작아 탐사선이 되돌아오기에 유리하다.
NASA는 2020년대 중반 근지구소행성 표면에 있는 지름 3m 내외의 바위를 달 궤도로 끌어올 계획도 세웠다. NASA는 거대 로봇팔을 이용해 소행성 조각을 원통형의 그물망에 넣어 달 궤도까지 가져오는 ‘소행성궤도변경임무(ARM)’를 기획하고 2021년 12월경 포획용 우주선을 쏘아 올릴 계획이다. 소행성을 달 주위에 끌어다 두고 안정적으로 광물 등을 캐오는 기술을 개발하자는 것이다.
NASA는 ARM 계획에 앞서 소행성에서 암석을 캐오는 실험도 진행한다. NASA는 소행성 벨트에서 암석 샘플을 채집해 올 탐사선을 다음달 8일(이하 현지 시간) 발사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오시리스-렉스(OSIRIS-REx)’라고 이름 붙여진 이 탐사선은 지름 550m의 소행성 ‘벤누(Bennu)’에 도착해 지표면에 있는 토양 샘플을 수집한 뒤 2023년 지구로 돌아온다. 철, 니켈 같은 금속과 유기물 등의 존재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주요 임무다.
오시리스-렉스는 탐사선 주위를 돌며 공중에 떠 있는 상태에서 특수 로봇팔을 지표면에 뻗어 토양 샘플을 채집한다. 손가락으로 흙을 집어 올리는 대신 강한 압력으로 질소 기체를 내뿜고, 바람에 날리는 흙을 담아 온다.
연구 총괄책임자인 단테 로레타 미국 애리조나대 교수는 “소행성은 중력이 매우 낮아서 로봇팔이 표면에 부딪칠 경우 우주선이 튕겨 나갈 수 있다”며 “공중에 떠 있는 채로 샘플을 채집하는 편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 민간 우주 광물 탐사 우주선 3년 내 발사
미국의 우주 개발 기업인 ‘딥 스페이스 인더스트리(DSI)’도 2020년 내로 소행성에 소형 탐사선 ‘프로스펙터(Prospector)-1’을 발사해 상업적 가치가 높은 광물을 찾을 계획이다.
프로스펙터는 ‘광물탐사자’라는 뜻으로 실제로 광물을 채굴하기 위한 DSI의 ‘하비스터(Harvestor)’ 우주선 발사에 앞서 사전 조사를 수행한다. 첫 번째 민간 광물 탐사 우주선인 셈이다. 무게가 50kg 정도인 소형 탐사선으로 태양전지와 함께 소행성에서 채취한 물을 가열해 추진력을 얻는 시스템을 장착해 에너지 효율이 높다.
프로스펙터-1은 소행성에 도착하면 먼저 영상과 적외선 카메라를 활용해 소행성 표면은 물론이고 지하까지 광물 자원의 분포를 파악한다. 착륙 후에는 실제로 땅을 파 광물을 캘 수 있는지 등을 가늠한다. 이때 광물을 캐기 적합한 소행성이면 지구에 신호를 보내고, DSI는 이후 본격적으로 자원을 채굴할 하비스터 우주선을 보내게 된다.
DSI의 목표는 지구와 화성 사이를 지나는 1만5000여 개의 소행성이다. 전문가들은 소행성 하나에서 얻을 수 있는 광물의 가치만 5조4000억 달러(약 60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DSI 측은 이번 시도로 수천만 달러 이하 비용으로 외계 광물을 채굴하는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소행성에는 백금 같은 희귀 광물을 비롯해 로켓연료와 생활용수로 쓸 수 있는 물 등의 필수 자원이 풍부하다”며 “소행성 채굴 사업은 과학 연구는 물론 미래에 화성과 같은 곳에 정착하는 데 중요한 기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kyunge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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