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서 BC 13세기 한반도 最古 청동기 유물 발견

등록 2016.11.17.
강원 정선 아우라지 유적서 청동장신구 4점 등 출토

대롱옥 모양 청동기는 처음 나와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청동기가 강원 정선군 아우라지 유적에서 발견됐다.

 이번에 발견된 청동기는 평북 신암리 유적에서 나온 청동기와 더불어 기원전 13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조기(早期) 청동기’ 시대의 유물로 추정된다. 기존에 한반도 중남부의 가장 오래된 청동기는 전남 여수와 전북 전주 등에서 발견된 비파형동검으로 기원전 10∼9세기 유물이다.

 이번 발견으로 한반도 중남부에서 청동기를 처음 사용한 시기를 300년가량 올려볼 수 있게 된 것이다. 학계에서는 조기 청동기 유물이 매우 드물어 고고학계에서 조기 청동기 시대 대신 사용한 ‘무문토기(민무늬토기) 시대’란 용어가 폐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강원문화재연구소는 “올 3월 착수한 2차 발굴조사에서 청동기와 신석기, 철기 시대 주거지와 고인돌 등 총 109기의 유구가 확인됐다”고 16일 밝혔다. 앞서 2006∼2007년 1차 발굴조사에서는 신석기와 청동기 시대 주거지, 수혈, 분묘 등 46기의 유구가 조사됐다.

 이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청동기 주거지 안에서 발견된 청동장신구다. 조기 청동기 시대의 대표 유물인 각목돌대문토기(새김덧띠무늬토기)와 함께 발견된 이 장신구는 주변에서 나온 목탄(木炭)의 방사성탄소연대를 측정한 결과 기원전 13∼11세기 것으로 추정됐다. 그동안 경북 경주, 전북 순창, 강원 춘천 중도 등에서 조기 청동기 시대 유적이 발견됐으나, 정작 청동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최종모 강원문화재연구소 연구실장은 “한반도 청동기 연구사를 뒤집을 수 있는 획기적인 발견”이라고 평가했다.

 청동장신구 4점은 돌반지처럼 얇게 편 청동고리와 대롱옥을 빼닮은 것이다. 특히 대롱옥을 닮은 청동장신구는 한반도에서 처음 나온 형태로, 같은 시기의 것은 중국에서도 발견된 적이 없다. 평북 신암리 유적에서는 청동단추와 청동끌(동착)이 나왔다.

 현장을 둘러본 이건무 전 문화재청장은 “중국에서 멀리 떨어진 정선에서 독특한 청동장신구가 발견된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며 “전래품이 아니라 독자 제작된 장신구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인의 것으로 보이는 두개골 근처에서 발견된 천하석(天河石) 귀고리도 주목할 만하다. 학계에서는 천하석 장식을 목걸이 혹은 귀고리로 추정했는데, 이번에 시신의 귀밑에서 발견돼 귀고리로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강원 정선 아우라지 유적서 청동장신구 4점 등 출토

대롱옥 모양 청동기는 처음 나와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청동기가 강원 정선군 아우라지 유적에서 발견됐다.

 이번에 발견된 청동기는 평북 신암리 유적에서 나온 청동기와 더불어 기원전 13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조기(早期) 청동기’ 시대의 유물로 추정된다. 기존에 한반도 중남부의 가장 오래된 청동기는 전남 여수와 전북 전주 등에서 발견된 비파형동검으로 기원전 10∼9세기 유물이다.

 이번 발견으로 한반도 중남부에서 청동기를 처음 사용한 시기를 300년가량 올려볼 수 있게 된 것이다. 학계에서는 조기 청동기 유물이 매우 드물어 고고학계에서 조기 청동기 시대 대신 사용한 ‘무문토기(민무늬토기) 시대’란 용어가 폐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강원문화재연구소는 “올 3월 착수한 2차 발굴조사에서 청동기와 신석기, 철기 시대 주거지와 고인돌 등 총 109기의 유구가 확인됐다”고 16일 밝혔다. 앞서 2006∼2007년 1차 발굴조사에서는 신석기와 청동기 시대 주거지, 수혈, 분묘 등 46기의 유구가 조사됐다.

 이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청동기 주거지 안에서 발견된 청동장신구다. 조기 청동기 시대의 대표 유물인 각목돌대문토기(새김덧띠무늬토기)와 함께 발견된 이 장신구는 주변에서 나온 목탄(木炭)의 방사성탄소연대를 측정한 결과 기원전 13∼11세기 것으로 추정됐다. 그동안 경북 경주, 전북 순창, 강원 춘천 중도 등에서 조기 청동기 시대 유적이 발견됐으나, 정작 청동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최종모 강원문화재연구소 연구실장은 “한반도 청동기 연구사를 뒤집을 수 있는 획기적인 발견”이라고 평가했다.

 청동장신구 4점은 돌반지처럼 얇게 편 청동고리와 대롱옥을 빼닮은 것이다. 특히 대롱옥을 닮은 청동장신구는 한반도에서 처음 나온 형태로, 같은 시기의 것은 중국에서도 발견된 적이 없다. 평북 신암리 유적에서는 청동단추와 청동끌(동착)이 나왔다.

 현장을 둘러본 이건무 전 문화재청장은 “중국에서 멀리 떨어진 정선에서 독특한 청동장신구가 발견된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며 “전래품이 아니라 독자 제작된 장신구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인의 것으로 보이는 두개골 근처에서 발견된 천하석(天河石) 귀고리도 주목할 만하다. 학계에서는 천하석 장식을 목걸이 혹은 귀고리로 추정했는데, 이번에 시신의 귀밑에서 발견돼 귀고리로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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